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vesting pond

logofinale우리나라의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어로기술의 발달과 선박의 대형화, 그리고 어장의 확대 등으로 인해 급격히 증가했으나 1990년대부터 감소의 길을 걸어왔다. 그 이유는 우선 배타적 경제수역의 선포에 따라 체결된 한·일, 한·중, 한·러 어업협정이 맺어져 기존 어장이 축소된 것에 있다. 하지만 더욱 근본적으로는 인접국 어선들과의 무분별한 경쟁조업, 연안생태계의 오염과 남획으로 인한 수산자원의 고갈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물고기 남획이나 연안생태계의 오염은 자원의 양적 감소뿐만 아니라 성숙어 비율의 감소와 서식처·산란장 파괴로 어획물의 영양단계를 감소시킨다. 즉, 질적 상태도 저하시킨다.

예전엔 흑산도에서 올라와 연평도까지 서해 전체를 경유하며 봄바다의 꿈을 구가했던 조기잡이를 떠올려보자. 지금은 남해 목포 먼 바다에서나 약간 잡히는 수준인데, 참조기들이 손바닥만한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조업이 이어져 조기들이 어린 상태에서 산란하고 결국 멸종 직전에 이른 실태를 떠올려보면 될 것이다.

처녀자원량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장창익·서영일·강희중한국 남해의 어획대상 환경수용량 추정 연구(『수산해양교육연구』, 29(2), 2017)에 따르면 수산자원을 평가하고 관리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는 자원량이 어떻게 변동하는가를 파악하고 그 자원에 가해지는 어획의 영향을 알아내는 것이다. 이러한 자원의 변동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자원의 어획 이전 상태인 처녀자원량 즉, 어획 대상 환경수용량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어획 대상 환경수용량과 최대 지속적 생산량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적정 어획 생산량을 알기 위해서는 어획대상 환경수용량carrying capacity을 알아야 한다.

1960년대 봄, 흑산도에 조기잡이 배들이 몰려 파시를 이루고 있다. 파시란 바다에 선 장을 뜻한다. 어부들이 오랫동안 조업하는 사이 섬 주민들은 뗏목으로 먹을 것과 술을 나르곤 했다.

논문에서는 어획대상 환경수용량(Exploitable carrying capacity, ECC)을 추정하기 위해 생태계 모델링 방법과 개체군 기반 분석법을 사용했다. 생태계 모델링에서는 먹이조성 등과 같은 생태학적 파라미터들을 입력한 다음 Ecopath 모델에서 남해 생태계의 구조를 분석한 후 시뮬레이션을 통해 순간어획사망계수(F)가 0일 때의 분류군별 자원량이 수렴하는 지점을 ‘환경수용량’으로 간주했다. 그 결과 남해 생태계의 어획대상 환경수용량은 4600만 톤으로 추정되었다.

기초생산력, 영양단계, 영양효율을 고려하여 대상 해역의 어업생산력을 개략적으로 추정하는 방법을 남해 생태계에 대하여 연근해 해역을 18만3700제곱킬로미터, 용승해역을 3500제곱킬로미터로 적용한 결과, 어류생산량이 1900만 톤으로 추정되었으며, 이 값을 Schaefer 모델에서 최대생산량을 ECC의 1/2 수준에서 얻을 수 있다는 가정을 통해 남해 생태계의 ECC가 3800만 톤으로 추정되었다. 이 값은 EMM으로 추정된 ECC 4600만 톤과 비교해 약 79퍼센트 수준으로 비교적 근사했다. 이러한 추정치의 차이는 Ryther방법에서는 대상해역의 평균 TL과 영양효율 값을 사용한 반면, EMM에서는 Ecopath로부터 추정되는 분류군별 TL과 영양효율값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통합생산량 분석법(HPM)에서는 최대 엔트로피 모델을 적용하여 어획대상 어종의 어획량과 표준화된 어획노력량 자료를 이용해 추정되는 파라미터 K를 환경수용량으로 간주하여 남해 생태계의 환경수용량을 5100만 톤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생태계 모델링 방법과 통합생산량 분석법의 환경수용량 추정치를 비교해볼 때, 통합생산량 분석법에 의해 추정된 값이 생태계 모델링 분석법 추정량보다 약 11퍼센트 많았다. 이 차이는 생태계 내 어종군간의 먹이관계를 고려한 EMM의 추정방법과 전체 어종의 자원역학만을 고려한 HPM 추정방법 자체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상대적으로 적은 가정과 파라미터를 사용하는 HPM의 환경수용량 추정치 5100만 톤이 보다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남해의 특수성 고려한
세분화된 파라미터들 마련해야 

모든 실험연구가 그렇듯 다음과 같은 한계도 지적된다. EMM에 사용된 입력 파라미터들에 대한 국내 연구가 부족해, 주로 외국 문헌자료를 참고했다는 점, 해양생태계에 중요한 위치에 있는 바다새에 대한 고려가 없었으며,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식물플랑크톤과 동물플랑크톤에 대한 분류군을 세분화 시키지 못했다는 점 등이다. HPM의 경우 모델의 입력자료로 사용된 통계청의 어획량 자료는 불법․비보고․비규제 (IUU)어업, 폐기량, 생계어업, 낚시, 갯벌체험 등에 의한 어획량 자료가 미포함되어 어획대상 환경수용량이 과소 추정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어획노력량 표준화시 연도별 어업성능 향상에 대한 해외의 기술계수를 우리나라 어선 톤수에 외삽함에 따라 어획노력량에 대한 신뢰성이 감소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문은 남해가 감당할 수 있는 어획량의 수준이 어떠한지 과학적 방법을 통해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강성민 리뷰위원  paperface@naver.com

<저작권자 © 리뷰 아카이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porter, R

깊.게 판 진짜 지.식 @깊지라고 불러주세요.

RRESEARCH, REPORT, LIBRARY의 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