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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거대한 심리상담소…중국·과학·도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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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_pullquote][편집자주] DBpia Report, R은 DBpia의 논문이용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월 한 차례 분석 기사를 게재합니다. 그 첫 기사로 9월의 통계자료를 분석하는데 양적 분석과 질적 분석으로 두 차례 나누어 게재합니다. 다만, 이번에 사용한 통계는 9월 1일부터 20일까지 20일간의 통계입니다. 다음 달부터는 그 전 한 달간의 온전한 데이터를 통해 논문 이용의 실상과 학문 트렌드를 분석하고자 합니다.[/su_pullquote]

r 9월 1일부터 20일까지 디비피아에서 다운로드 된 논문들 가운데 상위 1000위까지 제목을 살펴보았다. 처음엔 300위까지만 하려 했는데, 자꾸 그 밑의 논문들이 눈에 밟혀 결국 1000위까지 논문들을 일별했다. 300위 밖의 논문들도 무시할 수 없는 다운로드 횟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300위권은 다운로드 횟수가 23~25회 수준이고, 500~1000위는 20~16회 수준으로 그 차이가 눈에 띌 만큼 크지 않다.

‘스마트폰 중독’부터 ‘전통시장’, ‘임나일본부설’에 이르기까지

먼저 드는 소감은 거의 모든 분야의 논문이 이 1000편 속에 다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다. 그만큼 다양한 주제들이 소화되고 있었다. ‘완벽주의와 우울의 관계’를 다루는가 하면, 임나일본부설이 정말 식민사학이냐고 묻는 논문도 있다. ‘서구중심주의의 이해’라는 간소한 제목이 있는가 하면, ‘수용전념치료(ACT)가 우울과 스마트폰 중독수준이 높은 대학생의 자기통제력, 우울 및 스마트폰 중독 수준에 미치는 효과’라는 긴 제목의 논문도 있다. 김승옥의「무진기행」은 아직도 연구되고 있었으며, 누군가는 ‘서울의 전통시장,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를 고민하기도 했다. 또 한편에선 ‘한국인 직무 스트레스 측정도구의 개발 및 표준화’에 애쓰고 있었으며, ‘대학 역사 지식의 생산과 소비’를 진지하게 묻기도 했다.

실험을 기반으로 하는 논문은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처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 각 직업군별·계층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의 내진설계기술의 문제점’ 등 공학 관련 논문들은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기술개선화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다. 공학 분야에서 두드러진 경향은 ‘사물인터넷’ ‘드론’ ‘딥러닝’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비정형 텍스트 데이터에서 새롭고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과정 또는 기술)’ 등 신기술 동향과 세부 주제별 논의들이었고 공학계의 거시담론이라 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고찰로 이어졌다. ‘4차 산업혁명’이란 주제가 아직 사회과학이나 인문학의 본격 주제로 등장하지는 않은 느낌이다.

제목의 유형으로 볼 때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것은 ‘~이 ~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패턴이다. 예를 들면 ‘간호사가 인식한 간호관리자의 진정한 리더십이 조직몰입 및 직무만족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논문들이다. 이런 유형의 논문들에서 가장 많이 다뤄지는 대상은 ‘청소년, 대학생, 고등학생, 여대생, 간호사’ 등이었다. 주로 관리 받는 주체들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 논문의 작성자들이 넓은 의미의 ‘교육학’ 전공자들이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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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정서·정동이라는 트렌드: 한국은 거대한 심리상담소

우리 시대는 ‘이성’이라는 태자를 폐위시키고 ‘감정’을 태자로 책봉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인기논문 목록에서도 감성의 물결이 여실히 드러난다. 먼저 최근의 페미니즘 영역에서 주로 다뤄지는 ‘혐오’ ‘분노’ 등만 봐도 그렇다. 이성의 제어를 받지 않는 감정의 기원, 그것의 조절과 통제의 방법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래는 1위부터 200위 사이에 있는 연관 논문들로 총 27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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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_spoiler title=”다운로드 상위 200편 중 감정에 대해 다룬 연관 논문들” style=”fancy”]
중환자실 환자의 억제대 적용에 대한 가족의 정서적 반응
감정어휘 분포맵을 이용한 영화추천 시스템의 시각화
정서적 허기인가 정보와 오락의 추구인가?”
한국판 정적 정서 및 부적 정서 척도(PANAS)의 타당화 연구
스트레스의 원인과 대처방안에 관한 탐색
인간의 마음을 닮은 홀로그램 인공지능 공간에 관한 연구
애착외상, 자아존중감, 우울, 자기통제력이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에 미치는 영향
대학생의 스마트폰 중독사용 정도에 따른 상지통증, 불안, 우울 및 대인관계
내현적ㆍ외현적 자기애와 SNS 중독경향성
청소년의 동성애 경험, 성의식, 동성애 혐오, 우울의 관계
간호대학생의 사회적지지, 학업스트레스, 임상실습스트레스
간호사의 감성지능과 스트레스 대처와의 관계
상담심리 연구에서 매개효과와 조절효과 검증
동물실험은 윤리적으로 옹호 가능한가?
청소년의 자아정체감, 사회적지지와 정신건강과의 관계
성격강점과 성격장애가 안녕감과 우울에 미치는 영향
성인애착, 기본 심리적 욕구 만족, 내면화된 수치심이 분노 표현 방식에 미치는 영향
임상 연구에서 조절효과 및 매개효과의 비교 및 통합
사회불안장애 인지행동집단치료에서의 치료 반응자 특성 연구
자기자비 글쓰기가 우울한 대학생의 반추와 정서조절에 미치는 영향
간호사의 직무스트레스와 자아존중감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대학생의 대학생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심리적 안녕감의 구성개념분석
인지적 공감과 정서적 공감
상담윤리(counseling ethics)에 관한 국내 연구의 동향
성격장애와 기질 및 성격특질 간의 관계
우울증에 관한 언론 보도 분석“[/su_spo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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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엔 능동적인 것이 있고 수동적인 것이 있다. 능동적 감정은 주로 욕망이거나 행복감 같은 것이다. 수동적인 것은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감 등일 테다. 위의 논문들을 보면 ‘감정의 오작동’을 고치거나 예방하고자 하는 게 대다수다. 우리가 얼마나 많이 이 사회로부터 상처받고 있는지 연구주제의 분포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한국사회는 거대한 심리치유 공장이라는 느낌이 든다. 어떤 영역에서는 심리 질환 여부를 감별하고, 그다음엔 질환의 종류를 분류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처방하는 시스템 속에서 수많은 논문이 양산되고 있다.하지만 소재 중복으로 제외한 논문, 여혐 관련 논문을 포함시키면 40편이 넘으며 대략 전체의 2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다섯 편 중 한 편이 ‘감정’을 다룬다는 얘기다. 왜 이렇게 감정이 중요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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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담론 퇴조 속 중국 부상

그다음은 중국의 부상이다. 1000편 중 외국 국가 이름이 등장하는 논문을 아래에 추려보았다. 총 29편에 불과하다. 다른 나라는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아닌건가? 29편중 순수하게 타국에 대한 관심논문은 절반에 불과하다. 국가별 분포를 보면 중국이 14편으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한다. 그 외에는 미국 7회, 일본 2회, 독일 2회, EU(유럽) 2회, 영국·프랑스·호주·시리아·필리핀이 1회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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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_spoiler title=”다운로드 상위 1000편 중 외국 국가이름이 등장하는 논문들” style=”fancy”]
호주 대학생들의 한식에 대한 인식과 선호도 연구
브렉시트의 근원은 영국의 고립주의
국제정치이론 관점에서 본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중국은 ‘제국의 원리’를 제공할 수 있는가
시리아 위기와 난민문제
미국의 동화주의적 이민자 정책과 다문화주의
한·일 도시재생 특별법 비교를 통한 개선방향 연구
중국소비자들의 지각된 가치, 고객만족, 전환비용 및 충성도 간의 구조적 관계
유럽적 근대성과 유럽적 가치의 형성
중국의 동북공정과 우리의 대응방향
조선왕조의 長久性과 한중관계
미국 사회과 교육의 변천과 역사교육
일본 사회의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한 담론의 고찰
미국의 관점에서 본 한국의 8.15
미국과 중국의 외교패권경쟁
사드와 AIIB를 둘러싼 미중관계와 한국
미국의 뇌물, 부정청탁 및 이해충돌방지법에 관한 연구
중국 동북 지역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
한류 문화가 중국 소비자의 한국 저가화장품 인식에 미치는 영향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 드라마의 특성
독일의 기본소득보장(Garantiertes Grundeinkommen) 모델 연구
독일 도시재생프로그램 ‘Soziale Stadt’의 특성 연구
필리핀과 중국 간의 남중국해 중재사건에 관한 국제법적 검토
고대 중국신화의 변천과 정치화
유럽연합의 경제위기 속에서 평생교육정책의 패러다임 전환과 과제
프랑스에서의 부패방지 법제
미·중 관계와 남중국해 분쟁
중국 요하문명론의 전개와 의미
중국의 도시화와 공공토지 사유화” [/su_spo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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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보듯 중국은 ‘새로운 패권국’이자 ‘소비시장’으로서 주목되고 있다. 14편중 10편이 여기에 해당한다. 나머지 4편 중 3편은 고대 중국을 다루고 있으며, 1편은 중국의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다. 중국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니즈가 논문 이용 행태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미국에 대한 관심은 많이 퇴조했으며, 관심 방향도 제각각이다. 미국적 제도가 많이 이식·수용된 한국 입장에서는 뭔가가 고장나면 원래는 어땠나를 질문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법과 제도를 돌아보는 양상을 보인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은 선진국형 사회제도 모델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다뤄지고 있다. 한국이 뭔가를 배우려는 지향은 유럽에 있다는 점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나라를 만들기’ 위해 미국을 배웠고, ‘잘 살기’ 위해 유럽을 배우며, ‘새로운 먹을거리’를 위해 중국을 배운다고 하면 요약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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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우리 삶을 어떻게바꿀 것인가

1000편 중에 이른바 신기술 관련 논문이 100편은 되는 것 같다. 우리가 과학혁명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새삼 인식시켜준다. 특히 인공지능과 로봇(드론)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3D프린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전기자동차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전부 우리 삶의 변화와 밀접한 것들이다. 특히 ‘기술 진척 동향’ ‘발전 전망’ ‘주요 이슈’ 등을 다룬 논문의 조회수가 많은 걸로 보아 일반인의 관심도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조금 색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 최근 들어 SF(공상과학소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SF 전성기는 아마도 1980~1990년대겠지만, 그 이후로는 죽은 장르가 되다시피 했다. 최근 들어서는 SF 전문을 표방한 1인출판도 생겨나고, 절판된 책도 복원되고 있으며, 휴고상을 중국 작가가 2회 연속 수상하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올해 휴고상을 받은 작품은 베이징이라는 미래 도시가 “여러 차원”으로 나뉘어 한 차원에서는 엘리트가, 다른 차원에서는 하층민이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차원 분할이라는 과학적 요소에 계급적 이슈를 합친 것이다. SF는 지식인 열독률이 높은 장르다. 지적 능력과 상상력을 자극하며 읽고 나면 남는 게 있기 때문이다. 또한 SF의 역사는 ‘허무맹랑한 것의 현실화’로 요약될 수 있을 터다. 지금의 과학혁명이 향후 출판계에 SF 르네상스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아직은 공급자(출판사) 측의 움직임일 뿐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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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사회학·도시역사학을 넘어
도시재생학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논문이 1000편 중 7편으로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 도시재생이라는 용어도 이와 무관하지 않으며 둘을 합치면 20여 편을 헤아린다. 낡은 것으로 머물러 있는, 공동화된, 자본의 먹이가 될 만한, 좀더 많은 사람이 누릴 만한 등 다양한 원인으로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그만큼 이로 인한 도시환경의 변화, 사회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도 일종의 개발붐이라 할 수 있을 텐데, 한쪽에선 신도시 건설이, 다른 쪽에선 구도심 리모델링이 우리의 도시를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가. 이는 비단 도시학자들만 관심갖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논문에도 스테디셀러가 있다
제목짓기 양상도 흥미로움

지금까지 몇 가지 키워드로 1000위까지의 논문의 주제 흐름을 살펴보았다. 이것도 일종의 빅데이터일텐데 대략의 분위기만 느끼는 용도로 사용해야지, 팩트 자체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논문을 일일이 읽어보고 쓴 글이 아니기 때문에 분석의 한계 또한 명백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발표된지 10년도 넘은 논문들 중 여전히 높은 이용지수를 보이는 논문이 있다는 점은 특이할 만 하다. 가령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과 여성 Ⅰ」은 2008년 논문이지만, 다운로드 횟수가 누적 1730여회로 ‘프로이트’란 단어가 들어간 전체 논문 중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논문에도 스테디셀러가 있다는 걸 알겠다. 10월 자료로 분석할 때는 이 ‘논문 스테디셀러’의 여러 면모를 살펴보는 데 집중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울러 ‘논문 제목짓기’도 관심사 중의 하나다. 1000편의 논문을 스캐닝하면서 클릭의 충동을 느꼈던 논문들을 아래에 한 번 추려보았다. ‘제목 효과’를 톡톡히 발휘한 논문들이라 할 수 있는데 모두 30여 편이다. 아래에 제목과 이유, 실제 내용 등을 간략히 표로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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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_spoiler title=”‘제목 효과’를 발휘한 논문들” style=”fancy”]

제목 클릭 이유
‘좋아요’가 만드는 ‘싫어요’의 세계 제목으로는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가지 않고, 좋아요와 싫어요의 조합이 역설적이라 흥미 유발. 내용을 본즉 ‘여성혐오’ 페이스북 페이지를 분석한 논문인데, 좋아요를 많이 누를수록 ‘혐오’의 공감대가 커지는 구조이니 제목이 이렇게 갈 수밖에 없음.
퇴행의 시대와 ‘K문학/비평’의 종말 ‘K문학/비평’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그것의 종말은 무엇으로 야기되었는가에 대한 궁금증.
‘국어’라는 용어에 대한 비판적 고찰 ‘국어’는 곧 우리나라 말인데, 이것을 비판적으로 고찰했다는 것은, 익숙한 단어를 낯설게 만들려는 시도. 국어라는 단어의 형성과 전개를 잘 보여줄 것 같음.
발해의 종족적 연원 이미 많이 다뤄져온 주제임에도, 이처럼 직설적으로 ‘연원’이란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뭔가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됐고, 이를 해석해 발해 종족이 한민족인지 아닌지에 대한 진보된 의견이 있을 것으로 기대됨.
낙관적인 사람이 행복할까, 행복한 사람이 낙관적일까? 심리학 실험 논문임을 알 수 있고, 그 결과가 궁금했다. 결론은 낙관적인 사람이 행복하다. 인용해보면 “낙관성이 행복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행복이 낙관성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는 없음이 수렴적으로 나타난다”였다. 3년간 대학생 270명을 대상으로 한 논문이다.
좀비 비평의 미래 개인적 관심이다. 비평은 이미 죽었는데 비평가가 활동중이고 비평도 발표되고 있으니 좀비비평이라 한 것일텐데, 논문을 대략 살펴보니 그것은 ‘자기(비평)의 죽음과 죽은 이유를 외면한 채 계속 살아 있으려는 지적·윤리적 불성실성에 기반한 비평’을 가리키며 논문은 다섯 가지로 비평의 죽음에 대해 주석을 달면서 좀비 비평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함.
문화적 취향의 분화와 계급 고급문화와 저급문화가 계급과 연관이 있는가? 일테면 우리 사회의 두드러진 현상인 부익부 빈익빈(1% 대 99%) 현상이 취향문화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구축하고 있을까 같은 궁금증 때문에 클릭. 논문은 ‘음악’ 분야만 좁게 다루고 있었다. 음악적 취향에 미치는 계급의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결론을 보여준다.
한국행정학자의 『논어』 읽기 첫 느낌은 논문의 필자가 행정학자이고 그가 행정학의 관점에서 읽은 논어의 내용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논문은 한국 행정학자들이 논해온 ‘유교적 행정’을 강하게 비판한다. 과거라는 창고 안에서 뭔가를 손쉽게 가져오려는 “골동품 쇼핑하기”식의 논어 독서보다는 지금의 한국 행정을 성찰하고 변화를 모색하라고 주문한다.
총론 : 새롭게 보는 정조와 19세기 『역사비평』 가을호의 정조 특집은 19세기 초반 조선사회의 역동성을 재인식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많이 읽힌 이유는 조선사 연구에서 ‘거시담론’이 실종되었는데 그에 대한 갈급증이 아닐까 한다.
한국 사회에 문화 자본은 존재하는가? 2006년에 발표된 논문이다. 부르디외가 문화자본에 대하여 개념적으로는 명확히 정의했지만, 실제 사용에서는 불분명했던 점, 그 이후 이를 명확히 하고자 했던 이론적 흐름 개괄하고 있다. 이 논문이 갑자기 읽힌 이유는 저자가 예일대에서 문화자본으로 박사를 하고 이화여대 재직하며 교육하고 있다는 점, 즉, 학생과 후학들이 문화자본 적용 논문을 작성하며 용어 이해와 인용의 근거로 삼았을 가능성이 크다.
‘정동 이론’ 비판 최근 문화연구는 물론 인류학·지리학·심리학·철학·퀴어 연구·사회 가장 많이 활용되는 ‘정동情動, affect 이론’을 비판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필자는 이 논문에서 정동 이론의 선도적 이론가 중의 하나인 브라이언 마수미를 비판하는데, 어펙트affect/어펙션affection의 번역 혼란은 스피노자와 구조주의 이론에 대한 그의 오해 혹은 왜곡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은 우리의 관계를 윤택하게 하는가?

페이스북은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가?

같은 연구진(3명)이 2012년과 2014년에 수행한 연구가 나란히 높은 이용도를 보이고 있다. 결론은 ‘그렇다고 보기 힘들다’에 가까운 듯하다. 최근 2016년 페이스북 관련 연구 논문을 보면 ‘몰입도 방해’ ‘허탈감 유발’ 등을 키워드로 계속되고 있다.
기억을 위한 아키비스트 기억을 위한 아키비스트는 과거의 일이 사건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또 개인적인 이야기가 사회적인 이야기가 되는 과정을 구조화하고, 사회적 기억이 어떻게 사회의 정체성을 형성하는지 어떻게 사회의 통합적인 지성을 구성하는지를 관망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이야기. 이론적으로 민감하고, 예리한 논의를 기대한 것에 비하면 다소 평범하다.
양적연구와 질적연구의 구별에 대한 현상학적 해명 질적연구의 연구대상인 질과 양적연구의 대상인 양이 정확하게 어떻게 구별되는지 불투명한 상태가 한국 학계의 현실이라는 지적이 따갑다. 저자는 둘의 구분은 연구자의 ‘태도’에 있다고 결론짓는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후설, 하이데거를 잇는 논의 계보가 잘 정리된다.
동성애에 대해서 성서는 무엇을 말하는가 성서에 기반하여 동성애에 반대하는데 굉장히 근본주의적이다. 동성애를 불법적인 것으로 정하는 ‘군형법 92조 6항이 헌법에 합치한다는 결정’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20대 국회에서 다시 제안될 차별금지법에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라는 조항이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식물-되기’의 고통 혹은 아름다움에 관하여 제목에서 기대했던 인문적 시론의 느낌과는 달리 실제로는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대한 서평이다. 2008년의 서평인데 동일 작품의 맨부커상 수상 이후 참조자료로 읽혀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과 여성 Ⅰ 2008년의 논문으로 ‘프로이트’가 제목에 들어간 논문 중 이용순위 2위다. 1730여회. 최근 페미니즘 연구 활성화도 관련이 있을 듯하다. 즉, 프로이트 이론의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계속적인 확인과 재확인의 과정인 듯하다.
열등감에 관하여 통상 심리학적 주제로 거론돼 왔던 ‘열등감’을 철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려는 면이 독특하다. “그것은 우리가, 위기에 처해 있는 우리의 존재를, 다시 말해 가치 있는 것으로 인정할 근거나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우리 자신을, 그런 이유 이전에 이미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라는 구절이 인상적이다. 알프레드 아들러 유행과의 연관성도 생각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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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민 리뷰위원  paperf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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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혐’과 ‘인공지능’ 인기 키워드…역사 분야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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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_pullquote][편집자주] DBpia Report, R은 DBpia의 논문이용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월 한 차례 분석 기사를 게재합니다. 그 첫 기사로 9월의 통계자료를 분석하는데 양적 분석과 질적 분석으로 두 차례 나누어 게재합니다. 다만, 이번에 사용한 통계는 9월 1일부터 20일까지 20일간의 통계입니다. 다음달부터는 한 달간의 온전한 데이터를 통해 논문 이용의 실상과 학문 트렌드를 분석하고자 합니다.[/su_pullquote]

DBpia 9월 이용논문은 총 40만편

r2016년 9월 1일부터 20일까지 20일간 논문 제공 사이트 디비피아에서는 총 39만8425편의 논문이 이용되었다. 이용이라 함은 최소 1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의미한다. 약 40만 편의 논문이니 굉장한 규모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많은 다양한 논문이 불특정 다수에게 읽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다.

디비피아의 자료는 다운로드 횟수에 따라 내림차열로 정리되어 있다. 전체 40만 편의 논문 중 단 1회만 다운로드 된 논문은 24만7749종이다. 1회 이용이 전체의 60%에 달한다. 3회 이상 다운로드 논문은 7만4533편, 4회 이상은 4만2250편, 5회 이상은 2만6093편이다. 5회 미만 이용된 논문이 전체의 93% 정도를 차지함을 알 수 있다. 5회 미만은 누군가가 필요에 의해 살펴보았다는 팩트로서 의미를 갖겠지만, 트래픽이 발생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5회 이상 다운로드 된 2만6093편이 나름 복수의 관심을 받은 논문이라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10회 이상 다운로드 된 논문은 몇 편이나 될까? 1만 편이 넘을까? 아니면 5000편은 될까? 나름 긴장하면서 수치를 따라 시선을 옮겨보았다.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0회 이상은 4534편이었다. 「웹 드라마의 선택 요인과 소비 집중에 관한 연구」가 바로 4534번째 논문이다. 그 아래 4535번째 논문은 9회 다운로드 된 「문헌을 통한 해미읍성 고찰」이다.

이들은 나름대로 많은 이의 관심을 받은 논문들이라 할 수 있으며, 이 500여 편에 나타난 특성을 두루 살펴본다면 현 시점 한국 학계가 주목하고 있는 학술적 테마들이 무엇인지가 드러날 것이다. 또한 학문 분야별 논문 열독률도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하며, 가장 선호되는 연구방법론이 어떤 유형인지에 대한 고찰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을 일일이 분석하기엔 분석집단이 너무 광범위한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제한을 두어 상위 100위에 랭크된 논문들의 특성을 살펴보는 게 포괄성은 좀 떨어지겠지만, 트렌드는 더 확실하게 나타날 것이다. 그러면 상위 랭크를 이루고 있는 논문들로 범위를 좁혀보자. 10회 이상 다운로드 된 4534편 가운데 20회 이하 다운로드가 역시 대다수를 차지하는데, 4019편이다. 21회 이상 다운로드 된 논문은 전체 40만 편의 논문 중 515편이다. 퍼센티지로 따지면 0.13% 정도인 셈이다.

상위이용논문 20위 중 7개가 여성혐오 관련 논문

100위에 랭크된 논문은 대한산업공학회가 펴내는『ie 매거진』제23권 2호에 실린「인공지능 개요 및 적용 사례」다. 이 글은 38회 다운로드 되었다. 이 논문과 함께 38회 다운로드 된 논문은「기업의 사내 유보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통합적 한국판 CES-D 개발」등 2편이 더 있다. 50위는 역시『ie 매거진』의 「인공지능과 제4차 산업혁명의 함의」다. 이 잡지의 ‘인공지능 특집’이 많은 관심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은 디비피아에서 9월에 가장 많이 검색한 키워드(206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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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회 이상 다운로드 된 논문도 있을까? 있으면 몇 편일까? 역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데 고작 12편에 머물고 있다. 「카페인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및 섭취량 감소 방안에 관한 연구」가 정확하게 100회 이용되었다. 그렇다면 대망의 1위는? 어떤 분야의 논문이 1위일까? 주인공은 488회 다운로드 된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표현」(한국여성연구소, 『페미니즘 연구』 제15권 2호)이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사실은 1~3위가 모두 페미니즘 관련 논문이라는 점이다. 2위는「왜 한국 남성은 한국여성들에게 분노하는가」(397회)이고 3위는「일베와 여성 혐오」(271회)다. 더 놀라운 건 20위 안에 페미니즘 관련 논문이 7편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제목만 보면「포스트페미니즘 시대 인터넷 여성혐오」(110회), 「혐오발언에 기생하기 : 메갈리아의 반란적인 발화」(99회), 「강남역 살인사건부터 ‘메갈리아’ 논쟁까지」(97회), 「문화영역의 여성화와 여성혐오」(93회) 등이다. ‘여혐’과 ‘일베’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임이 증명된다. 이 주제는 20위 밖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전략적 여성혐오와 그 모순」(67회, 28위), 「혐오의 시대: 2015년, 혐오는 어떻게 문제적 정동이 되었는가」(47회, 57위) 등이 보인다.

최고인기 키워드는 ‘인공지능’ 

1~100위 사이에 양적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인공지능’과 그 연관어들이다. 인공지능이 제목에 명기된 논문이 7편이며, 그 연관어를 합하면 10편이 넘는다.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무엇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한 예측 논문, 인공지능에 대한 비판적 스케치, 인공지능과 일자리의 미래 등 기술적 논문보다는 사회학적 접근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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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pia 9월 이용논문 키워드 지도

 

그 다음으로 주목받은 주제는 사드(THAAD)다. 지난 몇 달간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의 갈등이 매우 고조된 바 있는데 이런 현실의 반영으로 보인다.「사드의 한국 배치를 둘러싼 논란과 정책적 함의」(124회, 8위),「한미동맹과 한중관계에서 사드 논란이 갖는 의미」(97회, 15위), 「4차 북한 핵실험과 사드의 국제정치」(89회, 19위) 등 3편이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100위까지의 논문들을 일별할 때 약 70% 정도가 트렌드 이슈와 연동된 논문들이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개인정보 노출’ ‘1인 가구’ ‘딥러닝’ ‘채식주의자’ ‘브렉시트’ ‘김영란법’ ‘내진설계’ ‘3D 프린팅’ ‘청년 수당’ ‘먹방 전성시대’ ‘사물인터넷’ ‘학교폭력’ ‘GMO’ ‘스마트폰 중독’ 등 눈에 띄는 대로 열거하다보면 뉴스브리핑의 한줄 뉴스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 원인과 의미에 대해서는 제2편에서 짚어보기로 한다.

마지막으로 이색적으로 보이는 사실이 있는데, 한강의 소설「채식주의자」가 20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맨부커상 수상으로 동명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많은 이들이 책을 사지 않고 계간『창작과비평』 2004년 여름호에 실린 것을 다운로드 받아 읽었음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역사분야 논문은 100편 중에 2편에 불과한데 2편 모두 국왕 정조를 조명한 논문이다.

강성민 리뷰위원  paperf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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