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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우리나라에서 선거는 대통령, 국회의원 등과 같은 대의기관이 국민으로부터 통치의 정당성을 부여받음으로써 성립된다. 선거에는 가능한 한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공직선거법은 19세 이상의 사람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19세 미만의 청소년은 당장 밀접한 연관이 있는 학생인권조례 수립, 무상급식 찬반, 대학입시제도 변동 등의 사항을 결정할 때에도 개입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역사적으로도 볼 때에도 청소년들의 사회참여는 다른 연령대 못지 않게 적극적이었으며, 청소년 또한 대한민국의 구성원임에도 그 정치 참여가 부정되고 있는 상황이 민주주의에 부합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상경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청소년의 선거연령 18세 인하문제에 대한 소고」(『한양법학』, 2014, 11)를  통하여 이 의문을 조목조목 짚어보았다.

 

선거연령인하의
당위성

헌법재판소에서도 밝혔듯, 보통선거에서 선거권 연령 제한은 입법자가 그 나라의 역사, 전통, 문화, 국민의 의식수준, 교육적 요소, 미성년자의 신체적·정신적 자율성, 정치적 사회적 영향 등 여러 사항을 종합하여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전통적·관습적으로 변함없이 유지되어야 하는 부분이 아니라, 현재 사회의 세태에 맞게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즉 교육 수준과 국민의식이 높아지고, 정보화 시대로 나아가는 추세로 보아, 전통적인 성인의 연령은 정치 참여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된 주장이다.

 

각국 청소년의
참정권 현황

세계 각국의 추이를 보더라도, 본 논문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32개국 중 215개국에서 18세 이하로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전체의 92.7%에 달하는 수치이다. 눈에 띄는 것은 여기에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선진국인 국가와, 후진국인 국가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즉 선거 연령이 정치적, 경제적 안정이나 풍요로움과 상관없이 청소년을 국가구성원으로서의 의사결정주체로 인정하는 추세이다.

 

19세 이상으로 참정권을 인정하는 국가는 한국(19세), 아르메니아, 카메룬, 일본, 나우루, 대만(이상 20세), 피지, 쿠웨이트, 레바논, 말레이시아, 오만, 사모아,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솔로몬제도, 토켈라우, 통가왕국(이상 21세) 정도로, 17개국에 불과하다. 출처: 리뷰아카이브

 

이외에도 국제적으로 ‘청소년의 참여권 보장’에 관한 노력이 확산되고 있음도 주목해야 한다. UN에서는 1985년을 ‘세계 청소년의 해’로 선포하고 참여, 발전 및 평화를 주제로 선정하여 세계 청소년정책의 기본기조로 ‘청소년 참여’를 선택하고 ‘참여는 미래 사회를 형성하는 측면이면서 청소년의 권리이며 의무이다’라는 합의를 도출하였다. (377쪽)

 

헌법재판소의
결정

청소년 선거연령 인하에 대하여 항상 논란을 빚어온 것이 바로 ‘정치적 판단능력’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18세 이하로 참정권을 부여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며, 그러한 세계적 추세를 떠나서도, 청소년을 포함한 우리나라 국민의 정치적 의식수준도 크게 고양되었기 때문에 중등교육을 마칠 연령의 국민 역시 독자적인 정치적 판단 능력을 갖게 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들이 독자적인 정치적 판단능력이 있음에도 선거권 행사 연령을 19세 이상으로 정한 선거법 조항은, 18세 이상 19세에 이르지 못한 청소년들의 선거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현행 19세 선거연령
제한 논리의 부당성

먼저 기존의 연령에 따른 구분은 주관성, 임의성이 작용할 뿐, 실질적이고도 구체적인 권리배분의 형평성이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따라서 청소년의 개별적인 성숙 정도에 따라, 또 변화하는 사회 상황에 따라 연령기준을 적합하게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청소년의 개별적인 성숙도가 성인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논리에도 문제가 있다. 저자가 인용하는 경험적 연구 성과에 의하면 인지능력, 도덕성, 자율성 등의 측면에서 청소년의 능력은 성인 수준에 도달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그리고 청소년이 성인에 비하여 경험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주장에도 문제가 있다. 만약 그러한 이유로 청소년이 선택이나 결정시에 실수를 하기 쉽다고 그들에게 권리를 주지 않는 것은, 결국 경험을 통한 오류의 정정을 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므로 순환적 오류가 발생하게 된다. 그보다 잠재능력을 보유한 청소년을 미래 성인으로서 실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고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 오히려 중요한 것이다. (385~386쪽)

 

출처: 리뷰아카이브

 

선거연령 18세
확대 논리의 정당성

법적으로 따졌을 때에도, 의무와 권리와의 형평성, 다른 법령과 균형 차원에서도 선거권의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 병역 의무(병역법), 공무담임권(공부원임용시험령), 혼인(민법), 운전면허 취득(도로교통법) 등의 기준 연령이 18세인데, 이는 18세의 청소년들이 해당 행위들을 함에 있어서 충분한 판단력과 의식 수준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18세라는 연령을 기준으로 세웠을 것이다. 체계 정합성을 위해서라도 선거연령 역시 18세로 조정되어야 한다.

그렇게 선거 연령이 18세로 조정된다면 주권자로서의 청소년 시민 교육이 요구될 것이다. 책임 의식을 가지고 선거 참여를 통하여 사회 참여를 유도하고, 지식 중심의 교육뿐만 아니라 실제 지역 사회 참여, 다양한 사회인과의 소통, 이 모든 것을 통한 다양한 경험을 축척함으로써 주권자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참정권 확대의 역사로도 볼 수 있다. 시대가 변하고 청소년의 의식 수준이 예전에 비하여 고양된 측면이 있다면 그것을 반영하여 참정권 연령을 조정함으로써 청소년에게도 선거 참여의 권리를 부여할 만하다. 그것이 한 국가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음은 물론이다. 물론 이것이 단지 선거 계층의 양적 팽창을 위한 한 방편에 그쳐서는 안 되며, 청소년 참정권의 질적 성장을 위하여 국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과 청소년들의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청소년 참여권 연령에 대한 부모-교사-청소년간 인식 차이 연구」
김윤나, 2010,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민주주의와 인권 10(3), 353-381.

「청소년 권리 제한 논리의 부당성에 관한 고찰」
최윤진, 1999, 한국청소년개발원, 한국청소년연구 10(1), 5-23.

최종원 리뷰어  zwpow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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