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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박근혜 정부에서 실시한 대학구조조정 정책으로 인해 대학 사회는 큰 변화를 겪었다. 노중기 한신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논문 「박근혜정부 대학구조조정의 정치사회학(『경제와 사회』, 111, 2016)을 통해, 대학사회가 겪은 내적 상처가 심각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논문에서는 박근혜정부의 대학구조개혁정책의 핵심은 무엇인지, 정책에 대응하는 대학 현실과 그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무엇인가
왜 정부가 직접 정원 축소 방식을 고집하는가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된다.

첫째, 학령인구 감소에 대해 정부가 강압적 정원 축소 방식의 대학구조조정으로 대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시장에 맡기지 않고 직접 개입하는가?
둘째, 사회적 실천의 오랜 역사를 가진 한국의 지식인, 대학사회가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정부정책을 수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객관적 주체적 조건은 무엇인가?
셋째, 대학에 대해 역사적 규정이나 선험적 규정은 유의미한가? 대학은 비판적 지성의 자율적 공간인가 아니면 노동력 생산 및 공급기구인가? 또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로 사회세력관계의 제도적 응결물인가? 요컨대 대학은 무엇인가? (81-82쪽)

논문에서는 기본적으로 한국 대학의 구조조정 문제는 매우 복잡한 사회현상이며, 한국 사회의 다차원적 구조적 변수들이 깊이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그에 따른 ‘문제 제기’와 ‘가설적 설명 시도’가 이 논문이 시론적 성격임을 밝혀준다.

박근혜 정부 이전의
대학정책

대학구조조정 정책의 근원에는 1995년 김영삼 정부가 발표한 ‘5.31 교육개혁방안’이 있다. 이때의 신자유주의적 대학 정책들이 20년 간 대학을 크게 변화시켰다. 그러다가 2005년 무렵에는 정책적 실패, 학령인구 감소 등의 구조적 문제가 부각되었는데, 2004년 12월 노무현정부의 ‘대학 자율화 추진계획과 대학구조개혁 방안’으로 재정지원을 유인책으로 하여 국립대 통합 및 정원 축소, 사립대 정원감축 등이 대학에 강요되었다. 이것이 당근이라면, 이명박정부의 ‘대학평가’ 도입은 채찍이었다. 결과적으로 여러 시도가 있어왔지만, 법률적 근거 없는 대학의 퇴출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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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복잡하지 않은 방법 속의
숨은 의도

박근혜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정책은 별로 복잡하지 않게 전개되었다. 골자는 모든 대학을 평가하여 5등급으로 분류한 다음, 우수 등급 이하 대학들에 대해 차등적으로 정원을 감축하는 것이다. 필자는 그 과정에서 드러난 특징들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먼저 국가권력의 강압을 전제로 하여 대학 입학정원 감축만을 목표로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둘째로, 정원 감축을 위하여 다양한 정책 수단들(LINC, ACE, CK-Ⅰ, CK-Ⅱ, CORE 등)이 총동원되었다. 본래 독자적인 사업목적을 가지고 진행되던 재정지원 사업들이 구조조정사업의 일환으로 바뀌어버렸다. 셋째로, 대학특성별 분할 지배 방식을 체계적으로 사용하는 양상을 보인다. 즉 일반대/전문대, 국립대/사립대, 수도권대학/지방대학, 인문학/여타 응용학문 등 다양하게 구분하여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2014년 이후 청년고용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정책의 명분이 달라졌다. 결국 대학구조조정은 청년 일자리 문제를 개혁하는 정책수단으로 설정되고 선전되었다.

구조조정에 대한
대학의 저항

대학의 성격별로 그 저항 양상도 달랐다. 그나마 국립대, 소수 명문 사립대에서 저항이 일어났지만, 그 외에는 대체로 미미하였다. 물론 수도권 대규모 사학 중 중앙대나 인하대 등 재벌이 운영하는 일부사립대에서 2015년 유의미한 저항이 발생하기도 했다. 필자는 대학 정체성상 구성원들이 들고 일어서야 마땅함에도, 막무가내로 진행된 대학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저항 없이 관철되고 있는 현실에 의문을 품는다. 왜 그렇게 된 것인지.

정책 실행의 상황적 배경

① 청년 고용 위기와 학생운동 쇠퇴
실업난으로 인하여 학생들은 대학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기보다, 불안한 미래를 준비하는 데에 더욱 주력하게 되었다. 또한 대학 사회의 자율성의 상징인 학생운동이 점점 쇠퇴하면서 대학 사회의 자율성 또한 위축되었다.

② 권위적 교수 및 전근대 대학사회
현대 사회의 민주화는 이행되었으나 대학 사회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에도 주목하여야 한다. 이른바 인분 교수 사건이 대표적인데, 이를 통하여 대학 사회에 대한 비판적 여론 및 전통적인 모순은 그대로 남아있음이 확인된다.

③ 대학 지배 구조 고착화
국가의 대학 평가 정책도 대학 주체들이 무력하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구조조정, 성과연봉제, 재정회계 통제, 총장간선제, 권력 개입 등 여러 장치로 인하여 대학의 자주적 성질은 자연히 약화된다. 이에 더해 대학 내의 시간강사, 학생, 직원 등 이른바 지배자-피지배자 관계의 비문주성도 문제적이다. 나아가 각 집단들은 균열을 일으키고, 곧 이는 자유주의 대학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는 물적 토대와 연결된다.

지난 10여 년 간 국가, 재벌, 사학자본, 국민여론으로 결합된 구조조정 추동 세력은 매우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에 대해 대학 주체들의 대응과 연대 활동은 활발하였으나, 상대적으로는 미약하였다. 또한 대학 주체의 내부 균열은 정책 대응을 매우 어렵게 하게 된 요인 중 하나였다. 저자는 이와 같은 복합적 문제를 고려한다면, 정권 교체가 무조건적인 해답은 아니라고 보았다. 즉 정권 교체가 본질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안 대학체제를 논의할 때
대학이란 무엇인가부터

단기적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상황의 문제점을 충분히 지적하고 공유함으로써 주체들의 각성을 점진적으로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그 장기적 과제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대안 대학체제’의 정책 대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또한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제반 노력이 필요하다.
② ‘연대를 통한 대학 주체의 재구성’, 곧 비정규직이 없는 대학 사회를 건설하여 지식인 운동으로서의 주체를 재구성해야 한다.
③ 최종적으로 ‘21세기 대학공동체 재정립’이라는 현실적 과제로 나아가야 하며, 곧 현 시대에 ‘대학이란 무엇인가’라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대답을 구해야 한다. 나아가 새로운 대학·사회·인간의 관계를 제시하여야 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한국 대학구조조정의 형태 변화에 대한 연구」 
김일환, 2016, 경제와 사회』, 110, 201-238.

신자유주의 대학과 학력자본의 재생산
이동연, 2015, 문화과학』, 82, 12-38.

최종원 리뷰어  zwpow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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