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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pia 2017 올해의 논문 인문학 분야 1위] 한동숭 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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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pia 2017년 올해의논문 인문 분야 1위는 한동숭 전주대학교 교수의 4차 산업 혁명 시대, 대학 교육과 콘텐츠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2017년 학계를 뜨겁게 달군 인기 키워드였습니다.  DBpia 논문 이용율이 가장 높은 11편의 논문 중 6개가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다루기도 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학 교육의 변화를 이야기한 한동숭 교수를 만났습니다.

 

대학 교육 아직 변화 없어정부가 콘텐츠 개발 나서야

DBpia ‘2017 올해의 논문상’ 인문학 분야에는 한동숭 전주대 교수(게임콘텐츠학)의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학교육과 콘텐츠’가 선정됐다. 지난해 8월 DBpia 이달의 연구자상을 수상했던 이 논문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해외 고등교육 방법론을 정리하고 한국 대학이 나아갈 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초록

본 논문은 4차 혁명시대에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이 발전된 기술들을 이용하여 창의적 인재 양성이란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시도되는 새로운 교육모델들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하여 4차 산업혁명의 의미를 명확하게 살펴보고, 한국 사회의 대학에서 창의적 인재 양성이 어려운 이유를 알아보고, 여러 대안으로 제시된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야기된 미디어 및 SW 환경 변화에 맞추어서 대두되는 새로운 교육 모델을 2013년~2016 년까지 4년간의 NMC 보고서를 중심으로 알아보았다. 보고서에서 선정한 내용들을 학습내용, 학습방법, 학습도구, 학습공간, 학습평가로 나누어서 각 내용들을 파악하였다. 마지막으로 4차 혁명시대에서 한국사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창의적 인재 양성이 가장 시급한 사안이며, 이를 위해 콘텐츠 학과들이 해야할 임무들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목차

국문초록
I. 들어가는 말
II. 4차 산업혁명
III. 대학 혁신과 새로운 교육 모델
IV. 기술발전에 의한 새로운 시도들
V. 창의적 인재 양성과 콘텐츠
참고문헌
〈Abstract〉

수상 후 5개월 동안 한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대학 교육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고 있었다. 인문콘텐츠학회에서 춘계 학술대회 분과위원장을 맡아 학술적으로 담론을 더 강화한다. 대학에서 강연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시 만난 그는 “아직은 가시적인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본지와 만났던 그는 학생들의 창의성과 논리력을 키우는 교육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마치 게임을 하듯 재미있어야 한다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해 시·공간의 제약을 허무는 ‘블렌디드 러닝’ 등 쌍방향 방식도 소개했다. 여전히 유효한 의제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식을 연구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교수와 학생들의 수준은 차이가 없다. 단지 순위를 매기는 사회로 인해 지방대 학생들의 패배의식이 그대로라는 게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지필식의 강의, 지식 전달에만 머무르지 말고 재미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인간의 가치가 중요해지는 시대다. 인간으로서 가지는 기본적인 가치나 문화를 알려주고, 올바른 시민으로 양성해야 한다. 지식을 전달해주는 방법을 연구하지 않고서는 어렵다.”

예산의 문제도 재차 강조했다. 한 교수는 개별 분야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 제작사업을 각 시도교육청이나 공기업이 주도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대학에 내맡기지 말고 마치 공영방송의 고급 다큐멘터리처럼 수신료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위해서는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 재정난을 겪는 대학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들어도 한계가 있다. 케이무크(K-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대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교육부가 됐든, 도교육청이 됐든 콘텐츠를 만들어 대학에 공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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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점령한 한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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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며칠 전 교보문고에서 발표한 ‘2017 각 분야별 도서시장 점유율 변화’를 보고 좀 놀랐다. 사회과학 분야의 성장 때문이다. 20퍼센트 이상 신장되어 전 분야 통틀어 가장 성장률이 높았다. 이는 지난 한해 정권 교체, 일자리, 페미니즘, 과학혁명 등 사회 이슈가 한국사회를 지배했고 독자들을 견인했음을 간접적으로 말해주었다.

 

디비피아의 올 한해 논문 이용 순위지표에서도 이런 경향은 두드러졌다. 통계에 잡힌 1만 편 가량의 논문 가운데 상위 1000위를 살펴본 결과 사회과학 이슈가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과연 어떤 덩어리들이 트렌드를 이루었을까.

 

[표 1] 2017년 논문이용순위 top 10

순위 논문명 간행물명 저자명 소속기관
1 제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한국경영학회
통합학술발표논문집
안상희, 이민화 KAIST
2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 STSS지속가능과학회 학술대회 김진형 KAIST
3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인터넷 사용자의 태도에 관한 연구 한국전자거래학회지 백승익, 최덕선 한양대
4 [EU] 2016 다보스포럼: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리의 전략은? 과학기술정책 장필성 과학기술정책연구원
5 4차 산업혁명 핵심, 산업인터넷 경제규제와 법 김병운 UST
6 4차 산업 혁명 시대, 대학 교육과 콘텐츠 인문콘텐츠 한동숭 전주대
7 회귀분석을 이용한 매개된 조절효과와 조절된 매개효과 검증 방법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정선호, 서동기 걍희대, 한림대
8 4차 산업혁명시대의 지적교육 방향 한국지적정보학회지 김영학 청주대
9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이 호흡기계 질환에 미치는 영향 연구 환경정책 최종일, 이영수 조선대, 항공대
10 청소년의 선거연령 18세 인하문제에 관한 소고 한양법학 이상경 서울시립대

 

‘4차 산업혁명’ 논문 상위 10위 중 6편 차지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이다. 「제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전체 논문 중 6,804회 이용됨으로써 1위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상위 10위 중 4차 산업혁명 관련 논문이 6편이나 되고 200위로 범위를 넓히면 30편이 넘게 들어와 있다. 이 주제로 얼마나 많은 논문이 생산되고 있으며 또 읽히는지 실감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2위),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리의 전략」(4위), 「4차 산업혁명 핵심, 산업인터넷」(5위),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학교육과 콘텐츠」(6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적교육 방향」(8위) 등이 최상위권이고 그 밑으로 인공지능, 딥러닝, 드론,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연관어들을 합치면 분량은 더 늘어난다. “초구조화된 도구들이 범세계적으로 연결된 세상”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봇물 터지듯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를 위협할까?

제4차 산업혁명은 ‘일자리’를 위협하고 ‘교육’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특히 ‘일자리’는 압도적인 키워드로 작용했다.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인공지능과 일자리’ 등 어떤 일자리가 인공지능 시대에도 살아남을 것인가가 전국민의 화두가 된 듯하다. 미래에 정말 기계가 많은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한다면, 인간의 기본 의식주는 국가가 보장해줘야 할 것이다. ‘기본소득’ 이슈가 부상하는 것도 4차 산업혁명과 무관치 않다.

 

[표 2] 2017년 가상화폐 주제 논문이용순위 top5

순위 논문명 간행물명 저자명 소속기관
28 비트코인의 이해 Korea Business Review 전주용, 여은정 중앙대
69 최근 디지털 가상화폐 거래의 법적 쟁점과 운용방안 증권법연구 김홍기 연세대
133 블록체인패러다임과 핀테크 보안 한국통신학회지 박성준 동국대
151 한국·미국·독일의 비트코인 활용 현황과 공유가치창출에의 함의 탐색 Financial Planning Review 이경미, 고은희, 주소현 이화여대
253 비트코인 취약점 및 현 대응방안의 한계 분석 한국정보과학회 학술발표논문집 양지연, 김소희, 김윤정 서울여대

 

‘가상화폐’, ‘비트코인’ 논문 새롭게 주목

이와 연관하여 올해 새롭게 주목받은 주제로 눈길을 끈 것은 「비트코인의 이해」(28위)와 「최근 디지털 가상화폐 거래의 법적 쟁점과 운용방안」(69위), 「블록체인패러다임과 핀테크 보안」(133위) 등 1000위 안에 관련 논문이 10편 넘게 검색되었다. 비트코인은 처음에는 1BTC에 0.0008달러였으나, 2012년 초 비트코인 거래가 활발해짐으로써 1BTC에 10달러 선으로 올라섰고, 2015년 현재 280달러까지 시세가 올라갔으니 얼마나 급성장해왔는지 알 수 있다. 주변에 비트코인 거래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수익을 올린 이들의 소식은 많은 이들을 가상화폐 러쉬로 내몰고 있다. 그만큼 피해자도 늘어나고 있는 형국이라 앞으로 이에 대한 규제와 연구가 더 적극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초)미세먼지, 사드 배치, 가짜뉴스, 동물실험, 젠트리피케이션, SNS, 1인 가구, 청소년 폭력, 트럼프, GMO, 감정노동, 자유학기제, 일본군 위안부, 저출산, 북 핵실험, 촛불시위, 기본소득, 줄기세포, 유전자편집 등이 100위 안에서 1번 이상 보이는 키워드들이다. 이런 사회문제에 대한 학문적 대응은 트렌드로 보긴 힘들 것이고 현실을 일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과학’ 주제 논문 급부상

반면 ‘과학’이라는 단어를 다시 주목해보면 그야 말로 ‘메가트렌드’의 존재를 실감하게 된다. 불과 얼마 전까지 과학은 대중의 삶과 거리가 있었다. 과학은 과학자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고, 우리는 과학이 제공하는 편의성을 누리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과학’이 일상생활에 부수적인 만족을 주는 것을 넘어 삶을 구조화하고 일자리의 대부분을 그것과 연관시켜 생각하게 만들고, 삶의 소소한 이벤트에까지 들어와서 우리를 붙들어 맨다. 이러한 과학의 급부상에 비한다면 문학, 역사, 철학 등 전통 인문학 주제들은 ‘그들만의 리그’에 가까워지고 있다. 문학 분야도 창작을 제외한 비평이나 연구는 점점 소수의 동아리로 되어가는 국면이다. 그런 점에서 「과학적 세계관과 인간관」(91위)이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의미심장하다. ‘과학적 세계관’은 국가 예산의 투자규모나 대학의 학제 시스템, 전세계적 네트워크와 연구 경쟁 등을 고려할 때 이미 지배적인 세계관이 되었다. 어쩌면 과학은 역사, 철학, 문학 등의 전통 분과과학을 흡수하는 상위 개념으로 거듭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유발 하라리 등의 ‘빅히스토리’가 그 산물이 아니겠는가.

 

[표 3] 2017년 페미니즘 주제 논문이용순위 top5

순위 논문명 간행물명 저자명 소속기관
17 여성혐오와 젠더차별, 페미니즘 문화와 사회 이나영 중앙대
38 전략적 여성혐오와 그 모순 미디어, 젠더 & 문화 엄진 이화여대
67 힙합은 여성혐오적인 장르인가요? 대중음악 김수아 서울대
99 여성혐오적 표현과 표현의 자유의 한계 이화젠더법학 이승현 연세대
108 문화영역의 여성화와 여성혐오 여/성이론 황미요조 한국예술종합학교

 

 

한편, 지난해 상위권을 휩쓸었던 페미니즘 이슈는 순위에서 대폭 사라졌다. 하지만 이는 수그러든 게 아니라 저변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전반적으로 논문 편수는 더 증가한 듯 보였고 「여성혐오와 젠더차별, 페미니즘」(17위), 「전략적 여성혐오와 그 모순」(38위), 「여성혐오적 표현과 표현의 자유의 한계」(99위) 등 여전히 상위권은 ‘여혐’ 관련 논문들이 차지하고 있다. 여성이 사회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하면서 이것을 침해로 받아들이는 일부 남성들의 과도한 반응이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외에 내년 2월부터 본격시행을 앞둔 연명의료결정법 때문인지 안락사(존엄사)에 대한 논문들이 200~300위권에 다수 포진했다. 접근방식은 헌법학적 고찰, 안락사와 존엄사에 대한 개념 정의 등이고 해외사례를 자세히 리뷰해 한국은 어떤 식으로 법을 제도화시켜 나갈 것인지를 모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17년 발표된 논문 중 많은 관심을 받은 것들을 추려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올해 발표된 논문의 이용순위 상위 500편 중 ‘4차 산업혁명’ 관련 논문이 거의 절반을 차지함을 알 수 있다. 이 주제가 뜨겁긴 뜨겁나 보다. 그 외에 앞에서 언급한 키워드를 제외하고 주목할 만한 2017년 발표 논문은 「’복학왕’의 사회학」(19위), 「촛불시위, 대통령 탄핵과 한국 정치의 새 국면」(84위), 「언론의 위기와 가짜뉴스 파동」(165위),「비즈니스 패러다임 변화와 그 활용방안」(215위), 「한미 FTA 재협상 시의 대응방안 고찰」(322위),「부동산 시장의 신뢰성 향상을 위한 블록체인 응용 기술」
(405위) 등이다.

 

강성민 리뷰아카이브 리뷰위원 paperf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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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 인재 시급한 시대…기업과 지역이 대학에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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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_frame] DBpia Report R이 한국대학신문과 함께 전주대학교 한동숭 교수를 만났습니다. 한동숭 교수는 2017년 7월 DBpia 인문학 논문이용 1위 4차 산업 혁명 시대, 대학 교육과 콘텐츠 의 저자입니다. 논문의 주요 내용과 4차 산업혁명, 대학교육의 미래에 대해 한동숭 교수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su_frame]

기술의 발전이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4차 산업혁명. 변화의 정도와 그 신빙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의 여지가 있으나 사람들이 변화를 느끼고 있다. 전주대에서 수학을 가르치던 한동숭 교수도 그렇다. 외국에서는 교육적 도구를 바꾸고 고민하는 연구가 많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논의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나온 미국 뉴미디어 컨소시엄(NMC)의 고등교육 호라이즌(Horizon) 연차 보고서를 종합해 해외의 고등교육 방법론을 정리한 이유다.

“학생들의 성취도가 떨어지는 것은 전적으로 선생님 탓”

한동숭 교수는 지방 사립대 학생이 노력이 부족해 공부를 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거부한다. 학생들이 수학을 싫어하는 이유는 문제풀이의 희열을 한국 교육에서 없애버린 “선생님 탓”이라고 말했다. 수학도 결국은 게임처럼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기쁨을 느낄 수 있게 콘텐츠를 조직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수학이라는 학문의 재미는 예나 지금이나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 결과물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는 것이다. 수학도, 게임도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인데 왜 게임은 좋아하고, 수학은 싫어할까? 게임의 방법론과 기본적 형태를 유지하면서 교육을 하면 어떨까. 실제로 게임 이론의 방법론을 적용하는 ‘게이미피게이션’이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그는 판서에 그치는 기존의 대학교육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쩌면 그가 ‘4차 산업혁명’ 현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4차든 3.5차든, 그 용어보다 사회적 변화가 있다는 그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금 뒤의 시간을 알기 위해 미분과 적분을 배우듯이, 학자라면 불확실성을 회피하지 말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su_youtube url=”https://youtu.be/yLpcQgUvatg?rel=0&vq=hp1080″ width=”420″ height=”280″]

“4차 산업혁명이 정치적 유행어인 것도 공감하고, 아직 학문적 용어로 정립할 때는 아니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술적 진보가 일어날 것은 예견됐다. 그리고 정치권에서 정치적 과제로 받아들였다. 내용이 없는 것은 맞지만 사회, 산업 그리고 학자가 나서서 그 내용을 채워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4년 동안 정의를 못 내리다가 박근혜와 최순실의 적폐로 드러나 폐기됐던 창조경제와는 결이 다르다.”

“창의적 인재는 자유에서, 문제해결의 논리는 컴퓨팅적 사고에서”

그렇다면 다음 시대에 대학은 어떤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가. 한동숭 교수는 창의적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계가 단순노동을 대체하고 인간은 고도의 창의적 노동을 해야 하는 시대라는 게 한 교수의 전망이다. 허나 지금껏 한국 대학이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 교수는 자유가 핵심이라고 짚어낸다.

“4차 산업혁명 이전에 모든 인간은 창의적이다. 산업과 사회가 이 사람의 노동력을 사용하기 위해 단순노동과 지식주입을 강요했던 것이다. 한국 사회는 고등학교까지 대학 입시라는 명목으로 너무나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기만 요구했다. 대학에서는 사회가 어려워지니 취업에만 매몰된다. 창의는 기본적으로 자유다.”

많은 사례 중 한 교수가 꼽은 것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학습을 결합하는 ‘블렌디드 러닝’이다. 학생들이 수업 공간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고등교육 콘텐츠 논의는 오프라인은 교수법, 온라인은 공개수업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에 치중해 서로를 결합하는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를 통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발굴한 뒤에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나아간다.

[su_youtube url=”https://youtu.be/diJ6hYrC44U?rel=0&vq=hp1080″ width=”420″ height=”280″]

“창의적 사고 다음에는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다. 문제를 풀고 앞으로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에는 컴퓨팅적 사고가 필요하다. 대학가에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단순히 가르치는 데 머물러 있는데, 틀에 대한 교육이 아니라 그 언어로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문제해결력을 길러야 한다.”

전공교육, 교육환경 변화 필요…관건은 재정지원

한 교수가 논문을 낸 지 1년, 그의 논문에 나온 고등교육 기법 중 일부를 국내 대학도 실험적으로 도입했다. ‘플립드러닝’(역진행 수업, 교수의 강의보다 소통에 방점)과 창조적 결과물을 만들도록 하는 공간 ‘메이커스페이스(Maker Space)’ 등이다. 한 교수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교양 수업에만 머무르거나, 공간과 장비 등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교양 교육도 좋지만 전공 교육을 바꿔야 한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려면 교육 환경을 바꿔야 한다. 사업비를 받아서 몇몇 강의실, 공간을 만드는 데 그친다. 메이커스페이스도 한국이 ‘개러지(Garage 차고) 문화’가 있는 미국처럼 어릴 적부터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있던 것도 아니다. 디지털 인프라가 잘 돼 있으니 가상현실(VR), 다채널네트워크(MCN)를 이용한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를 만들게 하는 게 현실적이다.”

이상적으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데 투자를 아끼면 안 된다. 그러나 한국 대학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인터뷰가 진행되던 그 시간에도 대학구조개혁평가 하위대학에 대한 2단계 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근본적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구조개혁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그는 정부의 규제가 완화되고, 기업이 지방대학에도 고루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u_youtube url=”https://youtu.be/VegEV1Lt_yY?rel=0&vq=hp1080″ width=”420″ height=”280″]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다. 부의 재분배 이슈가 대두될 텐데 대학에도 일정 수준의 의무가 있다. 공영형 사립대와 국공립대 네트워크를 긍정적으로 본다. 기업과 국가도 대학을 도와야 한다. 재원 확보를 늘려서 대학교육을 제대로 하도록 해야 한다. 지역 대학까지 투자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이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도록 다양한 실험을 꾀할 수 있게 무리한 규제를 풀고 자율적인 방식으로 각종 사업을 꾸려 나가는 게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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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인더스트리 4.0’과 ‘노동 4.0’의 실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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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적잖은 경제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에는 과장이 섞여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물인터넷과 각종 자동화 기술이 실제로 적용된 ‘스마트 팩토리’로 유명한 독일의 실제 경험은 어떨까? 독일에서는 제품 생애주기의 모든 단계를 디지털 네트워크와 결속시키는 ‘인더스트리 4.0’이라는 비전이 제시된 바 있다. 실제로 독일의 사례는 경제계나 정치권에서 중요한 사례로 거론되고 있고 한국의 노동운동에서도 인더스트리4.0에 대한 독일 노동운동의 대응은 중요한 전범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말만 떠들썩하지 독일에서 실제로 그것이 제조업과 노동시장 등에 미친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논의는 충분히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의 게르하르트 보슈 교수가 쓴 「독일의 인더스트리 4.0과 노동 4.0에 관한 논의」(『국제노동브리프』, 15(3), 2017)가 국내에 소개된 것은 꽤나 반가운 일이다. 이에 대한 검토는 여러모로 꽤 의미 있는 일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우선 그 실상을 파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최근의 기술진보가 산업현장에 적용되는 것에 대한 독일에서의 대응이 과연 올바른 것이었나를 검토해보면서 한국에서는 어떻게 이에 대응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 또한 있을 것이다.

 

기술에서 노동으로

독일 연방정부는 산업발들을 위한 “하이테크 전략”을 세웠는데, “지능시스템을 통해 최대한 자기조직적 생산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가치사슬의 모든 부분에서 인간, 기계, 설비, 물류, 제품이 직접 소통하고 협력”(22페이지)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디지털 네트워크 기반의 생산으로서 구현하자는 것이 이른바 인더스트리 4.0이었다. 처음에는 생산부문에서 주되게 적용되는 내용이었지만 이제는 서비스 부문에도 상당히 적용되고 있다고 한다.

자동화 기술이나 사물인터넷의 진전에 관련해서 한국에서 많이들 우려하는 대목은 이러한 기술이 대량의 기술적 실업을 낳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정작 이런 기술들을 제조업에 접목시키는 데에 있어서 최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의 실제 사례를 보면 현실은 이와 다르다.

[su_quote]인더스트리 4.0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둘러싼 논의가 시작되었을 당시에만 해도, 인간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공장을 꿈꾸는 엔지니어들에 의해서만 논의가 주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오로지 기술발전에만 의존하는 비전은 이미 과거에도 많은 이유로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상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생산 프로세스들은 오류와 고장이 잦다는 문제가 있고, 수시로 전문인력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많은 경우 인간의 업무가 기계를 통해 대체되지 못할 뿐 아니라, 인간이 투입되어야 하는 범위가 기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보다 확대된다. (22페이지)[/su_quote]

인더스트리 4.0 (출처:Wikipedia)

특히나 최근 ‘기계의 부상’에 대해 걱정하는 여러 대중적 저술들에서는 인공지능이 소수의 초고소득층 ‘슈퍼스타’와 다수의 저임금 노동자들로 노동시장을 완전히 양분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적어도 독일의 케이스를 보면) 기업들이 경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다고 한다. “전문인력과 그들의 유연성은 독일이 자랑하는 경쟁력”의 비밀이었다(23페이지).

따라서 오늘날 유행처럼 유통되고 있는, “향후 20년간 지금까지 인간이 담당하던 각종 직업의 90%이상이 불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엔지들의 예상으로 한” 칼 베네딕트 프레이와 마이클 오즈본의 연구는 보슈 교수가 보기에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미래에는 인간이 패스트푸드만 먹고, 모든 가옥의 지붕은 완제품으로 생산되어 헬리콥터로 설치된다는) 극도로 비현실적인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다. 게다가 이러한 변화는 시간당 노동생산성의 급속한 개선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오히려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독일을 비롯한 여러 선진산업국가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시간당 생산성의 성장세가 둔화되었다.”

게다가 “기술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간에 걸쳐 분산”되므로, 이러한 변화들은 사회를 급속히 변혁시키기보다는 “단계적 변화”를 밝은 요량이 크다는 것이다(24페이지). 보슈 교수는 특히 독일의 2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사례연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예측에 대한 근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급속한 변화가 없더라고 해도, 지속적인 변화의 과정 속에서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가해지는 경우가 있는 것은 분명히 사실이다. 보슈 교수가 언급하는 (그리고 대중적으로도 익히 알려진)사례는 우버(Uber)와 같은 기업의 사례다. 이러한 기업에 소속된 플랫폼 노동자들은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또한 기존 제조업 재편과정에서도 노동자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가 굉장히 많을 수 있다. 따라서 “전직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며 그를 통해 노동자의 이직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한다(25페이지).

 

유연한 노동시간

한편 보슈 교수는 인더스트리4.0의 시대에는 노동시간의 유연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인더스트리 4.0의 생산체계가 적시생산시스템의 연속선 상에 있기 때문이다. 즉 재고 감소를 위해 수요 변동에 딱 맞추어 생산이 이뤄지게 했던 것인데, 이에 따라 기업의 입장에서는 근로시간을 유연화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오늘날 독일에서는 자동차 산업 등의 사례를 보면 이미 실제로 노동시간의 유연한 분배가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데, “표준 근로시간은 근로시간의 산술적 평균에 불과하다. 실질 근로시간은 평균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큰 폭의 변동을 기록하는데, 플러스 및 마이너스 근로시간은 모두 근로시간계좌에 기록”하는 식이라고 한다(26페이지). 이를 시행하는 데에 수반되는 디테일에 관해서는 노사합의를 통해 결정이 된다고 하는데, 표준 노동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노동자가 주장할 수 있는 권리라든지 근로시간 분배 기준기간의 상한선이라든지 따위를 말이다. 즉 노동시간의 조정을 단지 기업이 일방적으로 하지 못하게 하는 강제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서 전범으로 삼을 사례는 보슈 교수는 1990년대에 이뤄진 노사간의 타협을 언급한다. 노동시간의 유연화와 더불어 “일자리 보호를 위하여 일시적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합의”를 했다고 하는데 이는 “임금 보전 없이” 이뤄졌다고 한다(26페이지).

오늘날에는 이러한 접근법들이 어떻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일까? 노동시간에 관해서 사용자 측에서는 최대 노동시간 관련 규제를 훨씬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근로시간법의 완화 요구를 뒷받침해줄 만한 자료는 현재까지 도출되지 않았다.”(27페이지) 그러나 기업주들이 원하는 규제완화에는 반대하면서도 보슈 교수는 유연한 노동시간 정책이 일-가정 양립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확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육아휴가 보조금을 많이 주는 것과 동시에 풀타임 노동자들이 원할 경우 파트타임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고, 또한 풀타임으로도 쉽게 재전환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28페이지)

 

직업교육과 계속 교육

한편 보슈 교수는 여전히 제조업에 있어서 전문기술 교육을 받은 사람이나 숙련공의 역할이 굉장이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노동자들이 없으면 독일 제조업은 경쟁력이 상실됐을 것이라는 점을 이야기하며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서 이런 인력을 유지하는 것을 적잖이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전문인력의 평균근속연수 역시 증가하였는데, 그 이유는 유연한 기업들이 점점 더 근로자의 암묵지(tacit knowledge)에 의존하기 때문이다.”(30페이지) 따라서 “직업상의 지속적인 현대화”, 즉 직업교육과 노동자의 계속교육이 강화돼야 하며 전직훈련에 소요되는 비용 등 역시 노동청이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나 2004년경 독일의 노동시장 정책이 “교육 우선”에서 “일 우선”으로 전환되었다가(30페이지), 실업률은 일시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숙련인력을 확보하는 데에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봤을 때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 (‘선취업 후진학’을 강조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학구조조정 정책과 노동’개혁’에 대해서 고찰해볼 만한 대목이다.) 또한 보슈 교수는 중소기업 노동자들에게도 이러한 기술이전이 잘 이뤄져 혁신이 확산되고 우수한 인력과 계속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주는 교훈

보슈 교수는 결론부에서 이른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생길 법한 문제가 단지 기술변화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정책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을 분명히 강조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불평등 심화나 일자리 손실 등이 기술변화에 의해 이뤄지는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결정론적 주장에 대한 효과적 반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숙련노동력 보유가 기업주들에게도 중요한 목표 중 하나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불안정 노동의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불식시키는 점이 있다고 본다. 물론 한국과 독일에 양적인 차이는 어느 정도 있을 수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유연화’나 ‘노사협의’에 대한 보슈 교수의 강조는 주의해서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노동시간 조정이나, 파트타임-풀타임 사이의 전환에 있어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어주려고 한다고 해도 많은 경우에는 기업주나 이사회의 입맛대로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독일은 노동조합의 경영참가가 비교적 잘 보장된 나라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여전히 노동조합 측 대표의 역할은 ‘거수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 또한 많은 것이 실정이다. 따라서 노동시간을 유연화한다고 했을 때 이사회 측이 ‘비수기’ 때에는 노동자들에게 일감을 적게 주지만 ‘성수기’가 되면 노동자들은 초착취하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해 노동자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어도 저항하기가 쉽지 않을 수가 있다. 파트타임-풀타임 전환도 마찬가지다. 파트타임 노동자가 다시 풀타임으로 전환하려고 하는데 기업주가 ‘법적으로는 가능한 사안이 맞지만 지금 풀타임 일자리가 없어서 못해주겠다’는 식으로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사각지대에 대한 고려 없이 노동시간 유연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기만 하는 것은 그의 의도와는 달리 노동자들에게 손실을 안겨주고 사용자측에만 유리한 결과를 낳는 쪽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더불어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위해 (아무리 일시적이라고 한들) 노동시간 단축에 있어서 ‘임금보전 없이’라는 단서를 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ILO는 노동시간 단축 시에 임금보전이 이뤄져야 함을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권고했다. 또한 임금보전 없는 노동시간 단축은 경제위기 시기에 기업주들이 마땅히 책임져야 할 부분들을 노동자들이 떠맡게 되는 악영향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노동자들이 새로운 직무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있어서 필요한 교육 등의 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등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는 편이다. 또한 이 외에도 ‘플랫폼 경제’가 나을 수 있는 파괴적 영향을 막기 위한 각종 제도개혁 등에 대해서도 공감하는 편이다. 다만 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대책으로서 적극적 노동시장정책뿐 아니라 기존 일자리를 최대한 보존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 역시 좀 더 많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독일의 인더스트리 4.0과 노동 4.0」
문선우, 2016, 『국제노동브리프』, 14(9), 43-53.

「독일 중소기업의 제조업 혁신과 노동」
문선우, 2016, 『국제노동브리프』, 14(12), 60-71.

김종현 리뷰어  mrkim_same@naver.com

<저작권자 © 리뷰 아카이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혐’ 올해의 키워드 등극 ··· 불황여파 ‘공유경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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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_note note_color=”#cfcfcc” text_color=”#000000″]DBpia Report, R은 2016년 논문이용 추이로 살펴보는 논문트렌드 분석기사를 (1) 사회과학 (2) 인문학 (3) 자연과학·공학  순서로 3부로 나눠 싣습니다. 2016년 1월 1일부터 12월 7일까지 DBpia에서 이용된 논문 중 상위이용 3만편을 대상으로 분석하며, 논문트렌드  1부 ‘2016 사회과학 논문트렌드’ 사회·경제부문을 소개합니다.
 
(1) 2016 사회과학 논문트렌드
     ① 정치
     ② 사회·경제
     ③ 노동 
(2) 2016 인문학 논문트렌드 
     ① 역사·철학
     ② 문화 
(3) 2016 자연과학·공학 논문트렌드 [/su_note]

 

r올 한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고 이용한 논문은 ‘여혐’ 논문이었다. 디비피아의 2016년 1월부터 12월 7일까지의 이용통계에 따르면 100회 이상 이용된 상위 3만 편 논문 가운데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표현이 7,388회로 1위를 기록했다. 전체 이용통계 2위와 3위도 여혐 관련 논문으로 왜 한국 남성은 한국여성들에게 분노하는가(5,750회)와 일베와 여성 혐오(3,991회)가 차지했다. 1-3위를 모두 ‘여혐’이라는 주제가 차지함으로써 한국 사회가 매우 특별한 순간에 직면해 있음을 드러내준다. 여혐 관련 논문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포스트페미니즘 시대 인터넷 여성혐오」(3,062회)가 7위, 문화영역의 여성화와 여성혐오(1,870회)가 17위, 전복적 반사경으로서의 메갈리안 논쟁(1,828회)이 20위, 혐오발언에 기생하기: 메갈리아의 반란적인 발화(1,372회)가 37위, 혐오의 시대: 2015년 혐오는 어떻게 문제적 정동이 되었는가」(1,302회)가 43위, 전략적 여성혐오와 그 모순(952회)이 117위 등 여혐 논문은 그 종수가 많지 않음에도 거의 대부분이 최상위권에 포진함으로써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여타 페미니즘, 젠더 등의 주제도 다른 주제들에 비해 약진을 보였다. 전체 100여 편의 페미니즘 분야 논문 중 상위 10편이 모두 ‘여혐’을 직접적·중심적으로 다룬 논문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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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 주제 논문
순번 발행기관명 간행물명 논문명 저자
1 한국여성연구소 페미니즘 연구 온라인상의 여성 혐오 표현 김수아
2 문화과학사 문화과학 왜 한국 남성은 한국여성들에게 분노하는가 한윤형
3 진보평론 진보평론 일베와 여성 혐오 윤보라
4 한국여성연구소 페미니즘 연구 포스트페미니즘 시대 인터넷 여성혐오 정인경
5 도서출판여이연 여/성이론 문화영역의 여성화와 여성혐오 황미요조
6 한국여성철학회 한국여성철학 전복적 반사경으로서의 메갈리안 논쟁 윤지영
7 도서출판여이연 여/성이론 혐오발언에 기생하기 : 메갈리아의 반란적인 발화 유민석
8 도서출판여이연 여/성이론 혐오의 시대 – 2015년, 혐오는 어떻게 문제적 정동이 되었는가 손희정
9 숙명여자대학교 아시아여성연구소 아시아여성연구 타자화를 넘어, 서로 다른 두 주체의 소통을 전망한다: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정인경
10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미디어, 젠더 & 문화 전략적 여성혐오와 그 모순 엄진

 

도시광산’ 논문 최상위 순위 기록

 도시 광산업 논문이 2편이나 10위 안에 포함돼 의외였다. 처음 이걸 봤을 때는 도시에 버려진 폐광산이 많은가? 혹은 광산(鑛山)이 아니라 전자제품 산업을 줄여서 광산(光産)이라고 했나? 등의 의문이 들었지만 말 그대로 도시광산(Urban Mining)이었다. 버려진 가전제품에서 금속류 등의 자원을 추출해내는 산업을 일컬어 ‘도시광산’이라고 한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그런데 왜 갑자기 도시광산 논문이 2편이나 최상위권에 포진하게 됐을까. 최근 그린피스는 삼성전자에게 공식적으로 갤럭시노트7를 재활용하자고 요청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현재 제품하자로 인해 리콜 대상인 갤럭시노트7은 430만 대이며, 이는 730톤에 이르는 양이다. 그린피스 추정에 따르면, 이 리콜대상 휴대폰에서 코발트 2만kg, 은 1000kg, 텅스텐 1000kg를 비롯 금 100kg, 탄탈룸 9-86kg, 팔라듐 20-60kg 등이 재생성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세계 20% 정도의 휴대폰 재활용률에 한참 못 미치는 4%의 재활용률을 보이고 있어 제품 회수와 재사용이라는 선순환 구조 만들기가 시급한 현실이다. 정부는 지자체 차원의 각종 경진대회 등을 통해 이에 대한 참여를 높이려고 애쓰고 있다. 도시광산 논문의 급속한 이용 증가는 갤럭시노트7의 초유의 리콜 사태 등 바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불황 속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키워드 ‘공유’

 한국 경제의 성장률 지속 저하와 장기불황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는 요즘, 경제에 대한 논의도 활력을 잃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틀에서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논문들, 규제나 개혁의 로드맵을 제시하는 논문들보다는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논문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를테면 공유 경제나 사회적 기업(경제)을 논하는 논문들이 상위권에 다수 포진되어 있다. 경제를 키워드로 해서 검색된 465편의 논문 중 가장 많이 이용된 논문은 1,400회 이용된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미래와 성공조건(전체논문 중 35위)이다. 한국의 ‘사회적 경제’ 개념 정립을 위한 시론(298위), 공유경제 서비스의 성공요인에 관한 실증 연구(460위), 사회적 경제를 통한 지역혁신의 가능성과 한계(1,442위), 사회적기업의 사회경제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요인 분석(2,429위), 「공유경제(Sharing economy)에 대한 정부규제의 필요성」(3,236위) 등 상당히 많은 논문이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공유경제란 글로벌 경제 위기가 지속되면서 물건을 소유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여유 자원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쓰는 공유경제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음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공유라는 개념은 인류사와 같이하는 오래된 아이디어이지만 스마트폰 혁신으로 인해 이것이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시대를 맞았다는 이야기다.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연결해서 숙박과 차량 등을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개념을 활용한 기업 창업도 많이 이뤄진다. 전망은 밝은데 해결할 과제도 많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에 대한 정부규제의 필요성에서는 “공유경제 기업 중 이익추구형 플랫폼은 혁신적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을지언정 실제로는 거대 ICT 플랫폼으로서 전통적 자본주의 기업과 속성에 있어 변함이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전통적 비즈니스와 동일한 시장을 두고 갈등과 경쟁을 일으키고 있음은 물론이고 소비자 안전, 노동력의 부당한 이용 등으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공유경제’ 주제 논문
순번 발행기관명 간행물명 논문명 저자
1 경기연구원 이슈&진단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의 미래와 성공조건 김점산, 지우석, 강상준
2 한국사회과학연구회 동향과 전망 한국의 ‘사회적 경제’ 개념 정립을 위한 시론 신명호
3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정책동향 에어비앤비(Airbnb) 사례를 통해 본 공유경제 관련 법 제정 현황 분석 송순영
4 국제e-비즈니스학회 e-비즈니스연구 ICT 발달에 따른 공유경제에 대한 소고 고윤승
5 한국콘텐츠학회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공유경제 서비스의 성공요인에 관한 실증 연구 김해중, 박종우, 조동혁
6 한국공공사회학회 공공사회연구 사회적 경제를 통한 지역혁신의 가능성과 한계 김경희
7 한국지방정부학회 지방정부연구 사회적기업의 사회경제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요인 분석 선남이, 박능후
8 행정법이론실무학회 행정법연구 공유경제(Sharing economy)에 대한 정부규제의 필요성 이성엽
9 한국사회학회 한국사회학 사회적경제와 지역발전 이해진
10 한국사회복지행정학회 한국사회복지행정학 사회적경제 조직의 리더십에 관한 탐색적 사례연구 오단이
4차 산업혁명 논문들 봇물

 인간이 무한히 지구를 파먹을 수 없기 때문에 성장 또한 무한할 수 없다는 한계의식이 공유경제 패러다임에 주목하게 만들었다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경제적 지각변동 또한 많은 관심을 받은 경제학적 주제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20편 가량의 논문이 발 빠르게 집필되고 읽혔는데 내년 상반기에는 훨씬 더 많은 논문과 열독률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이 읽힌 논문은 2016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리의 전략은?으로 전체 이용순위 88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4차 산업혁명이 마케팅에 있어서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올 것을 예측한 4차 산업혁명, 마케팅 혁명의 길(123위)이 차지했다. 논문들을 일별해보면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스마트 기기 회사들 동향,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산업인터넷’을 적시한 논문, 스마트기술과 표준화 전략,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국가경제 파급효과에 대한 계량적 연구 등이다. 그리고  연관된 영역으로 사물인터넷 논문이 85편, 인공지능(로봇)에 관한 논문이 100여 편, 드론에 대한 논문이 56편 등으로 포함되었다. 이들 논문은 추후에 공학 분야에서 다루기로 한다.

여기서는 다소 생소한 산업인터넷을 살펴보자. 산업인터넷이란 사물인터넷·기계·인간·컴퓨터가 첨단 데이터 분석으로 기업의 설비나 시스템 운영체계를 최적화하고 지능적인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말한다. 미국의 GE사가 대표적 선두주자이며 이 회사는 10억 불을 투자하여 산업인터넷 플랫폼 ‘Predix’를 선보인 바 있다. GE사는 산업인터넷의 핵심 요인을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 및 생태계 조성으로 보고 소프트웨어 인력채용, 대규모 R&D, M&A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14조 6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예측된다. 현재 전세계 앱시장 규모가 880억 달러 수준이니 얼마나 큰 시장인지 알 만하다.

문제는 이러한 시스템 구축이 인간의 설자리를 좁힐 거라는 데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 또한 요구한다. 제조의 패러다임 변화가 그것을 가능케 할지도 모르겠다. 4차 산업혁명, 마케팅 혁명의 길에서 김원호 신한대 교수는 과거에는 전문가가 고가의 장비로 제품을 만들고 상품화했다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엔 다양한 개인이 시스템의 지원을 받아 개성적인 제품을 만들고 이것들이 마켓을 이루는 ‘디지털 공작소’가 넘쳐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4차 산업혁명’ 주제 논문
순번 발행기관명 간행물명 논문명 저자
1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과학기술정책 2016 다보스포럼: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리의 전략은? 장필성
2 한국마케팅연구원 마케팅 4차산업혁명, 마케팅 혁명의 길 김원호
3 대한산업공학회 ie 매거진 인공지능과 제4차 산업혁명의 함의 원동규, 이상필
4 대한전기학회 전기의세계 제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스마트제조 백수현
5 지속가능과학회 STSS지속가능과학회 학술대회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 김진형
6 한국경영학회 한국경영학회 통합학술발표논문집 제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안상희, 이민화
7 과학기술정책연구원 FUTURE HORIZON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와 제4차 산업혁명 박병원
8 한국사회과학연구회 동향과 전망 저성장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 과제 유철규
9 한국뇌과학연구원 브레인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인공지능 혁명의 본질 한재권
10 전력문화사 Electric Power 인공지능이 가져올 4차 산업혁명 물결 이민화, 강만금

 

 

강성민 리뷰위원 paperf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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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여전한 인기∙∙∙인공지능, 4차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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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_frame align=”leftnone”]DBpia Report, R은 DBpia의 논문이용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월 한 차례 분석 기사를 게재합니다.
이번 10월은 10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한 달간 DBpia 논문 이용 순위 1위부터 1만위를 대상으로 분석하며,
모두 4부에 걸쳐 게재됩니다.

 
(1) DBpia 10월 이용통계 상위 1만편 논문 키워드 분석
(2) DBpia 10월 이용통계로 본 사상가, 문인, 영화감독
(3) DBpia 10월 이용통계로 본 인문학 트렌드
(4) DBpia 10월 이용통계 상위 100위 변동현황[/su_frame]

 

r마지막으로 가장 인기를 끈 논문들이라 할 수 있는 100위권 논문 그룹에서 9월과 10월의 차이를 짚어보려 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상위권 100위까지 논문들의 변동사항이다. 그중에서도 9월에 1~50위를 차지한 50편이 10월 통계에서는 각각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았다. 아래  9월에 1~10위를 차지한 논문들 중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단 2편뿐이다. 나머지 8편은 소폭 이동을 하며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11~20위도 2편을 제외한 나머지는 남아 있었고, 그다음부터는 3편(21~30위), 6편(31~40위), 5편(41~50위)이 100위 밖으로 밀려나 변동폭이 커졌다. 지난달 1~50위 논문 중 이번 달에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논문은 총 18편으로 전체의 약 37% 수준이다. 이 같은 수치는 한 논문에 대한 관심 이용 층이 예상보다 길고 두텁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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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점은 공학·실용 분야 논문들의 등락폭이 인문사회 분야보다 월등이 높았다는 것이다. 9월에 6위를 기록한 「(…)전장관리정보체계 소프트웨어 시큐어 코딩룰(…)」은 245위로, 8위 「LVC-G COTS SW  개발 기대격차 분석」은 546위로, 12위 「호주 대학생들의 한식에 대한  인식과 선호도 연구」는 3107위, 40위 「동시공학적 접근법 및 응용 사례」는 1491위로 각각 떨어졌다. 등락폭이 가장 컸던 논문은 「성공적인 고객 경험 관리를 위한 서비스 경험 실사」로 41위에서 6,064위로 급락했다. 이는 공학이나 실용 분야 논문의 정보 사이클이 인문사회 분야보다 짧고, 집중적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아주 세부적인 주제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무인기/드론의 이해와 동향」(35위->102위)이나 「3D 프린팅 기술과 건축적 활용」(36위->432위) 등 신기술·첨단기술 관련 논문들은 순위가 하락해도 소폭이었으며, 순위는 하락했지만 다운로드 횟수는 오히려 지난달보다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같은 공학 분야라도 타 분야와의 접목성이 높은 분야는 광범위한 이용자의 선택을 꾸준히 받는 것으로 보였다.

인문·사회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1편이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계간 『창작과비평』에 실린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그것인데, 24위(168회)에서 368위(84회)로 대폭 떨어졌다. 이는 지난 5월 맨부커상 수상 이후 갑자기 이용자가 몰렸다가 점차적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으로 해석될 수 있다.

1위부터 100위까지의 논문을 지난달 자료와 비교한 표다. 맨 왼쪽 순위에서 괄호 속은 9월의 순위라 비교해서 볼 수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최상위권 이용률(다운로도 횟수)가 100~200회 정도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반면 중상위권의 다운로드 횟수는 지난달보다 100회 가까이 늘어났다. 머리가 가벼워진 대신 허리가 두터워졌달까? 아무튼 전체적으로 볼 때 100위권 다운로드 횟수 총합은 9월보다 10월이 높다.

새롭게 9월엔 1만 위 바깥이었지만 10월에 100위권으로 급속히 진입한 논문들은 모두 18편이었다. 이중 70%가 넘는 13편이 공학·과학 분야다. 앞서 말했듯이 공학 분야 논문들은 단시간으로 집중적으로 소화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현장 설문조사를 통한 실사연구를 통한 정책 관련 연구들이 많이 포진돼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브렉시트 현장 리포트와 이후의 영국」은 유일하게 사회과학 분야에 속하는데, 논문은 아니고 월간지 기사였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상황을 리포트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연구자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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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_spoiler title=”9월 이용통계 10,000위 밖에서 10월 이용통계 100위권으로 진입한 신규논문” style=”fancy”]
「[두뇌사용설명서] 단월드-브레인 공동기획」 2편(18위/44위)
「비혼 남녀의 콘돔사용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부장성」(32위)
「지게차용 추진축의 가속 수명 평가」(35위)
「조기 영어 교육이 유아의 이중 언어 발달에 미치는 영향」(51위)
「공항서비스에 대한 인천국제공항 이용자의 지각된 서비스품질과 만족에 관한 연구」(54위)
「SU-8 기반 나노 구조가 PC12 세포의 신경돌기 성장에 미치는 영향」(56위)
「폴리에틸렌 시편의 균열진전거동 시뮬레이션」(60위)
「한국영유아 보육정책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65위)
「유한요소기반 다중스케일 연성파손모사기법을 이용한 원주방향 균열이 존재하는 탄소강 실배관 예측 및 검증」(68위)
「고온 성형을 이용한 인코넬 718 샌드위치 코어 구조 성형」(75위)
「칼만 필터를 이용한 휠로더 버킷 적재물의 질량 추정 시스템」(78위)
「브렉시트 현장 리포트와 이후의 영국」(82위)
「포토리지스트 혼합액의 미세패턴내 표면 및 체적 변화율의 제어를 통한 마이크로렌즈 제작에 관한 연구」(84위)
「Experimental Investigations on the Temperature Characteristics of Loop Heat Pipe」(93위)
「배플이 설치된 잠수함 압축기용 오일 냉각기의 전열 성능에 관한 수치연구」(94위)
「마이크로 파일의 시공 사례 및 공법 개선 방안」(99위)
「강원랜드 리조트카지노의 강원지역에 대한 경제적 파급효과와 영향력 분석」(100위)[/su_spo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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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적 양상을 보자면 지난 9월의 가장 두드러진 흐름이었던 페미니즘(여혐)은 여전히 최상위권에 포진해 있지만 약간씩 순위가 하락했고, 사드 배치(핵실험)·브렉시트 등 국제정세 이슈, 인공지능·3D프린터·드론·사물인터넷 등 인기 과학주제도 등락폭이 미미했다. 1~100위 논문들의 전체적인 트렌드는 9월의 상황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범위를 1만위로 넓혀서 이들 논문 편수를 헤아려보면 이들 주제에 대하여 사회적 니즈가 점점 증폭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페미니즘(25편)·성역할(18편)·여혐(22편)·젠더(45편) 등 관련어로 논문들이 끊임없이 검색된다. 이는 ‘여성’이란 단어를 키워드로 했을 때 262편의 논문이 검색되는 반면, ‘남성’을 키워드로 했을 땐 28편에 그친다는 점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리고 인공지능(로봇·딥러닝)을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상위 1만 위 논문 중 96편이나 검색된다. 사물인터넷(72편), 드론(25편), 3D프린터/프린팅(23편), 4차 산업혁명(19편) 등으로 1만 위에 이들 관련 논문이 235편이다. 연관 단어로 좀 더 확장 검색하면 400편까지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다만 유독 눈에 띄는 한 편의 논문이 있다. 하나는 「제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으로 이 논문은 DBpia에 9월 20일 이후에 등록된 논문이다. 그런데 9월에 곧바로 4000위권을 차지하더니 10월에는 33위로 순위가 껑충 뛰었다. 4차 산업혁명은 다가오고 있는데 제대로 된 긴 호흡의 정책과 그에 따른 예산 책정과 실효성 있는 R&D는 이뤄지고 있지 않은 우리 사회의 불안증도 겹쳐 읽을 수 있었다.
 
[su_frame align=”leftnone”](1) DBpia 10월 이용통계 상위 1만편 논문 키워드 분석
(2) DBpia 10월 이용통계로 본 사상가, 문인, 영화감독
(3) DBpia 10월 이용통계로 본 인문학 트렌드
(4) DBpia 10월 이용통계 상위 100위 변동현황[/su_frame]
 
강성민 리뷰위원  paperf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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