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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pia 2017 올해의 논문 예술체육 분야 1위] 나건 홍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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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pia 2017년 올해의논문 예술체육 분야 1위는 나건 홍익대학교 교수의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을 반영한 외식업 서비스 방향 연구입니다. 나건 교수가 논문을 내놓을 2015년 당시에는 ‘혼밥’이 생소한 개념이었으나 지금은 메가트렌드가 됐습니다. 인간공학 전문가 나건 교수를 만났습니다.


“ ‘혼밥’ 문화는 거역할 수 없는 ‘메가트렌드’ ”

DBpia ‘2017 올해의 논문상’ 예술체육 분야는 나건 홍익대 교수(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의 ‘1인 가구의 소비 패턴을 반영한 외식업 서비스 방향 연구’가 꼽혔다. 논문을 내놓은 2015년 당시에는 ‘혼밥(혼자 밥 먹기)’이 생소했지만, 이제는 대세다. 그때부터 그는 1인 가구가 어떤 소비 활동을 하는지, 필요한 서비스는 무엇인지를 다뤘다.

초록

본 연구는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1인가구의 다른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외식업 서비스 이용에 관한 연구로, 식생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요소를 도출하고, 소비자의 소비지출패턴의 변화에 따라 외식 서비스 이용에 대한 차이가 있는지를 실증 분석하고자 하였다. 설문조사와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2030 세대의 식생활 라이프에 대한 요인분석 결과 “건강 추구형”, “유행 추구형”, “미각 추구형”, “안전추구형”, “편의 추구형”의 5개 요인이 추출되었고, 소비지출패턴의 유형으로는 “주거비지출 중심형”, “음식숙박지출 중심형”, “교통비지출 중심형”, “다양한 활동 지향형”의 4개의 유형이 도출되었다. 도출된 자료는 통계 처리를 위해 SPSS 22.0v 활용과 측정항목의 타당성 및 신뢰도를 검증을 요인분석 및 신뢰도 분석을 하였다. 요인 분석을 통한 군집 분석으로 외식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특성을 변수를 사용하여 분류할 수 있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외식업체 서비스를 분석하고 2030 세대가 이용하는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를 설문조사를 통해 “배달과 포장”을 선호함을 추출하고 이는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관계로 볼 수 있었다. 2030 세대의 서비스 선호도에 따라 식생활 라이프 스타일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요소와 소비지출패턴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요소를 결부한 관점으로 외식업 서비스의 동향에 대해 분석하고자 했다.

목차

요약
Abstract
1. 서론
2. 1인 가구의 증가에 의한 환경 변화
3. 소비 주체의 변화에 따른 외식업 서비스 변화
4. 결론
참고문헌

나건 교수의 전문 분야는 인간공학이다. 쉽게 말해 보기 좋고, 쓰기 좋으면서 가격을 합리적으로 맞출 수 있는 방법을 찾는 학문이다. 삶의 환경이 변하면 인간이 사용하는 물건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연구한다. 이들에게 트렌드(Trend, 경향)는 중요한 주제다.

그런데 ‘트렌드’는 실체가 있긴 한 걸까. 나건 교수는 1960년대 미국 사회학자 에버렛 M. 로저스(Everett Rogers)의 이론을 빌려, 시장은 이노베이터(2.5%)와 얼리어답터(13.5%)가 움직일 때 꿈틀댄다고 설명한다. 이를 유행이라 한다. 유행이 뒤따라오는 이를 움직일 때가 바로 트렌드다. 트렌드 가운데 생명력이 긴 것이 ‘메가트렌드’다. 나건 교수는 그 예로 1인 가구를 꼽는다.

 

학생들에게 직접 보고 듣는 디자인 리서치 요구

“메가트렌드라고 해서 1인 가구를 막연하게 분석하지 않았다. 1인 가구가 어떤 스타일로 소비활동을 하는지 분석했다. 디자이너 학생들이 도록을 살펴보는 데 그치지 않고, 논문과 문헌을 찾고, 물건을 보고, 사람의 생각을 듣는 디자인 리서치를 하도록 했다. 예컨대 통계청 인구 추이가 유지될 시, 미래학자들이 2300년이 되면 인구가 소멸되는 1호 국가가 대한민국이 된다고 하지 않는가.”

1인 가구는 배달을 선호한다. 배달을 편리하게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 ‘뜰’ 거라고 봤다. 지금은 수많은 앱이 명멸하고 ‘ㅂ’ 앱이 대세로 굳어졌다. 식당은 혼밥을 배려하는 1인석이 많아졌고, 편의점은 카페처럼 앉을 자리가 늘어났다. 선배가 밥을 사는 문화도 사라졌다. 지금은 실현된 이 모든 것을 논문에 담았다. 혼밥은 이제 분명한 메가트렌드다.

“For every trend that is counter-trend(모든 트렌드에는 반동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90%의 유행에는 10%의 반대가 있다. 시소놀이 끝에 어떤 흐름이 메가트렌드가 될지 본다. 그러나 흘러가는 세상의 흐름은 거역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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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요리하고, 소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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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먹방·쿡방은 여전히 우리나라 방송가의 트랜드다. 유행이 빨리 오고 빨리 가는 방송가의 속성에 비추어볼 때 먹방과 쿡방의 꾸준한 인기는 다소 의외인데, 이를 두고 한편에서는 푸드포르노라며 거부감을 드러내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식생활 문화를 보급하는 데 큰 기여를 한다며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서울여자대학 언론영상학부 장윤재 교수와 김미라 교수「정서적 허기인가 정보와 오락의 추구인가: 먹방·쿡방 시청 동기와 시청 경험, 만족도의 관계」(『한국방송학보』, 30(4), 2016)는 여전히 인기 아이템으로 소비되고 있는 먹방과 쿡방의 시청 동기를 분석하고 “이러한 프로그램을 보면서 수용자는 실제 생활에서 발생하는 정서적 결핍에 대한 대리충족을 경험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시청 동기가 수용자의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그 과정에서 시청 경험이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를 설문조사를 통해 경험적으로 밝혀내고자 한다.”

 

먹방·쿡방의 시청 동기와
사회적 의미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마주치게 되는 먹방과 쿡방은 공중파, 케이블, 종편을 모두 합쳐 약 20여 개의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많고 지속적이라는 뜻인데, 먹방·쿡방의 이러한 열풍은 다양한 사회적 맥락에서 해석된다. 독신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 식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이런 방송을 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느낀다는 분석도 있고, “다이어트 압박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대리적 폭식(vicarious gluttony)’ 욕구를 충족”시킨다고 분석하기도 하며, 또는 “국가 전반의 경제 불황으로 인한 불행감의 확산, 제대로 된 요리나 식사를 할 여건이 안 되는 이들에게 이들 프로그램이 최소한 시각적으로 연회를 제공함으로써” 대리적 충족을 준다는 분석도 있다.

정답은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음식 소비 습관이 단지 생물학적 욕구와 결합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계급, 지리학적 지역, 국가, 문화, 젠더, 종교, 직업 간 경계를 특징짓는 것으로, 음식과 먹기의 의미·담론·관행을 문화적으로 상세하게 분석할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su_quote]이처럼 음식이나 먹기 행위가 사회 안에서 개인의 계급과 지위, 정체성과 문화를 구분 짓는 지표로 작용하는 만큼, 음식에 대한 사회적 태도는 특정 시기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su_quote]

 

 

우리나라에 불어닥친 먹방·쿡방 열풍도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사회적 맥락 안에서 인기 이유를 분석할 수 있는데, 이 논문은 설문조사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 이유에 접근해보려고 한다. 논문은 “먹방·쿡방 시청동기와 의사사회적 상호작용, 실재감, 시청만족도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먹방·쿡방을 시청하는 전국의 성인 남녀 66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남성 324명(48.4%), 여성 345명(51.6%), 그중 20대 131명(19.6%), 30대 140명(20.9%), 40대 135명(20.2%), 50대 134명(20%), 60대 이상 129명(19.3%)으로 참여 대상자를 선정했다.

설문 결과 먹방·쿡방의 시청 동기로 몇 가지 요소가 추출되었는데, “식욕 및 식사 과정에서의 상호작용에 대한 ‘대리 충족’, 프로그램의 예능적 요소 및 출연자의 매력과 관련된 ‘오락’, 요리 및 음식점에 대한 ‘정보 추구’, 그리고 습관적 ‘시간 보내기’ 등”이 포함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1인가구 거주자나 혼밥족이라고 해서 먹방·쿡방에 대한 시청 동기가 더 높지는 않았다는 점인데, 오히려 정보 추구 동기는 1인가구나 혼밥족이 아닌 이들에게서 더 높았다. 시청만족도에 있어서도 1인가구/혼밥족과 그렇지 않은 이들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주목할 점은 “식욕의 충족과 정서적 욕구의 충족이라는 두 차원이 각각 독립적 요인으로 추출될 만한 상이한 욕구들임에도 먹방·쿡방 시청자들에게서는 이 둘이 결합되어 하나의 동기로 묶였다”는 점이다. “인간의 생존과 생활을 위한 원초적인 행위이자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과 일상적 상호작용을 만들어내는 행위인 식사라는 의례가 억제되거나 불만족스럽게 수행될 때 생기는 결핍이 식욕과 정서 두 차원 모두에 개입”한 것인데, “먹방·쿡방은 이 양면 모두에 대한 기대 충족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리충족 동기는 의사사회 상호작용과 실재감이 중재하는 간접효과를, 오락 및 정보추구 동기는 직접/간접 효과를 모두 유발하며 만족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시간 보내기 동기가 높을수록 만족도는 낮았다.” 이 결과를 볼 때 먹방·쿡방을 보며 대리폭식을 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한다는 분석과,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이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기 위해 먹방·쿡방을 시청한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가 설득력이 있는 분석임을 알 수 있다.

 

“당신이 먹은 것이
곧 당신이다”

대리 충족과 만족도를 위해 먹방·쿡방을 시청한다는 분석이 일견 타당한 부분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선행 연구에서 제시한 것처럼 먹방·쿡방 열풍의 대표적이고 핵심적인 요인으로 단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su_quote]1인가구 거주자나 혼밥족에게서 이러한 대리충족 동기나 먹방·쿡방에 대한 시청만족도가 더 높게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점”이 그 이유인데, “이 결과를 보면 먹방·쿡방의 인기가 대리충족 동기와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물리적 또는 정서적 허기를 충족하고자 하는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개인차에 의한 현상일 뿐 1인가구나 혼밥족의 증가 등 사회문화적 변화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su_quote]

1인가구냐 혼밥족이냐의 문제보다 성별이나 연령, “음식 및 요리에 대한 관심 등의 선행변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 대리충족 동기보다는 오락, 정보 추구, 시간 보내기 동기가 더 크다는 점, 1인가구와 혼밥족이 아닌 함께 거주하고 식사하는 이들에게 정보 추구 동기가 더 높다는 점 등의 분석 결과로 미루어볼 때 먹방·쿡방 열풍은 요리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이나 필요(가족과 식사에 필요한 음식이나 요리 정보)에 의한 도구적 시청에서 연유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결과가 다소 의외라고 해서 이 논문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시청동기와 함께 신체적·정서적 허기의 대리충족이라는 먹방·쿡방 특유의 시청동기를 밝혀내고 이러한 시청동기와 시청 만족도가 그동안 논의되어왔던 정서적 허기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계량적인 방법을 사용해 확인함으로써 새로운 학술적 논의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 논문은 의미 있는 연구라 하겠다. 먹방·쿡방처럼 시청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으면서 다량으로 편성되고 지속적으로 소비되는 방송콘텐츠에 대한 분석은 “개별적 프로그램의 수용에 대한 이해라는 차원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수용이 이루어지는 사회문화적 맥락을 살핀다는 차원에서도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유명인들이 어떻게 먹느냐에 주목하고, 어떤 방식으로 요리하는지에 관심을 쏟고, 새로운 식재료와 스타 요리사에 큰 흥미를 보이는 현상에는 우리 사회의 욕구가 반영되어 있다. 요리를 하나의 문화적 트랜드로 소비하는 계층이 등장했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 혼술이나 혼밥을 하는 이들의 정서가 반영된 것일 수도 있으며, 음식의 질과 건강을 중시하는 식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현상일 수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었든 먹방·쿡방의 열풍은 우리 사회의 일면을 반영하는 것이며, 그 안에서 변화되고 있는 우리의 삶을 감지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You are what you eat”(당신이 먹은 것이 곧 당신이다)이라는 말처럼 먹는 행위와 관련된 그 모든 것은 어쩌면 우리의 가장 내밀하고 본능적인 모습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먹방·쿡방에 대한 과도한 소비가 우리 사회의 어떤 욕망을 대변하는지, 우리 사회의 어떤 사회문화적 변화를 보여주는지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은 우리 사회를 향해 던지는 또 다른 형태의 근원적인 질문인지도 모르겠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1인 가구와 방송 트렌드 변화: 먹방, 쿡방을 중심으로」
감형우, 2015, 『미디어와 교육』, 5(1), 152-171.

「’먹방’의 욕망에서 ‘쿡방’의 욕망으로」
노의현, 2016, 『문화과학』, 86, 356-376.

최은영 리뷰어  octovemb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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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는 즐겁게 혼밥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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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우리 사회는 지금 ‘혼자’에 주목한다. 혼밥, 혼술, 1인가구, 비혼 등 혼자라는 것을 내세운 사회현상을 부각하면서 마치 이것이 새로운 세대, 새로운 문화의 등장인 것처럼 호들갑스럽다. 그렇다. “한국사회 4가구 중 한 가구가 혼자 사는 가구이다. 전체가구 중 1인가구는 23.9%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도시 서울 역시 혼자 사는 사람들이 24.4%에 달한다.” 그뿐만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사회 가구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여겨진 부모와 2명의 자녀로 구성된 4인 가구는 23.5%로 줄었다. 대도시 서울에서 혼자 사는 사람과 2인가구를 합한 소규모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에 이르는 47%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그 수치가 9%에 지나지 않았던 20년 전의 통계와 비교할 때 주목할 만한 사회현상이라 여길 만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1인가구, 혹은 소규모 가구의 급격한 증가에서 무엇을 읽어내고 있을까? 이 유의미한 수치에서 어떤 현재와 미래를 그려내고 있을까?

서울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 선임연구원 변미리의 「도시에서 혼자 사는 것의 의미: 1인가구 현황 및 도시정책 수요」(『한국심리학회지: 문화 및 사회문제』, 21(3), 2015)는 “싱글족, 고령 싱글족, 돌아온 싱글족 등으로 통칭되는 서울의 1인가구의 특성을 특정 코호트 또는 집단별로 현황 및 특성을 분석하고,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점증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논의”한다.

1인가구는
왜 증가하는가

1인가구 증가의 원인과 그에 따른 사회적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1인가구의 의미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논문의 필자는 “1인가구란 혼자서 살림하는 가구, 즉 1인이 독립적으로 취사, 취침 등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구를 의미한다”고 정의한다. 논문의 필자는 “향후에도 1인가구의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기에 “1인가구에 대한 사회경제적 특징과 형성 요인, 그리고 그들의 가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1인가구에 대한 연구 초점은 대부분 독거 노인에 대한 연구에 국한되어 있었다며, 다양한 형태와 여러 층위의 사회적 현상을 담지하고 있는 1인가구 집단에 대한 다각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 논문은 ‘서울’이라는 공간적 특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는 1인가구의 점유율과 증가세가 대도시 공간에서 가장 가파르며, 이들이 경제·사회·문화적 변화 양상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즉 도시에서의 1인가구 증가라는 새로운 문화와 가치가 “향후 서울의 도시사회문제와 도시정책에 새로운 방향을 요구하고” 있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대도시 서울에서의 1인가구의 증가 추세는 어떨까? “서울의 총 가구수는 2010년 기준 총 350만여 가구로 2000년 기준 308만여 가구에 비해 14% 가량 증가하였으나, 서울의 전체 가구 중 1인가구는 2010년 기준 85만여 가구로 10년 전인 50만 가구에 비해 거의 70%가량 증가하는 급속한 증가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는 설명하기는 어려운 복합적인 이유가 자리 잡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젊은 세대의 결혼관 변화에 따른 비(非)혼과 만혼의 증가, 한국의 교육환경에 기인한 기러기 가족 증가, 이혼․별거 등 경제적 빈곤함에 기인한 가족 해체 등에 기인한 비(非)자발전 독신층 증가, 그리고 고령화 진전에 따른 노인 독신가구의 증가 등 여러 요인들과 함께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1인가구를 ‘자발적’으로 선택했느냐,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차선’이었느냐에 대한 면밀한 검토는 1인가구의 증가를 통한 사회 정책의 변화와 대안을 논의할 때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혼이나 독신에 대한 개인의 가치관 변화와 개인주의의 확산으로 인해 자발적으로 1인가구를 선택한 집단도 있지만, 불안정한 경제 기반과 공동체의 붕괴, 가정의 해체 등으로 ‘1인가구’가 아니면 다른 대안이 없기에 1인가구가 된 집단도 분명 존재한다. 이 두 집단은 인적, 사회적 네크워크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본인의 선택으로 인한 자발적 1인가구는 일상생활에서 자신을 돌보고 지원하는 데 있어 친구들에게 높은 의존도를 보인 반면 비자발적 1인가구는 이러한 관계 형성에 미흡하였고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회적 네트워크도 찾지 못”하는 특성을 보인다. 많은 연구 결과가 “현재의 1인가구는 자발적 1인가구라기보다는 환경에 의한 비자발적 1인가구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1인가구’의 증가와 그로 인해 파생된 다양한 사회문화적 양상들을 새로운 개인과 문화의 출현이라는 틀로 바라보려 한다. 혼밥과 혼술, 식품시장과 가전시장의 변동 등 이들의 등장을 주로 문화적이고 경제적인 이슈로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다. 물론 비혼에 따른 ‘단독자’의 등장과 그들이 보수적인 우리 사회에 던지는 새로운 문화적·사회적 가치 변화는 분명 존재하며 의미 있는 흐름이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한쪽으로만 부각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서울의 1인가구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어질 수 있는 동질화된 집단”이 아니며, “또한 1인가구를 특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빈곤화된 계층’이라는 점이다. 흔히들 1인가구가 새로운 도시문화를 선도하고 현대적 가치를 담지한 신소비계층인 ‘골드세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1인가구의 대다수는 경제적인 이유, 실업의 문제, 가족의 해체 등 도시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내포한 채 힘겹게 살아가는 ‘사회정책의 대상’ 집단”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혼밥이 즐겁지 않은
1인가구를 위하여

“1인가구 문제의 핵심은 경제적인 측면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는 통계상으로도 드러나는데, “1인가구들의 현재 개인적인 고민거리에 대해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이 ‘경제 관련 문제’(61.4%)가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지적하였다. 다음으로 ‘건강’(26.2%), ‘노후 생활’(25.8%)이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자기 개발’(17.9%), ‘진로 선택’(17.7%), ‘본인 및 가족의 결혼’(17.2%)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혼밥과 혼술이 즐거운 ‘단독자’들은 기업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으며, 새로운 소비를 이끌 트렌디한 집단으로 각광받는다. 그리고 수많은 미디어는 이들이 남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우리 사회의 쓸데없는 눈치문화에 균열을 내고, 마침내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을 위해 인생을 즐기는 새로운 세대라며 이들을 요란스럽게 반긴다. 문제는 그러는 사이 “노동시장에 편입되지 못한 ‘산업예비군’ 그룹, 가족 해체, 중장년 실업 요인의 중첩으로 형성된 ‘불안한 독신자’ 그룹과 고령화 산물인 ‘실버세대’ 등이” 실종되고, “4인 가구 기준의 도시계획, 도시정책”에 대한 새로운 방향 정립이 논의의 대상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주거 공간 수요 증대, 싱글산업의 성장, 온라인 중심의 신 사회관계망, 가족관계와 가족가치 변화, 소비양식의 변화, 신 복지수요 등이 1인가구 증가에 따라 예상되는 도시사회구조의 변화 양상들”인데, 과연 우리 사회가 이러한 변화 양상에 발맞춰 새로운 복지정책과 사회정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되물어야 할 시점이다.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추를 균형 있게 맞출 필요가 있다. “우리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1인가구 증가 현상은 어떤 의미에서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세계화나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비정규직 확산과 자유로운 정리해고 같은 노동시장의 변화로 인해 생성된 침묵하는 1인가구를 복지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1인가구의 증가는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그 흐름 앞에서 우리는 “다양한 가구 형태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1인가구 문제의 핵심인 경제적인 문제를 쟁점화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그들이 처한 빈곤과 사회적 고립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을 논문

「우리나라 세대별 1인가구 현황과 정책과제」
강은나·이민홍, 2016, 『보건복지포럼』, 234, 47-56.

「서울의 1인가구 증가와 도시정책 수요연구」
변미리·신상영·조권중·박민진, 『서울연구원 정책과제연구보고서』, 230, 1-213.

최은영 리뷰어  octovemb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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