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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pia 2017 올해의 논문 예술체육 분야 1위] 나건 홍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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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pia 2017년 올해의논문 예술체육 분야 1위는 나건 홍익대학교 교수의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을 반영한 외식업 서비스 방향 연구입니다. 나건 교수가 논문을 내놓을 2015년 당시에는 ‘혼밥’이 생소한 개념이었으나 지금은 메가트렌드가 됐습니다. 인간공학 전문가 나건 교수를 만났습니다.


“ ‘혼밥’ 문화는 거역할 수 없는 ‘메가트렌드’ ”

DBpia ‘2017 올해의 논문상’ 예술체육 분야는 나건 홍익대 교수(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의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을 반영한 외식업 서비스 방향 연구’가 꼽혔다. 논문을 내놓은 2015년 당시에는 ‘혼밥(혼자 밥 먹기)’이 생소했지만, 이제는 대세다. 그때부터 그는 1인 가구가 어떤 소비 활동을 하는지, 필요한 서비스는 무엇인지를 다뤘다.

초록

본 연구는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1인가구의 다른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외식업 서비스 이용에 관한 연구로, 식생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요소를 도출하고, 소비자의 소비지출패턴의 변화에 따라 외식 서비스 이용에 대한 차이가 있는지를 실증 분석하고자 하였다. 설문조사와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2030 세대의 식생활 라이프에 대한 요인분석 결과 “건강 추구형”, “유행 추구형”, “미각 추구형”, “안전추구형”, “편의 추구형”의 5개 요인이 추출되었고, 소비지출패턴의 유형으로는 “주거비지출 중심형”, “음식숙박지출 중심형”, “교통비지출 중심형”, “다양한 활동 지향형”의 4개의 유형이 도출되었다. 도출된 자료는 통계 처리를 위해 SPSS 22.0v 활용과 측정항목의 타당성 및 신뢰도를 검증을 요인분석 및 신뢰도 분석을 하였다. 요인 분석을 통한 군집 분석으로 외식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특성을 변수를 사용하여 분류할 수 있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외식업체 서비스를 분석하고 2030 세대가 이용하는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를 설문조사를 통해 “배달과 포장”을 선호함을 추출하고 이는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관계로 볼 수 있었다. 2030 세대의 서비스 선호도에 따라 식생활 라이프 스타일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요소와 소비지출패턴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요소를 결부한 관점으로 외식업 서비스의 동향에 대해 분석하고자 했다.

목차

요약
Abstract
1. 서론
2. 1인 가구의 증가에 의한 환경 변화
3. 소비 주체의 변화에 따른 외식업 서비스 변화
4. 결론
참고문헌

나건 교수의 전문 분야는 인간공학이다. 쉽게 말해 보기 좋고, 쓰기 좋으면서 가격을 합리적으로 맞출 수 있는 방법을 찾는 학문이다. 삶의 환경이 변하면 인간이 사용하는 물건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연구한다. 이들에게 트렌드(Trend, 경향)는 중요한 주제다.

그런데 ‘트렌드’는 실체가 있긴 한 걸까. 나건 교수는 1960년대 미국 사회학자 에버렛 M. 로저스(Everett Rogers)의 이론을 빌려, 시장은 이노베이터(2.5%)와 얼리어답터(13.5%)가 움직일 때 꿈틀댄다고 설명한다. 이를 유행이라 한다. 유행이 뒤따라오는 이를 움직일 때가 바로 트렌드다. 트렌드 가운데 생명력이 긴 것이 ‘메가트렌드’다. 나건 교수는 그 예로 1인 가구를 꼽는다.

 

학생들에게 직접 보고 듣는 디자인 리서치 요구

“메가트렌드라고 해서 1인 가구를 막연하게 분석하지 않았다. 1인 가구가 어떤 스타일로 소비활동을 하는지 분석했다. 디자이너 학생들이 도록을 살펴보는 데 그치지 않고, 논문과 문헌을 찾고, 물건을 보고, 사람의 생각을 듣는 디자인 리서치를 하도록 했다. 예컨대 통계청 인구 추이가 유지될 시, 미래학자들이 2300년이 되면 인구가 소멸되는 1호 국가가 대한민국이 된다고 하지 않는가.”

1인 가구는 배달을 선호한다. 배달을 편리하게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 ‘뜰’ 거라고 봤다. 지금은 수많은 앱이 명멸하고 ‘ㅂ’ 앱이 대세로 굳어졌다. 식당은 혼밥을 배려하는 1인석이 많아졌고, 편의점은 카페처럼 앉을 자리가 늘어났다. 선배가 밥을 사는 문화도 사라졌다. 지금은 실현된 이 모든 것을 논문에 담았다. 혼밥은 이제 분명한 메가트렌드다.

“For every trend that is counter-trend(모든 트렌드에는 반동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90%의 유행에는 10%의 반대가 있다. 시소놀이 끝에 어떤 흐름이 메가트렌드가 될지 본다. 그러나 흘러가는 세상의 흐름은 거역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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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요리하고, 소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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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먹방·쿡방은 여전히 우리나라 방송가의 트랜드다. 유행이 빨리 오고 빨리 가는 방송가의 속성에 비추어볼 때 먹방과 쿡방의 꾸준한 인기는 다소 의외인데, 이를 두고 한편에서는 푸드포르노라며 거부감을 드러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식생활 문화를 보급하는 데 큰 기여를 한다며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서울여자대학 언론영상학부 장윤재 교수와 김미라 교수「정서적 허기인가 정보와 오락의 추구인가: 먹방·쿡방 시청 동기와 시청 경험, 만족도의 관계」(『한국방송학보』, 30(4), 2016)는 여전히 인기 아이템으로 소비되고 있는 먹방과 쿡방의 시청 동기를 분석하고 “이러한 프로그램을 보면서 수용자는 실제 생활에서 발생하는 정서적 결핍에 대한 대리충족을 경험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시청 동기가 수용자의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그 과정에서 시청 경험이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를 설문조사를 통해 경험적으로 밝혀내고자 한다.”

 

먹방·쿡방의 시청 동기와
사회적 의미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마주치게 되는 먹방과 쿡방은 공중파, 케이블, 종편을 모두 합쳐 약 20여 개의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많고 지속적이라는 뜻인데, 먹방·쿡방의 이러한 열풍은 다양한 사회적 맥락에서 해석된다. 독신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 식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이런 방송을 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느낀다는 분석도 있고, “다이어트 압박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대리적 폭식(vicarious gluttony)’ 욕구를 충족”시킨다고 분석하기도 하며, 또는 “국가 전반의 경제 불황으로 인한 불행감의 확산, 제대로 된 요리나 식사를 할 여건이 안 되는 이들에게 이들 프로그램이 최소한 시각적으로 연회를 제공함으로써” 대리적 충족을 준다는 분석도 있다.

정답은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음식 소비 습관이 단지 생물학적 욕구와 결합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계급, 지리학적 지역, 국가, 문화, 젠더, 종교, 직업 간 경계를 특징짓는 것으로, 음식과 먹기의 의미·담론·관행을 문화적으로 상세하게 분석할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su_quote]이처럼 음식이나 먹기 행위가 사회 안에서 개인의 계급과 지위, 정체성과 문화를 구분 짓는 지표로 작용하는 만큼, 음식에 대한 사회적 태도는 특정 시기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su_quote]

 

 

우리나라에 불어닥친 먹방·쿡방 열풍도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사회적 맥락 안에서 인기 이유를 분석할 수 있는데, 이 논문은 설문조사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 이유에 접근해보려고 한다. 논문은 “먹방·쿡방 시청동기와 의사사회적 상호작용, 실재감, 시청만족도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먹방·쿡방을 시청하는 전국의 성인 남녀 66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남성 324명(48.4%), 여성 345명(51.6%), 그중 20대 131명(19.6%), 30대 140명(20.9%), 40대 135명(20.2%), 50대 134명(20%), 60대 이상 129명(19.3%)으로 참여 대상자를 선정했다.

설문 결과 먹방·쿡방의 시청 동기로 몇 가지 요소가 추출되었는데, “식욕 및 식사 과정에서의 상호작용에 대한 ‘대리 충족’, 프로그램의 예능적 요소 및 출연자의 매력과 관련된 ‘오락’, 요리 및 음식점에 대한 ‘정보 추구’, 그리고 습관적 ‘시간 보내기’ 등”이 포함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1인가구 거주자나 혼밥족이라고 해서 먹방·쿡방에 대한 시청 동기가 더 높지는 않았다는 점인데, 오히려 정보 추구 동기는 1인가구나 혼밥족이 아닌 이들에게서 더 높았다. 시청만족도에 있어서도 1인가구/혼밥족과 그렇지 않은 이들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주목할 점은 “식욕의 충족과 정서적 욕구의 충족이라는 두 차원이 각각 독립적 요인으로 추출될 만한 상이한 욕구들임에도 먹방·쿡방 시청자들에게서는 이 둘이 결합되어 하나의 동기로 묶였다”는 점이다. “인간의 생존과 생활을 위한 원초적인 행위이자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과 일상적 상호작용을 만들어내는 행위인 식사라는 의례가 억제되거나 불만족스럽게 수행될 때 생기는 결핍이 식욕과 정서 두 차원 모두에 개입”한 것인데, “먹방·쿡방은 이 양면 모두에 대한 기대 충족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리충족 동기는 의사사회 상호작용과 실재감이 중재하는 간접효과를, 오락 및 정보추구 동기는 직접/간접 효과를 모두 유발하며 만족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시간 보내기 동기가 높을수록 만족도는 낮았다.” 이 결과를 볼 때 먹방·쿡방을 보며 대리폭식을 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한다는 분석과,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이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기 위해 먹방·쿡방을 시청한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가 설득력이 있는 분석임을 알 수 있다.

 

“당신이 먹은 것이
곧 당신이다”

대리 충족과 만족도를 위해 먹방·쿡방을 시청한다는 분석이 일견 타당한 부분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선행 연구에서 제시한 것처럼 먹방·쿡방 열풍의 대표적이고 핵심적인 요인으로 단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su_quote]1인가구 거주자나 혼밥족에게서 이러한 대리충족 동기나 먹방·쿡방에 대한 시청만족도가 더 높게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점”이 그 이유인데, “이 결과를 보면 먹방·쿡방의 인기가 대리충족 동기와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물리적 또는 정서적 허기를 충족하고자 하는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개인차에 의한 현상일 뿐 1인가구나 혼밥족의 증가 등 사회문화적 변화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su_quote]

1인가구냐 혼밥족이냐의 문제보다 성별이나 연령, “음식 및 요리에 대한 관심 등의 선행변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 대리충족 동기보다는 오락, 정보 추구, 시간 보내기 동기가 더 크다는 점, 1인가구와 혼밥족이 아닌 함께 거주하고 식사하는 이들에게 정보 추구 동기가 더 높다는 점 등의 분석 결과로 미루어볼 때 먹방·쿡방 열풍은 요리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이나 필요(가족과 식사에 필요한 음식이나 요리 정보)에 의한 도구적 시청에서 연유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결과가 다소 의외라고 해서 이 논문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시청동기와 함께 신체적·정서적 허기의 대리충족이라는 먹방·쿡방 특유의 시청동기를 밝혀내고 이러한 시청동기와 시청 만족도가 그동안 논의되어왔던 정서적 허기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계량적인 방법을 사용해 확인함으로써 새로운 학술적 논의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 논문은 의미 있는 연구라 하겠다. 먹방·쿡방처럼 시청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으면서 다량으로 편성되고 지속적으로 소비되는 방송콘텐츠에 대한 분석은 “개별적 프로그램의 수용에 대한 이해라는 차원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수용이 이루어지는 사회문화적 맥락을 살핀다는 차원에서도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유명인들이 어떻게 먹느냐에 주목하고, 어떤 방식으로 요리하는지에 관심을 쏟고, 새로운 식재료와 스타 요리사에 큰 흥미를 보이는 현상에는 우리 사회의 욕구가 반영되어 있다. 요리를 하나의 문화적 트랜드로 소비하는 계층이 등장했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 혼술이나 혼밥을 하는 이들의 정서가 반영된 것일 수도 있으며, 음식의 질과 건강을 중시하는 식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현상일 수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었든 먹방·쿡방의 열풍은 우리 사회의 일면을 반영하는 것이며, 그 안에서 변화되고 있는 우리의 삶을 감지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You are what you eat”(당신이 먹은 것이 곧 당신이다)이라는 말처럼 먹는 행위와 관련된 그 모든 것은 어쩌면 우리의 가장 내밀하고 본능적인 모습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먹방·쿡방에 대한 과도한 소비가 우리 사회의 어떤 욕망을 대변하는지, 우리 사회의 어떤 사회문화적 변화를 보여주는지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은 우리 사회를 향해 던지는 또 다른 형태의 근원적인 질문인지도 모르겠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1인 가구와 방송 트렌드 변화: 먹방, 쿡방을 중심으로」
감형우, 2015, 『미디어와 교육』, 5(1), 152-171.

「’먹방’의 욕망에서 ‘쿡방’의 욕망으로」
노의현, 2016, 『문화과학』, 86, 356-376.

최은영 리뷰어  octovemb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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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전성시대: 혼자, 독신, 독거, 비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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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_note note_color=”#cfcfcc” text_color=”#000000″]DBpia Report, R은 2016년 논문이용 추이로 살펴보는 논문트렌드 분석기사를 (1) 사회과학 (2) 인문학 (3) 자연과학·공학  순서로 3부로 나눠 싣습니다. 2016년 1월 1일부터 12월 7일까지 DBpia에서 이용된 논문 중 상위이용 3만편을 대상으로 분석하며, 논문트렌드  2부 ‘2016 인문학 논문트렌드’ 문화부문을 소개합니다.
 
(1) 2016 사회과학 논문트렌드
     ① 정치
     ② 사회·경제
     ③ 노동 
(2) 2016 인문학 논문트렌드 
     ① 역사·철학
     ② 문화 
(3) 2016 자연과학·공학 논문트렌드 [/su_note]

 

r혼술, 혼밥 등 나홀로족이 점령한 도시는 다양한 빛들로 화려하게 빛나는 걸까 아니면 제각각의 미약한 빛으로 생존의 신호를 보내는 걸까. 이혼과 비혼이 당연한 시대, 심지어 황혼기의 ‘졸혼’까지 만들어내는 ‘혼자’의 욕구는 깊이 들여다봐야 할 우리 시대의 문화임이 분명하다. 1인이나 혼자, 독거 등의 키워드로 대략 150편에 가까운 논문이 찾아졌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su_pullquote align=”right”]혼술, 혼밥 등 나홀로족이 점령한 도시는 다양한 빛들로 화려하게 빛나는 걸까 아니면 제각각의 미약한 빛으로 생존의 신호를 보내는 걸까.[/su_pullquote]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에 전체 가구 중 4.8%에 불과했던 1인 가구가 1990년엔 9.0%, 2000년엔 15.5%, 2010년에는 23.9%로 급증했다. 10년 뒤엔 30%까지를 내다본다고 한다. 또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우 2015년 기준 1인 가구 비중이 27.0%에 이르며, 2인 가구까지 합한 미니 가구의 비중은 51.7%로 과반수를 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1인가구의 증가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까. 주택의 수요, 공간분포, 가구의 소비패턴, 통행패턴, 복지수요 등 많은 부분이 해당한다. 올해 논문 이용 트렌드로 볼 때 1인가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방송관계자들이었다. 3만 편의 논문 중 5위를 차지한 1인 가구와 방송 트렌드 변화(3,436회)가 가장 순위가 높았고, 1인 가구의 증가와 미디어 소비 행태 분석(160위, 844회)이 그 다음이다. 젊은 연예인들이나 셰프테이너들이 나와 펼치는 먹방과 쿡방은 전형적인 1인가구의 취향을 고려한 방송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1인 가구와 방송 트렌드 변화에 따르면 “끼니를 혼자 해먹어야 하는 1인 가구에게는 ‘오늘 뭐 해먹지’와 같은 고민이 큰 문제로 등장했고, 이는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쉽고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레시피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1인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바로 뒤따랐다. 1인가구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고 돈은 어느 정도 버는 사람들이냐는 의문이다. 1인 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과 변화(207위, 767회)에 따르면 단독가구는 여성, 청년층 및 노년층, 저학력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장년층 비중이 증가한다는 특징이 있다. 청년층 단독가구의 경우 고학력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는 결혼관의 변화 등에 따른 만혼화 현상과 학업이나 취업 등을 위해 결혼을 미루는 세태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소득 수준은 낮아 적자가구가 많았고, 2010년 기준 44% 정도가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1인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은 주거형태의 변화를 불러와 이와 관련된 논문도 많았고, 도시정책의 변화, 소형임대정책 공급을 늘리라는 복지 관련 논문, 공동주택인 셰어하우스의 디자인을 논하는 글도 자주 눈에 띠었다. 한편으로 비혼 1인가구의 결혼가치관의 변화를 탐색하는 글들도 많았다. 이들 논문을 보면 비혼 1인가구가 전통 가족관에서의 일탈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왔지만, 선후관계는 분명치 않았다. 즉, 혼자 살다보니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인지, 아니면 결혼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 혼자 사는 것을 선택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인과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1인가구 증가의 중심에는 여성이 있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여성에 대해 큰 기회비용을 요구하고 결혼에 실패했을 경우 치러야 하는 대가도 남성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비혼 1인가구의 사회적 관계 비혼 여성 1인가구의 사회적 배제에 관한 연구 등과 같이 비혼 여성의 다양한 실태와 심리상태에 대한 접근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 논문에 따르면 여성 1인가구는 사회적으로 배제되는 측면이 많은데, 특히 절친한 친구나 교제를 나누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 사람들과는 자연스럽게 교제를 멀리하게 된다. 관심사나 생활방식이 달라지면서 대화거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거환경에서도 열악한 상태에 놓여 있어 범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불어 빈곤하지 않았던 여성 1인가구는 병에 걸리는 경우 바로 빈곤 계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 간병이 필요할 때 배우자도 자녀도 없는 여성 1인가구는 경제적 빈곤뿐 아니라 유대의 결핍을 경험하게 된다. 이외에도 1인가구의 재무구조, 자살생각 등 1인가구 관련 논문은 그것의 증가에 대한 사회적 대응을 논하는 글이 많았다. 특히 ‘독거’라는 키워드로 검색된 36편의 논문 대다수는 ‘독거노인’에 대한 것이었는데 독거노인의 실태, 지원대책, 우울감, 건강상태 등이 주류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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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주제 논문
순번 발행기관명 간행물명 논문명 저자
1 한국교육방송공사 미디어와 교육 1인 가구와 방송 트렌드 변화 김형우
2 한국정보사회학회 정보사회와 미디어 1인 가구의 증가와 미디어 소비 행태 분석 홍성철
3 한국노동연구원 노동리뷰 1인 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과 변화 반정호
4 대한지리학회 대한지리학회지 1인 가구의 인구·경제·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성장패턴과 공간분포 이희연, 노승철, 최은영
5 한국디지털디자인협의회 디지털디자인학연구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을 반영한 외식업 서비스 방향 연구 박현우, 나건
6 충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사회과학연구 1인 가구의 주관적 삶의 만족감에 관한 연구 강은택, 강정구, 마강래
7 한국FP학회 Financial Planning Review 청년 1인 가구의 삶에 대한 연구 정순희, 임은정
8 한국인구학회 한국인구학 비혼과 1인 가구 시대의 청년층 결혼 가치관 연구 호정화
9 서울연구원 서울도시연구 서울시 1인 가구의 밀집지역 분석과 주거환경 평가 이창효, 이승일
10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국토계획 서울의 1인 가구 특성과 거주 밀집지역 분석을 통한 주택정책 방향 연구 이재수, 양재섭

 

 

‘이데올로기’로 분석되지 않는 현실 ‘정동’으로 분석한다

본격적 의미의 학문적 유행이라고 할 만한 것은 바로 ‘정동’(情動, affect)이다. 문학과 문화연구에서 지난 1~2년 사이에 심심찮게 나타난 용어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감정, 정서라는 단어와는 달리, 행동적 측면을 강화한 단어다. 정신분석 용어로서 정동은 의사가 관찰 가능한 환자의 정서다. 행동이나 표정으로 나타나는 정서 말이다. 그런데 요즘 유행하는 정동은 촛불시위의 정동, 어버이연합의 종북 히스테리에 나타난 정동 등 집단행동을 추동하고 그 행동을 유지하게 만드는 ‘구조화된 집단정서’를 의미하는 듯하다. 즉, 감정의 입장에서 포착한 행동이라고도 보인다. ‘이데올로기’로 설명이 되지 않는 작금의 현실을 분석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정동을 다룬 논문은 10여 편이었는데 가장 많이 이용된 논문은 혐오의 시대: 2015년, 혐오는 어떻게 문제적 정동이 되었는가(43위, 1,302회)다. ‘혐오’라는 감정을 단순한 감정으로 대할 게 아니라 예전의 이데올로기 대하듯 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울러 ‘정동’에 비판적 스탠스를 취한 논문들도 제법 살펴졌는데 정동과 이데올로기 정동 이론 비판 등 계급적 모순, 젠더적 모슨 등과 같이 선명한 사회문제를 정동이라는 문제틀이 흐려놓는다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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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은 파국론이다

‘정동’의 옆자리에 ‘헬조선’이 놓인다. 헬조선은 “한 사회가 작동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시스템과 그 시스템을 유지하는 정의와 윤리의 감정이 붕괴되고 있음을 청년 세대의 입을 통해 경고한 사회 체제 위기의 담론이다.”(이동연) “헬조선론은 한국사회의 수많은 ‘미개한’ 군상에 대한 박물지이며, 그 ‘미개한’ 행태에 관한 보고가 모여 거대한 자국혐오 정서로 발전한 담론”(박권일)이다.

헬조선과 유사하거나 인접한 보조 단어들로, ‘N포세대’ ‘노오력’ ‘지옥불반도’ ‘흙수저’ ‘우주의 기운’ 등이 있다. 관련 논문들도 꽤 순위에 들었다. 헬조선에서도 인간다운 삶이 가능할까에서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떼쟁이, 세금도둑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인간적인 삶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고통에 공감할 수 없는 ‘헬조선’의 우리들은 “예측하거나 상상하지 못한 비상식적, 비민주적 일들이 거듭 발생하는 현실을 견뎌내는 것도 이젠 지치고 힘들다”라고 한다. 가장 빛나는 인식은 박권일 씨가 쓴 ‘헬조선’, 체제를 유지하는 파국론에서 얻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기서 헬조선론이 왜 파국일 수밖에 없는지 논하고 있다. 물론 기성세대의 논리는 아니다. 그는 ‘마사 너스바움’의 논의를 빌린다. 너스바움에 따르면 ‘혐오’와 ‘분노’는 서로 다르다. 분노는 부당함에 대한 분개로서 대상에 다가가게 만드는 감정인데 비해, 혐오는 자신이 오염될 것이라는 불안과 그에 대한 거부를 바탕에 깔고 있다. 따라서 대상으로부터 멀어지려는 감정이다. ‘미개한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함축한 이러한 혐오의 감정은 ‘주체와 대상의 분리’에 기반하여 오염을 거부하고, 순수함과 완전함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며 결국은 타인뿐 아니라 자기에 대한 혐오까지 일으킨다. 그런 의미에서 파국론이다. “같이 죽고말자”라는 인식이 팽배한 이 담론지대는 “현실을 비난하면서도 현실을 바꾸려는 집단행동(과 선동)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헬조선’ 주제 논문
순번 발행기관명 간행물명 논문명 저자
1 새얼문화재단 황해문화 ‘헬조선’, 체제를 유지하는 파국론 박권일
2 새얼문화재단 황해문화 헬조선에서도 인간다운 삶이 가능할까 하승우
3 문화과학사 문화과학 헬조선의 N포 세대와 노력의 정의론 정정훈
4 새얼문화재단 황해문화 굿모닝 헬조선 김명인
5 참여연대사회복지위원회 월간 복지동향 헬조선을 이야기하는 것이 위험한가? 남기철
6 새얼문화재단 황해문화 [미디어] 헬조선을 심화시키는 언론 김서중
7 인천문화재단 플랫폼 고통에 공감할 수 없는 ‘헬조선’의 우리들 배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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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민주주의

1인칭 문화, 헬조선 담론이 ‘고립감’ ‘낭떠러지’ 같은 인식의 기반 위에 있다면 그 반대편에는 ‘촛불’이 있었다. 올 11월과 12월 전국 방방곡곡을 가득 메운 촛불은 ‘개인’이 아닌 ‘공동체’, ‘혐오’가 아닌 ‘분노’가 살아 있음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는 고대국가의 국경선을 ‘땅따먹기’ 수준으로 논하고 있었던 데 비해, 생활현장에서 공통의 문제의식으로 각개약진한 촛불은 성숙한 시민사회는 죽지 않았으며, 평소엔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지만 위기가 닥치면 집단지성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논문들에서도 촛불, 집회, 민주주의 관련 탐구가 눈에 띄게 많았다. 한국사회 집회∙시위문화의 변동과 특징 집회∙시위에 대한 경찰대응 기준과 개선방안 등 문화적 변동의 차원에서 짚거나, 이러한 변화에 따라 달라지지 못하는 경찰 대응을 문제삼기도 했다. 촛불이란 단어가 들어간 논문들은 인터넷 항의와 정치참여, 그리고 민주적 함의: 2008년 촛불시위 사례 등에서 보듯 새로운 정치참여 문화의 등장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본 글들이 많았다.

 

강성민 리뷰위원 paperf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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