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_frame align=”leftnone”]DBpia Report, R은 DBpia의 논문이용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월 한 차례 분석 기사를 게재합니다.
이번 10월은 10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한 달간 DBpia 논문 이용 순위 1위부터 1만위를 대상으로 분석하며,
모두 4부에 걸쳐 게재됩니다.
(1) DBpia 10월 이용통계 상위 1만편 논문 키워드 분석
(2) DBpia 10월 이용통계로 본 사상가, 문인, 영화감독
(3) DBpia 10월 이용통계로 본 인문학 트렌드
(4) DBpia 10월 이용통계 상위 100위 변동현황[/su_frame]
상위 1만 편의 데이터를 통해 어떤 사상가가 주요하게 ‘소비’되고 있는지 엿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가장 많이 등장한 사상가는 누굴까? 미셸 푸코가 13번으로 가장 많이 나온다. 한국 학계에 미치는 푸코의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은 듯하다. 푸코를 다룬 논문 중 이용 횟수가 많은 것은 주로 푸코의 ‘권력이론’이었다. 푸코가 말년에 추구한 ‘생명정치’를 다룬 논문은 3편이었는데 이용횟수가 적은 편이었다. 물론 생명정치 또한 권력이론의 한 양상인지라 푸코의 ‘권력이론’이 갖는 보편성을 생각해보게 했다. 푸코를 다룬 논문들은 주로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가령 아리스토텔레스도 7회 정도 등장하지만 주로 5000위권 밖에 위치한다. 플라톤도 9편이 보이는데 1700번째에 가서야 이름을 드러냈다.
푸코 다음으로는 칸트가 12회로 가장 많았고 마르크스는 『마르크스주의 연구』라는 학술지도 있지만 6편에 그쳐서 열독률이 떨어졌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니체 8회, 루소 6회, 헤겔 5회, 하버마스 5회, 벤야민 5회, 레비나스 4회, 아도르노 3회, 롤랑 바르트 3회 등으로 이어졌다. 비교적 최근 유행이라 할 수 있는 자크 랑시에르, 알랭 바디우, 지그문트 바우만, 슬라보예 지젝 등의 이름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랑시에르만 2회 나왔다. 이들 ‘신유행’ 사상가들은 낮은 연령층에서 주로 번역된 단행본으로 소비되는 듯하다. 전체적으로 볼 때 프랑스와 독일 철학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다. 구조주의와 후기구조주의도 아직 유용한 현실인식의 도구로 명맥을 유지하는 듯했다. 게오르그 루카치는 2번 나오는데 모두 『소설의 이론』과 연관해서였다. 루카치는 그 이론적 본령이 계급이론에 있지만, 오직 소설론으로만 기억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정치이론 분야에서는 여전히 존 롤스의 영향력이 컸고 6회 등장했다. 홉스 4회, 마키아벨리 3회로 뒤를 이었다. 한스 모겐소, 조지프 슘페터 등은 검색되지 않았다. 경제사상 분야에서는 케인스가 제법 나올 것 같았으나 1편에 그쳐서 의외였다.
맹자 뜨고 공자와 주희는 뒷전∙∙∙조선시대 사상가 정도전 유일
동양사상은 어떨까?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은 맹자로 4회였다. 특히 「맹자의 성선설 비판」 등 맹자의 사상이 갖는 논쟁적 측면에 관심이 있었고, 4편 모두 맹자의 도덕사상과 연관이 있었다. ‘도덕’과 ‘윤리’의 트렌드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 것 같았다. 공자는 2회에 그쳤고, 그 또한 중국의 부상에 따른 공자의 위상변화를 다룬 논문으로 사상적 탐구는 아니었다. 그 외에는 장자가 1회 나왔고 묵자, 순자, 주희(주자)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조선시대 사상가들 중에서도 퇴계, 율곡 등이 한 편도 검색되지 않았다. 사실 이들은 논문 생산량으로 굉장히 많은데, 이용은 거의 되지 않는 셈이니 학문과 독자의 괴리현상으로 생각해볼 문제다. 조선시대 사상가들 중에서는 정도전이 3회로 거의 유일했고 연암 박지원도 ‘유토피아 사상’ 1회였다.
세종∙정조 시대가 관심 많아
조선조 국왕 중에서는 세종과 정조가 5회로 가장 많이 등장했다. 논문으로 많이 다뤄지는 고종은 1회에 불과했다. 그 외에는 태조 1회, 태종 1회, 선조 1회, 광해군 2회였다. 내용을 살펴보면 세종은 한글창제와 관련된 논문이 2편, 세종 시대의 문화정체성 논란이 1편, 과학기술이 1편, 리더십이 1편이었다. 정조는 그 시대 재조명이 3편, 화성 행차 1편, 리더십이 1편이었다. 태조는 ‘왕자의 난’ 재검토로, 태종은 즉위과정, 선조는 당쟁, 광해군은 2편 모두 『한국사시민강좌』와 『한국인물사연구』에 실린 광해군 생애 설명 성격의 논문이었다. 즉, 통치군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다룬 경우는 세종과 정조가 유이하다고 하겠다. 그만큼 오늘날 두 국왕에 대한 사회적 니즈가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생존 작가는 ‘소설가’가 위주, 작고 문인은 ‘시인’ 위주
마지막으로 하나 살펴볼 것은 ‘문인’이다. 활동 중인 문인 중에서는 한강, 이청준, 김승옥, 양귀자, 공지영, 황지우, 박민규, 박범신, 김영하, 황병승이 10월 통계에 이름을 올렸다. 한강은 맨부커상 수상 이후 대중적 관심이 고조됐던 것이 반영된 것으로 짐작된다.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얘기로는 문학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문인으로 이청준이 거론되고는 하는데 「이청준의 서사적 정체성」 등 진중한 접근이 보여 이를 뒷받침했다. 나머지는 작품 속 특징 분석에 가깝다. 양귀자와 공지영은 여성소설 차원에서 다뤄졌고, 황병승은 ‘신드롬’ 차원에서 분석되었다. 박범신은 늙은 교수와 젊은 여성의 육체적 대화를 다룬 『은교』라는 파격적 작품 때문에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작고한 문인 중에는 윤동주와 김소월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다른 문인들을 멀찌감치 떼어놓고 있다. 활동 문인들이 주로 소설가인데 반해 작고 문인은 시인이 더 많다는 점이 일단 눈길을 끈다. 논문 편수는 윤동주 11편, 김소월은 7편이었는데 윤동주는 영화 「동주」로 인해서 더 관심을 받은 듯했고, 「별헤는 밤」 「서시」 등 대표작 분석과 ‘기독교적·신실한 자아’에 초점을 맞춘 글이 많았다. 김소월은 「진달래꽃」 재인식을 촉구하는 논문을 비롯해 다양하게 접근되었다. 흥미로운 건 김소월과 윤동주에 대한 접근에서 ‘슬픔의 미학’이라는 것이 공통되었다는 점이다. 그 외에는 정지용 5회, 염상섭, 김기림, 이상, 서정주 3회, 현진건, 김영랑, 조명희, 강경애, 이광수가 1회 등장했다. 작고 문인들은 시기적으로 보면 1930년대 모더니즘이 여전히 중심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감독 중엔 박찬욱∙봉준호 이름 올려
영화 작품은 「파수꾼」 「말죽거리 잔혹사」 「공동경비구역JSA」 「굿윌헌팅」 「겨울왕국」 「도가니」 「부러진 화살」 「롤라 런」 「Dressed To Kill」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해리포터 시리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광해」 「명량」 「7번방의 선물」 「암살」 「국제시장」 「변호인」 「트루먼 쇼」 「가족농구 선수단」(북한 영화) 등이 분석대상이 되고 있었다. 논문 한 편이 여러 편을 다루기도 해 절대적인 숫자가 많지는 않다. 복수로 나온 영화는 「공동경비구역JSA」가 3회, 「겨울왕국」 2회가 전부였다. 감독의 이름을 논문 제목에 내세운 경우는 박찬욱, 봉준호, 미야자키 하야오, 미셀 공드리가 있었는데, 이중 박찬욱과 봉준호 감독이 2회씩 언급되었고 「공동경비구역JSA」를 포함하면 박찬욱 감독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su_frame align=”leftnone”](1) DBpia 10월 이용통계 상위 1만편 논문 키워드 분석
(2) DBpia 10월 이용통계로 본 사상가, 문인, 영화감독
(3) DBpia 10월 이용통계로 본 인문학 트렌드
(4) DBpia 10월 이용통계 상위 100위 변동현황[/su_frame]
강성민 리뷰위원 paperf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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