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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정치적 영향력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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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SNS는 실제로 정치적 동원력을 얼마나 행사하고 있을까? 지난 번에 필자가 리뷰했던 논문인 「2012년 대선과 대중매체의 정치적 효과」에 이어 실제로 SNS가 정치적 영향력을 얼마나, 어떻게 행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박창문, 조재욱 교수의 SNS의 정치적 동원 기능에 관한 비판적 고찰: 18대 대선에서 트위터를 중심으로(『한국정당학회보』 12(2), 2013)를 살펴보려 한다.

SNS의 정치적 동원 기능

지난 논문은 TV나 라디오, 신문 등 구 매체(old media)와 SNS, 유튜브 등의 신 매체(new media) 사이에서 투표자들의 정치적 선택에 매체들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논문이었다면 이번 논문은 트위터에 한정하여 실제로 SNS가 선거에 어떤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고찰이다. 18대 대통령 선거는 트위터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던 대선이었으므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SNS는 오늘날 우리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어 많은 이들이 관계를 맺고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것이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한다. 그러나 전체 인구비율로 따져보았을 때 SNS로부터 정보를 습득하고 정치적 선택을 위한 통로로 활용하는 인구는 그렇게 많지 않다. 더욱이, SNS가 정치적 동원에 있어서 긍정적 효과를 미치는지는 파악하기 더욱 어렵다. 많은 논자들이 SNS를 통한 ‘소통의 혁명’을 말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SNS야말로 게토화될 가능성이 제일 높은 공간이라고 본다. 본 논문을 살펴보는 것은 SNS가 가지는 위력이 실제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SNS의 법칙? 트위터의 특성과 정치적 동원 기능

SNS가 긍정적 효과를 가지느냐, 아니면 부정적 효과를 가지느냐에 대한 수많은 논의가 오고갔다. 실제로 SNS가 등장한 이후 SNS는 지속적으로 확대 추세에 있으며 정치인들 역시 이러한 SNS를 유용한 플랫폼으로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로 정치적 동원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이다.

트위터는 어떻게 작동할까? 닐슨은 ‘1:9:90의 법칙’을 주장한다. 이것은 1%의 기여자(heavy Contributor)들만이 컨텐츠와 정보를 생산하고, 이렇게 생산된 정보를 리트윗이나 댓글을 통해 확산시키는 9% 간헐적 참여자(intermittent Contributors)가 있으며, 나머지 90%는 방관자(Lukers)로 1%와 9%에 의해 생산되고 재생산된 정보들에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관망한다는 것이다(Nielsen 2006).

뉴미디어, 특히 트위터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그것을 뽑아보자면 크게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1) 먼저 트위터는 개방성을 가진 매체로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고 따라서 이것은 정치적 무관심층이 정치인 개인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개방해줄 수 있다. (2) 신속한 전파력 역시 트위터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3) 또한 SNS 상의 커뮤니티는 단결된 하나의 공동체라기보다는, 각자가 자신이 원하는 사람만을 골라 특정 커뮤니티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자기중심적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다. (4) 마지막으로 연결의 편의성은 SNS가 다양한 미디어와의 조합을 통해 손쉽게 연결될 수 있는 일종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말한다.

만일 SNS가 정치인과 지지자 및 무관심층 사이의 연계성을 높이고 친밀도를 강화시켜 이들의 정치참여를 확대할 수 있다면, SNS는 정치적 효능감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지지자들의 결집과 동원, 투표율 제고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것이 SNS가 가지는 정치적 동원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가지 한계

그렇다면 트위터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이러한 동원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을까. 논문저자들의 결론은 “아니다”이다. 그 이유로 논문 저자들은 다섯 가지의 한계를 지적한다.

첫째, 공급자 트위터의 소통이 대단히 부재했다. 쉽게 말해 트위터를 통해 정보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모두 SNS를 중심으로 선거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이러한 각각의 채널들이 담당하고 있는 역할이나 그 채널들이 공략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타겟을 설정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이들은 자연스레 비슷한 내용만을 여러 차례 반복 게시하는 선전매체로서만 기능할 뿐, 연령, 세대, 직능 등 여러 관심분야에 포진한 다양한 유권자를 공략함으로써 한 곳으로 집결시키지는 못했다.

둘째, 트위터 사용자 규모의 한계로 인해 생산주체가 대단히 한정적이었다. 앞서 말한 1:9:90 법칙을 적용한다면 트위터 가입자를 약 600만 명 정도로 추산할 때 6만여명이 적극적 기여자로서 활동하고 약 54만명 정도가 이에 멘션을 달거나 리트윗을 하지만 나머지 540만은 방관자들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또한 트위터의 타임라인은 그 정보의 방대함으로 인해 팔로워의 수가 많다면 단지 몇 분 동안에도 수십개의 트윗이 올라가고 만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정보를 놓치고 지나쳤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장덕진과 김기훈(2011)이 분석한 자료를 논문 저자들이 제시한다. 그들에 따르면 한국 트위터리언의 75%가 상위 1%의 유명인을 팔로잉하고 있으며, 유명인의 메시지가 전체 트위터 메시지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요컨대, 트위터 이용자들의 규모와 그 적극성의 정도로 말미암아 트위터가 실제로 정치사회적 연대와 동원을 이끌어낼만한 유의미한 효과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셋째, 파워 트위터리안에 의한 정보와 여론의 독점화와 부정적 이슈의 확산으로 인해 트위터는 실제로 정치적 동원과 연대를 창출해내기보다 정치적 신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일반인들의 트윗보다 파워 트위터리언들의 트윗이 더욱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트위터 안에서 제기되는 문제는 ‘의혹’, ‘비리’, ‘네거티브’ 등의 이슈어로 부정적 표현어들로 표상되는데, 이것은 트위터 공간 안에서 구체적인 정책과 공약에 대한 후보자 검증 과정이 아니라 상대 후보의 과거 문제와 연결지어 비판적 내용을 반복함으로써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간다고 말할 수 있겠다.

넷째, 친야권 인사의 큰 영향력으로 인한 이념적 편향성이 심화되었다. 트위터 공간 안에서는 보수 인사들보다는 야권 인사들이 더욱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말이다. 다음 표에서 트위터 내 정치인들의 영향력 순위를 살펴보면 트위터 안에서 친야-반여 성향의 인사들이 더욱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박창문, 조재욱(2013)에서 발췌

 

마지막 다섯째, 자발적 캠페인이 침체되어 있는 것 역시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18대 대선은 2030세대의 투표율이 중요한 변수였고 따라서 그들의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절대적으로 요구되었던 선거였다. 그렇다면 야권 인사들이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해 적극적은 투표참여 캠페인을 펼쳤으리란 점은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살펴본 결과 투표 이슈 자체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큰 이슈로 부각되지 못했다. 그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는 투표 이슈가 그렇게 큰 흥미를 끌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논문저자들은 트위터에 열심히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투표를 할 의향을 가진 적극적 투표 참여층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투표 독려 캠페인이 정치적 효능감을 유의미하게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투표 독려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논문 저자들은 지적한다.

결과적으로 18대 대선은 높은 투표율을 보이긴 했지만 트위터에서 형성된 투표 독려 캠페인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또한 SNS 상에서 전개된 캠페인 역시 세대별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빼놓아서는 안되겠다. 2040세대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투표참여를 독려하지만, 5060세대는 비교적 쉽게 만질 수 있는 카카오톡을 통해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여기의 현실에서부터

SNS가 갈수록 활성화되면서 SNS가 일종의 담론 공간으로 기능하지 않을까, SNS가 일종의 정치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섞인 주장들을 종종 접하다보면 나는 항상 “정말?”이라는 질문을 던지곤 했다. 물론 그런 희망을 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실제로 그것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느냐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래 전, 모 교수가 던졌던 농담을 떠올리게 된다. “여러분, 세상은 키보드 밖에 있어요.” 우스갯소리이지만 나는 이 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라는 공간이 만들어내는 환상도 부지기수이지만, 그 중에서 가장 좋지 않은 것은 바로 선거나 선거결과에 대한 환상을 품게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실제로 SNS가 가져온 힘을 그렇게 크지 않았고, 이 글을 쓰고 있는 2017년 현재에도 과연 SNS가 영향력을 유의미하게 발휘할 수 있을지는 다소 회의적이다.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땅 위의 현실은 온라인 속 가상에 펼쳐진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온라인의 세계는 언제든 현실을 왜곡할 위험을 안고 있고, 또 그렇게 왜곡된 현실을 마치 실제의 세계처럼 포장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누군가는 SNS를 통한 전자민주주의(?)를 말하기도 하는데 나는 그러한 주장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SNS가 실제로 정치적 동원 효과를 가지려면, 정치적 무관심층으로 하여금 정치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해야 하고 또 그럴만한 유의미한 캠페인이나 기타 유인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 무관심층이 SNS를 통해 정치에 참여하게 된다는 증거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

물론 미래는 알 수 없는 법이다. 혹시 아는가, 미래에 정말 휴대기기를 활용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정치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새롭고 혁신적인 계기가 마련될지. 그러나 그것은 다만 희망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 희망은 차라리 유보하는 게 낫다. 지금의 현실이 어떤지부터 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최태준 리뷰어  xowns5186@gmail.com

<저작권자 © 리뷰 아카이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를 많이 사용하면 정치참여에도 적극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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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소셜 마케팅 대행사 <We Are Social>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의 42%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과연 다른 사람들과 더 활발하게 만나고 있는 것일까? 송경재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의 네트워크 사회, 소셜 시티즌의 사회적 자본」(『한국정당학회보』 14(2), 2015)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정도가 다른 시민들이 각각 어떤 사회적 특성을 보이는지 연구한 결과다. 이를 위해서 그는 퍼트남Putnam의 사회적 자본의 범주를 바탕으로 표본을 추출하여 통계를 돌렸다. 그 결과,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 집단SNUG: social media non-user group,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만 적게 사용하는 집단SLUG: social media light user group, 소셜 미디어를 매우 많이 사용하는 집단인 소셜 시티즌SC: social citizen 사이에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점들을 찾아냈다.

 

사회자본의 3가지 측정변인과
시민참여

퍼트남은 사회적 자본이 축적되면 시민 참여가 증가하고, 이는 강한 시민사회를 형성하여 다시금 더 두터운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았다. 즉 여기서는 사회적 자본을 사회구성원 간의 신뢰, 연결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필자는 World Values Survey가 사회적 자본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3가지 범주인 신뢰, 호혜성의 규범, 네트워크 활동을 사용했다. 첫째 변인인 신뢰는 사회구성원인 개인의 특정 대상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의미하며 ⑴타인을 얼마나 신뢰하는가, ⑵역대 정부를 얼마나 신뢰하는가를 측정하였다.

둘째로 호혜성의 규범은 타인을 위한 선의의 행동으로 내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때 나 역시 다음에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사회적 규칙을 의미한다. 즉 호혜성의 규범이 높으면 서로 믿고 타인에 대해 도움을 주게 된다. 연구에서는 ⑴출근길에 위급한 타인을 도울 것인가와 ⑵공동체적 이익과 개인의 이익 사이의 중요도를 측정했다.

셋째 변인인 네트워크 활동은 다른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⑴거주지 주변 오프라인 커뮤니티에서의 교류 여부를 측정했다.

그리고 시민참여를 사회적 자본의 결과로 보고 시민참여의 양상을 ⑴투표와 같은 관습적인 참여, ⑵촛불집회나 시위에 참여하는 비관습적 참여, ⑶시민단체에 회원활동, 기부금, 자원봉사의 3가지 범주로 나누어 측정했다.

이상을 바탕으로 필자는 다음과 같은 4개의 연구 질문을 제시했다.

질문 1 사회적 자본 중 신뢰는 세 집단(SNUG, SLUG, SC) 간 차이가 있는가?
질문 2 사회적 자본 중 호혜성의 규범은 세 집단(SNUG, SLUG, SC)간 차이가 있는가?
질문 3 사회적 자본 중 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은 세 집단(SNUG, SLUG, SC)간 차이가 있는가?
질문 4 시민참여는 세 집단(SNUG, SLUG, SC)간 차이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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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사용과 사회자본은
어떤 관계가 있었나

먼저 신뢰와 SNS 사용의 상관관계에 있어서는 집단 간에 차이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타인 신뢰와 역대 정부 신뢰의 수준이 모두 낮아 시민들의 신뢰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호혜성의 규범과 소셜 미디어 사용의 상관관계에 있어서는 집단 간 차이가 보였는데, SNS를 사용하는 집단(SLUG와 SC)이 SNS를 사용하지 않는 집단(SNUG)보다 출근길 도움요청에 어떤 대가없이 더 잘 도와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 우선도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매우 많이 사용하는 집단(SC)이 가장 공동체 지향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에서는 SC와 SLUG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 SNUG가 가장 낮은 네트워크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는 소셜 미디어에 익숙한 집단이 오프라인에서도 적극적인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ICT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네트워크 활동을 촉진하고 있다고 보았다.

결과적으로 위처럼 사회자본 축적의 정도가 다른 세 집단의 시민참여는 집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관습적인 투표는 세 집단이 동일하게 참여하지만, 비관습적인 시위/집회 참여에서 SC, SLUG는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 SNUG에 비해 적극적이었다. 또한 시민단체 활동에서도 SC가 가장 적극적이었으며 SNUG가 가장 소극적인 참여를 하고 있었다.

이를 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각 집단의 사회적 특성과
정치참여

요약하자면 한국의 네트워크 정도에 따른 SNUG, SLUG, SC는 각기 다른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ICT가 사회적 자본 형성에 보충적인 역할을 함을 보여준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SNUG는 ‘낮은 신뢰, 낮은 호혜성의 규범, 저조한 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특징으로 한다. 시민참여는 관습적인 투표참여가 활발하며, 비관습적인 참여와 시민단체 활동은 낮다. SLUG와 SC는 ‘낮은 신뢰, 높은 호혜성의 규범, 활발한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시민참여 활동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SC이 SLUG보다 높은 호혜성의 규범과 활발한 네트워크 활동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비관습적인 시민참여와 시민단체 활동을 한다는 점이 주목해볼 만하다. 소셜 네트워크로 연계될수록 오프라인 네트워크 활동과 호혜성의 규범이 강하며, 적극적인 비관습적 참여와 시민단체 참여를 하고 있다.

필자는 논문 말미에 SNS 사용시간에 따라 더 세분화된 집단 구분이 필요함과 더불어 SNS 사용과 사회참여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적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시사하고 있다. 네트워크화된 시민은 계속해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려고 할까? 빅브라더냐, 소셜 시티즌이냐는 결국 우리에게 달려 있는 문제다.

홍혜원 리뷰어  hhw336@naver.com

<저작권자 © 리뷰 아카이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근혜’ 관련 논문 이용 급증 ∙∙∙ ‘SNS’ 논문 가장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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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_frame align=”leftnone”]DBpia Report, R은 DBpia의 논문이용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월 한 차례 분석 기사를 게재합니다.
이번 10월은 10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한 달간 DBpia 논문 이용 순위 1위부터 1만위를 대상으로 분석하며,
모두 4부에 걸쳐 게재됩니다.

 
(1) DBpia 10월 이용통계 상위 1만편 논문 키워드 분석
(2) DBpia 10월 이용통계로 본 사상가, 문인, 영화감독
(3) DBpia 10월 이용통계로 본 인문학 트렌드
(4) DBpia 10월 이용통계 상위 100위 변동현황[/su_frame]

 

r요즘 온 나라 국민을 공분에 휩싸이게 만든 ‘박근혜’라는 키워드로는 19편의 논문이 10월 통계에 들었다. 대부분 “박근혜 정부의 어떤 정책에 대한 연구”라는 방식의 접근들인데, 그중 이용횟수가 가장 많은 논문은 박근혜 정부 노동개혁과 청년실업(143회)이었고, 박근혜 화법, 헛소리에 담긴 모순적 징후들(71회)이었다. 후자는 이번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갑자기 순위가 상승했다. 9월에는 6,900위였던 논문이 10월에 550위가 됐으니 말이다. 박근혜는 역대 대통령 중 공약(公約)을 가장 많이 공약(空約)화 한 대통령으로 꼽히는데, 박근혜 정부 노동개혁과 청년실업 논문에서도 “(박근혜 정부에) 청년실업에 대처할 직접적 방안 자체가 없으며, 뒤이어 제시한 정책도 과거 실패를 반복하는 내용밖에 없다”며 맹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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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110편, 단일 키워드로는 최고…순기능과 역기능 골고루 탐구

10월 통계에서는 SNS 시대를 맞아 관련 논문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또 읽힌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1만 편의 논문 중 “SNS”를 키워드로 검색되는 논문은 110편이나 된다. 여기에 페이스북, 트위터, 소셜네트워크, 팟캐스트 등을 포함시키면 200편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SNS 관련 논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경향은 “중독”이다. 많은 글들이 중독의 원인,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고 피로감 등 “역기능”을 우려했다. 불안, 외로움, 자기노출 등 SNS를 통해 현대인의 심리적 특징을 파악하려는 글도 많았다. 그 외에 SNS와 정치 참여, 기업마케팅, 집단지성, 구전 효과, 기록관리, 대인커뮤니케이션, 뉴스 소비 등 다양한 방면에서 다뤄지고 있어 실로 SNS가 우리 삶의 주요 기반이라는 점을 실감나게 했다. 개별적으로는 페이스북(15편)이 트위터(12편)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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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다양한 분야 접목 위한 논문 쏟아져

또 하나 지나칠 수 없는 키워드는 “증강현실”이다. 모두 33편의 논문이 증강현실을 다루고 있었다.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 이러닝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교육시장이 경쟁이 치열하고 크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증강현실의 3차원 지도 구현, 이미지 인식 기법 등 기술적 문제를 다루는 논문이 그 뒤를 이었고, 재난대피 앱 개발, 관광정보 서비스, 유비쿼터스 박물관 등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연결시키려는 시도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특히 지하나 바다, 고공 등에서 위험한 시설물 공사를 시행할 때는 시뮬레이션이 중요한데, 증강현실 기술로 사전에 모의실험을 함으로써 이러한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많은 논문이 나올 분야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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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ADHD 연구 늘고 사이코패스 줄어…정신분석학 줄고 긍정심리학 물결

조현병으로 인한 강력범죄가 늘어난 것 때문인지 조현병을 다룬 논문이 17편이나 대거 포함되어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인도 조현병을 앓았다는 점이 언론에 집중 보도되면서 사람들이 실질적인 위협을 느낌과 동시에 다양한 연구사례를 찾아보려고 한 것 같다. 약물에만 의존하다가 약을 끊으면 증세가 심각해지고 타인에 대한 공격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다양한 인지행동 프로그램 치료 등의 방법이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고 최근 어른들도 많이 겪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관련 논문도 23편으로 많았다. 다만 ADHD는 원래 많았고, 조현병 논문들은 최근 이용률이 급증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에 비해 사이코패스는 3편에 머물렀다. 심리학 분야에서 이렇듯 조현병과  ADHD가 주요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과 대비적으로 ‘긍정심리학’ 논문들이 매우 많이 이용되고 있었다. 모두 34편이나 검색되는데 조직에서의 긍정 심리학의 적용, 주요우울장애를 대상으로 한 치료, 취향문화에 미치는 영향 등을 넘어 ‘긍정심리자본’이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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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_frame align=”leftnone”](1) DBpia 10월 이용통계 상위 1만편 논문 키워드 분석
(2) DBpia 10월 이용통계로 본 사상가, 문인, 영화감독
(3) DBpia 10월 이용통계로 본 인문학 트렌드
(4) DBpia 10월 이용통계 상위 100위 변동현황[/su_frame]
 
강성민 리뷰위원  paperf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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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전략: 무엇이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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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미국의 선거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트럼프의 정치적 가능성에 대해 어림도 없다고 코웃음쳤었다. 그러나 지금 제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의 행보는 그야말로 승승장구 그 자체이다. 언론과 선거전문가들의 모든 예측을 웃음거리로 만들어버린 트럼프가 보여준 일련의 이변을 가리켜 ‘트럼프 현상’이라고 지칭하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어떻게 하여 지금의 지지와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디어혁명’이 파괴한 ‘위선의 제도화’: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본 ‘트럼프 현상’」(『사회과학 담론과 정책』, 9(2), 2016)에서 직거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미디어 혁명’으로, 기존 미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위선의 제도화’를 파괴함과 동시에, 대중의 지지와 인기를 얻게 된 일련의 과정을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

‘트럼프 현상’
: 트럼프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저자는 기존 트럼프에 대한 여러 시각들보다 다음과 같은 시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u_quote]트럼프에 대한 연구도 트럼프 개인이 혐오할 만한 행태보다는 그런 행태에도 불구하고 그가 지지와 인기를 누리는 이유에 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게 아닌가?(2쪽)[/su_quote]

트럼프가 성공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이 시점에서 트럼프를 비판하기만 하는 것보다 미국 내의 정치적 냉소를 바탕으로 번성하게 된 ‘트럼프 현상’의 책임을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에만 물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 의식에서 ‘트럼프 현상’을 커뮤니케이션의 관점, 즉 의제 설정(agenda-setting)과 수사적 스타일(rhetorical style) 중심으로 탐구하고자 한다. 이 논문에서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이 가설을 내리고 있다.

[su_quote]‘트럼프 현상’의 근저에는 지난 40년간 미국을 지배한 ‘정치적 올바름’과 그에 따른 ‘위선의 제도화’, 그 토양 위에서 구축된 ‘플랫폼 정치’와 양극화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 그리고 이 문제의식을 행동으로 현실화시킬 수 있게 한 SNS를 중심으로 한 ‘미디어 혁명’이 있으며, 트럼프는 이 조건들을 이용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오늘의 위치에 오르게 됐다.(3쪽)[/su_quote]

트럼프와
‘정치적 올바름’

미국 내에서의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PC)의 역사는 과잉의 연속이었다. PC 운동은 과격한 경향을 띠었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사람들은 ‘PC’에 진절머리를 낼 지경이었다. 이때 트럼프가 등장했다. 그는 ‘PC’에 대한 영향력 있는 공격수였다. 사람들이 감히 입밖에 내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이 그들의 대변인 노릇을 하겠다고 나섰다. 트럼프는 ‘PC’와는 정반대로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말하는(telling it like it is)’ 것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삼았고, 지지자들은 바로 그 점에 열광했다. 이전에 이러한 캐릭터가 없지는 않았지만, 트럼프는 적어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인물이었다.

위선의 제도화

오랜 PC 운동으로 미국은 사회 전 부문에 개개의 규정으로 형식화될 수 있었고, 제도화될 수 있었다. 정치 영역에서도 ‘최소한의 PC’가 정치인들의 담론을 규제해 왔으며, 이는 법의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 과정과 결과를 위선의 제도화로 볼 수 있겠지만, 위선의 제도화가 순전히 PC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니다.

[su_quote]위선의 제도화는 사회 전 분야의 작동방식과 거버넌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러한 차원에서 “에델먼(Edelman, 1964)이 역설한 ‘정치의 상징적 이용(the symbolic uses of politics)’이야말로 정치가 담론의 세계에만 머무르는 위선의 제도화를 웅변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8쪽)[/su_quote]

트럼프는 그러한 현실을 파고 들었다. 트럼프는 말만 앞세우는 기성 정치인들을 지목했다. 자신과 기성 정치인의 차이점은 자신은 행동을 하는 반면, 기성 정치인들은 행동에 관한 말만 하고, 자신과는 달리 진실을 듣고 싶어하지도 않으며 국민에게 진실을 말하지도 않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는 “워싱턴 정치인들은 ‘해가 뜰겁니다. 달이 질 겁니다. 온갖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라고 말하는데 국민은 그런 감언이설(甘言利說)은 필요 없다. 실천을 원하고, 일자리를 원한다”라고 강조하였다.

트럼프는 사석에서 소위 막말 논란이 많았으나, 그는 다른 정치인과는 달리 내뱉은 말을 철회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기까지 한다. 지지자들에게는 이는 되려 ‘담대함’, ‘진정성(authenticity)’의 증거로 여겨지는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실제 어떤 공직자나 기업이 옳은 소리를 늘어놓다가 실제로 저지르는 언행불일치에는 상대적으로 침묵하는 반면, 실제로 차별적인 발언을 조금이라도 늘어놓거나 하면 분노한다.

[su_quote]부당한 차별이 광범위하게 저질러지고 있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걸 체념해 받아들이다가 어떡하다가 차별의 의도와 증거가 나타나야만 사회적 분노가 폭발하는 현 방식은 트럼프 현상을 다시 볼 것을 요구한다.(9쪽)[/su_quote]

‘플랫폼 정치’와
양극화

미국 내의 정치적 양극화(공화-민주의 당파주의)는 ‘두 개의 미국’, ‘제2의 남북전쟁’ 등의 말까지 나올 정도였고, 미국인 절대다수는 정치적 양극화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트럼프는 미국 정치의 양극화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누가 트럼프에게 ‘분열주의 정치’를 한다고 비난할 수 있겠으며, 트럼프를 보고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킨 주범이라 할 수 있겠는가? 기성 정치가 곪아 있는 사회적 문제들에 적극 대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는 아주 고약한 방법으로 그런 현상을 까발리고 나섰고, 그래서 세상의 주목을 받은 건 물론 광범위한 지지까지 누리게 되었다.

트럼프의 지지층에는 특정 직업, 종교로 묶인 집단을 찾기 어렵다. 도시, 농촌, 지역, 민족 등 특정 계층을 기반으로 하지도 않는다. 한 마디로 대단히 개별적이고 파편화된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기존 우익 포퓰리즘과 트럼프의 차이라 할 수 있는데, 동시에 이것이 트럼프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구사되는 배경이다.

트럼프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트럼프의 공약은 역대 공화당 후보,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과 비교해봤을 때 대체로 중도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그가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정면으로, 정직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그의 막말을 비교적 사소한 문제로 간주했다. 그가 제시한 공약의 6대 이슈를 살펴보자.

1. 일자리와 이민
트럼프 자신은 오직 불법 이민에 반대할 뿐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한 일자리와 관련하여,  트럼프는 중국을 신랄하게 비난하였다. “관세를 올려 우리의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유명하다. 일자리 문제는 일반 유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이며, 다른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외면하거나 미온적인 정책을 내놓는 반면, 트럼프는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데에 일조하는) 중국을 ‘흡혈’, ‘강간’ 등의 거친 언어로 공격하였다. 이에 후련함을 느낀 유권자들에게 그가 구사한 언어의 품위 결여는 오히려 진정성의 증거로 여겨졌다.

2. 테러 방지
일부 이슬람 사원 폐쇄, 미국내 무슬림들의 의무적 등록과 데이터베이스화 주장 등, “IS 등의 테러리스트를 잡을 때는 그들의 가족을 공격해야 한다”라는 등의 과격한 주장은,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2015-2016년 세계 각지에서 연쇄적으로 이어진 테러의 영향으로 여론조사는 트럼프의 손을 들어주었다.

3. 금권정치 비난
트럼프는 “고액 기부자, 특수이익 관여자, 로비스트들이 국민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며 “이들은 흡혈귀(bloodsuckers)”라고 비난하는 등 금권정치의 종언을 자신의 주요 이슈로 내세웠다. 이는 경쟁자들에 비해 비교우위를 누리면서 그들을 썩은 정치인으로 매도할 수 있는 이슈이기도 했다. 트럼프가 억만장자라는 사실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부자이기 때문에 부유층의 기부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이다.

4. 월가 비난
트럼프는 빈부 양극화의 주범으로 간주된 월가를 집중 비판함으로써, 월가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갖는 민심(60% 이상)에 화답했다. 트럼프의 월가 비난은 부자 증세, 전 국민 건강보험지지 등의 정책으로까지 이어졌다.

5. 강한 미국
트럼프는 글로벌리즘보다 미국 우선의 아메리카니즘(Americanism: 미국주의)를 새로운 신조로 삼을 것을 공약했다. 특히 외교적인 부분에서 엄청난 투자를 쏟아부으면서도 특별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등 세계 최강국으로서의 면모가 사라지고 있다고 개탄한 것이다. 또한 한국, 독일, 일본 등을 경찰처럼 방어해주고 있지만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사실 미국인의 ‘신 고립주의적’ 시각은 이미 만연해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트럼프의 주장이 일정한 호응을 얻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6. 언론 비난
미국 언론은 약 2/3정도의 국민이 반감을 표할 정도로 불신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su_quote]트럼프는 자신의 막말을 중계하게 해 홍보 효과를 누린 것은 물론이고 동시에 언론을 무시하고 경멸하면서, 명예훼손에 따른 배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유권자들로부터 언론을 두려워하지 않고 할 말은 하는 용감한 정치인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20쪽)[/su_quote]

 

 

‘트럼프 현상’과
미디어 혁명

트위터에 700만, 인스타그램에 10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린 트럼프는 온라인에 자신만의 뉴스룸을 구축했다. 트럼프는 소문난 SNS광이었는데, 하루에도 십수건의 게시물을 올리는데, 이는 사람들에게 보기 좋은 구경거리를 제공한 셈이었다. 분명히 이러한 행보는 기존의 선거 역사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며 여러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선거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su_quote]CNN은 케네디가 ‘TV 대통령’이고 오바마가 ‘인터넷 대통령’이라면 트럼프가 ‘소셜미디어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 했고···(22쪽) [/su_quote]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방식에서 힐러리는 트럼프에 비해 대중의 흐름을 잘 읽지 못했고, 백마디, 천마디 말보다 더 강한 사진 한 장으로 자신의 어필하고자 했던 트럼프는, 대중의 흐름을 잘 꿰뚫었던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소셜미디어는 트럼프가 누릴 수 있었던 특별한 기회였다. 대중의 정보 획득, 입소문 전파, 신문과 TV 등 전통 미디어가 모바일 SNS에 압도당하는 ‘미디어 혁명’이 트럼프의 대선 도전 시기에 성숙 단계 또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는 분명히 트럼프에게 좋은 타이밍이었다.

‘트럼프 현상’이
한국 사회에 주는 교훈

트럼프 현상은 한국 사회에 주는 핵심적인 교훈은 무엇일까? 바로 ‘엘리트층이 몰랐거나 외면했던 미국사회’처럼, ‘엘리트층이 모르거나 외면하고 있는 한국사회’에 대한 성찰일 것이다. 처음 트럼프를 두고 미국의 엘리트층이 그를 조롱거리로 치부했다는 것은, 40%에 육박하는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분노, 불안, 좌절을 몰랐거나 외면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 점에 대해 성찰하기보다 트럼프를 비난하고 개탄하는 데에만 열을 올렸다.
한국에서 그러한 사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su_quote]엘리트층의 정확한 사회 인식을 가로막는 위선의 제도화에 대해 그 어떤 판단을 내리고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그 어떤 출구를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어떤 지도자나 책임자가 입으로는 차별에 반대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자신의 책임 하에 있는 조직이 엄청난 차별을 저지르는 것을 방관하는 기존 의식과 행태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25쪽)[/su_quote]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최근 한국에도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 그렇다면 한국의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할 수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트럼프 현상으로 본 미국 고립주의의 본질과 재현 가능성 전망」
이선희·김중완·정한범, 2016, 『한국정치외교사논총』, 38(1), 281-314.

「미국과 한국의 뉴미디어민주주의에 대한 비교연구 : 한국 선거에서의 인터넷·SNS 활용과 변천을 중심으로」
이처문, 2016, 『사회과학연구』32(2), 167-187.

최종원 리뷰어  zwpow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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