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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박근혜 정권 지난 4년 동안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된 정책은 다름 아닌 노동시장 관련 정책이었다. 정권 초부터 공공부문 민영화 강행 등으로 노동계를 비롯한 여론으로부터 비판 받아온 박근혜 정부였다. 하지만 특히 작년 9월 노사정 합의(혹은 ‘야합’)로 상징되는 노동개혁(혹은 ‘개악’) 정책은 상당한 논쟁과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정부와 여당은 자신들의 노동시장 정책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주로 청년 일자리 창출 의제와 연관지어 해당 정책들을 설명했다. 흔히 말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청년 실업 심화의 근본적 원인이기에,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려면 해당 부분에 대한 개혁이 불가피하고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식적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연일 기록하고, ‘흙수저 계급론’ 등이 부상하는 오늘 청년 실업에 대한 대안이 제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히 맞다. 구의역 사고 등 청년들의 삶이 구렁텅이에 빠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 여러 차례 일어나기도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정부의 노동시장 정책이 청년 실업 대책이 맞냐는 비판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되었다. 오히려 노동조합과 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 조건을 떨어뜨리는 게 본질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정책들에 대해서는 파업이나 민중총궐기 등의 대중적 시위를 통해 반발심이 분출되어 왔다.(필자가 이 글을 기고할 즈음인 11월 30일 현재 민주노총은 정권퇴진과 정책폐기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그리고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는 필자는 김성희 서울노동권익센터 소장의  「박근혜 정부 노동개혁과 청년 실업:정책의 도구화와 반복되는 실패에서 벗어나기」 (『노동연구』, 31, 2015)를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2015년의 논문이라 최근의 유관한 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공공부문 성과연봉제와 관련된 내용이 다뤄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부의 노동시장 정책이 과연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인지에 관한 논의를 소개하기에는 크게 모자람이 없다고 판단되어 소개하고자 한다. 더욱이 꽤나 중요한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개혁’에 관한 논의가 본 웹사이트에 아직 소개된 바가 없는 만큼, 빠른 소개가 필요하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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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하반기 고용노동정책을 발표하고 있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대체 청년 일자리 정책은
어디에 있는가?

저자는 이 글에서 노동’개혁’과 관련된 정부의 정책들에 대해 자세히 분석한다. 저자에 따르면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합의문(안)-사회적 대타협’ 등을 분석했을 때, 정부가 포장하는 바와 달리 정작 청년 실업 해결책은 거의 제시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대부분의 조항은 노동조합이나 정규직 노동조합의 조건에 대한 내용이고 대부분 그 조건을 저하시키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결하고자 함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이는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꼴에 불과하다. 대기업 유노조 정규직 노동자들이 받아가는 몫을 청년 구직자에게 일부 떼어주겠다는 내용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그나마 기존에 안정적 조건을 제공하던 일자리마저 불안정노동으로 전락하여 오히려 전체적 노동조건의 ‘하향 평준화’가 유발된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정부의 노동시장 정책 하에서 그나마 청년 일자리와 직접적 유관성이 있는 내용은 직접적 일자리 제공과 취업 훈련과 관련된 항목들이다. 그러나 직접적 일자리 제공의 경우, 역대 정권들의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인턴 일자리를 더 많이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차지하고 있는데, 저자는 이와 같은 단기적 조처는 이전 정권에서도 시도되었으나 별 효과를 보지 못했고 현재적 관점에서도 그다지 유효성이 커보이지 않음을 지적한다. 시간제 일자리를 더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문제가 많다. 간호서비스 인력 등의 분야에서 고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 등은 구체적 인력 확충 계획이 없다시피 하다.

또, 일자리 훈련 지원도 빈약하기 짝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예컨대 사무직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워드 프로세서 등 기초적인 컴퓨터 활용 능력을 교육시켜주겠다는 정도이다. 필자는 이와 같은 정책들이 고학력 청년 유휴노동력의 취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이들이 받아온 교육 수준을 충분히 고려해야지, 단순 직무교육 정도만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이에 관련해서 필자가 한 마디를 덧붙이자면, 많은 경제학자들이 노동시장 미스매치를 지적하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서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창출하는 방안은 정부의 일자리 제공이나 취업 훈련 관련 대책에서 없다시피 하다는 점이 심히 우려스렵다. 그렇게 되면 미스매치의 해법은 주어진 조건에 청년 구직자들이 눈높이를 맞추는 것으로 강요되기 때문이다.

결국, 저자는 노동개혁의 초점은 청년 일자리 대책 마련이 아닌 유노조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조건 악화에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노동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박근혜 정부는 자신들의 노동시장 정책이 이른바 유연 안정성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폭로한다. 청년일자리 대책과 직접 연관된 항목은 아니지만 정부가 제시한 정책들을 살펴봤을 때 청년 구직자들에게도 불안정성이 가중되는 내용이 많다고 한다. 노동시간 연장을 허용하는 방안들, 비정규직 허용 폭 확대 방안들이 대표적으로 그러하다. 실업 보험 관련 정책 역시 보장성이 확대되는 방향이 아니라 적잖은 취약 계층의 수급 가능성을 제약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시되었다.

따라서 저자는 이 정책대로라면 한국의 고용체제(혹은 고용-복지 연계의 체계)는 ‘불안정성’에서 ‘사회적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이 아닌 불안정성의 유지와 심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노동시장이 매우 유연해서 ‘경제적 보호’조차 적은 상황에서 복지를 통한 사회적 보호의 강화 역시 진행되지 않을 터이니 말이다.(사족을 붙이자면, 경제적 보호와 사회적 보호가 모두 충분한 경우는 ‘완전 보호’로 분류된다.)

청년 실업 대책의
비용은 누가 져야 하는가

저자는 또한 정부가 표방하는 바와 달리 청년실업 대책에 실제로 투여될 것으로 계획된 정부 예산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런 예산이 늘어나야 단지 인턴 등 단기적 일자리의 제공이 아닌 안정적인 양질 일자리의 제공이 충분히 가능해질 것이다. 저자는 역대 정부가 안정적인 장기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별로 제시해본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서, 그와 같은 일자리 제공에 정부가 적극 나서는 것을 결코 ‘터부’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또한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인 기업에게 보조금을 주는 방향으로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고자 하는데, 저자는 이 접근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이는 실효성이 매우 떨어지는 정책이다. 기업들은 이미 존재하는 청년 고용 할당제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원금만 받아 챙기는 편법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해외의 우수 선례들을 따를 필요가 있다. 벨기에의 ‘로제타 플랜’처럼 오히려 청년 고용을 제대로 하지 않는 기업에 벌금을 물리고 그 돈을 일자리 창출에 활용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여러 재원은 기업들에게서 세금 등을 통해 징수해야 한다. 저자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책임 전가’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외에도 저자는 실노동시간 감축을 통해 일자리를 늘려서 실업자들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비정규직 관련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는 것이야 말로 청년 실업의 대안이라고 지적한다.

청년 실업의 진정한 대안

필자는 저자가 제시하는 비판과 대안이 대부분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다만 몇 가지 점은 더 구체화되어야 한다. 예컨대 이 글에서는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본적으로 기업들이 나서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필자는 이와 함께 공공부문에서의 일자리 창출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 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인력 충원을 제대로 하여 청년 일자리 창출에 직접적으로 기여해야 한다. 또, 저자가 우려하는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를 막으려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과정에 있어서도 기존에 취업한 노동자들의 임금 등 조건이 후퇴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보다 명시적으로 내세울 필요가 있다.

또, 보다 효과적인 비판을 위해서도 세 가지 제언이 있다. 첫 째는 노동시장 미스매치 관련 주장에 대한 반박이 강화되어야 한다. 물론 이 글에서 유관한 내용이 다뤄지기도 했고 필자도 관련하여 몇 가지 지점들을 덧붙이기는 했다. 하지만 노동’개혁’지지자들이 노동시장 매칭이론에 근거하여 미스매치를 매우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반박할 논거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로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 비판에 대한 문제다. 그것이 하향평준화로 이어진다는 점에 대한 지적은 전적으로 옳고 타당하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안, 즉 기존 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건비와 일자리를 줄이면서 그 몫을 청년 실업자들에게 나눠주는 방안이 애초에 얼마나 실현 가능성 있는 말인지 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부와 여당 그리고 기업주들은 이것이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은 청년 노동력과 기존 취업 노동력이 경제학적으로 볼 때 대체제 관계에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김유선 연구원(부소장)에 따르면 실증 결과 두 노동력은 오히려 보완재이지 대체재가 아니라고 한다. 따라서 기존 노동자들이 사라진 자리에 청년 실업자들을 앉히는 과정이 쉽게 되지 조차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논문으로 청년실업 문제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면 모자람이 있을 것이다. 여전히 노동개혁 정책과 관련된 현안들을 위주로 다루고 있을 뿐, 청년실업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 다루면서 그 대안을 논하고 있지는 않다. 차후에 이 지점들에 대해 보다 자세히 다루는 논문을 소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김종현 리뷰어  mrkim_sa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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