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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우리 사회는 지금 ‘혼자’에 주목한다. 혼밥, 혼술, 1인가구, 비혼 등 혼자라는 것을 내세운 사회현상을 부각하면서 마치 이것이 새로운 세대, 새로운 문화의 등장인 것처럼 호들갑스럽다. 그렇다. “한국사회 4가구 중 한 가구가 혼자 사는 가구이다. 전체가구 중 1인가구는 23.9%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도시 서울 역시 혼자 사는 사람들이 24.4%에 달한다.” 그뿐만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사회 가구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여겨진 부모와 2명의 자녀로 구성된 4인 가구는 23.5%로 줄었다. 대도시 서울에서 혼자 사는 사람과 2인가구를 합한 소규모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에 이르는 47%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그 수치가 9%에 지나지 않았던 20년 전의 통계와 비교할 때 주목할 만한 사회현상이라 여길 만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1인가구, 혹은 소규모 가구의 급격한 증가에서 무엇을 읽어내고 있을까? 이 유의미한 수치에서 어떤 현재와 미래를 그려내고 있을까?

서울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 선임연구원 변미리의 「도시에서 혼자 사는 것의 의미: 1인가구 현황 및 도시정책 수요」(『한국심리학회지: 문화 및 사회문제』, 21(3), 2015)는 “싱글족, 고령 싱글족, 돌아온 싱글족 등으로 통칭되는 서울의 1인가구의 특성을 특정 코호트 또는 집단별로 현황 및 특성을 분석하고,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점증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논의”한다.

1인가구는
왜 증가하는가

1인가구 증가의 원인과 그에 따른 사회적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1인가구의 의미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논문의 필자는 “1인가구란 혼자서 살림하는 가구, 즉 1인이 독립적으로 취사, 취침 등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구를 의미한다”고 정의한다. 논문의 필자는 “향후에도 1인가구의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기에 “1인가구에 대한 사회경제적 특징과 형성 요인, 그리고 그들의 가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1인가구에 대한 연구 초점은 대부분 독거 노인에 대한 연구에 국한되어 있었다며, 다양한 형태와 여러 층위의 사회적 현상을 담지하고 있는 1인가구 집단에 대한 다각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 논문은 ‘서울’이라는 공간적 특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는 1인가구의 점유율과 증가세가 대도시 공간에서 가장 가파르며, 이들이 경제·사회·문화적 변화 양상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즉 도시에서의 1인가구 증가라는 새로운 문화와 가치가 “향후 서울의 도시사회문제와 도시정책에 새로운 방향을 요구하고” 있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대도시 서울에서의 1인가구의 증가 추세는 어떨까? “서울의 총 가구수는 2010년 기준 총 350만여 가구로 2000년 기준 308만여 가구에 비해 14% 가량 증가하였으나, 서울의 전체 가구 중 1인가구는 2010년 기준 85만여 가구로 10년 전인 50만 가구에 비해 거의 70%가량 증가하는 급속한 증가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1인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는 설명하기는 어려운 복합적인 이유가 자리 잡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젊은 세대의 결혼관 변화에 따른 비(非)혼과 만혼의 증가, 한국의 교육환경에 기인한 기러기 가족 증가, 이혼․별거 등 경제적 빈곤함에 기인한 가족 해체 등에 기인한 비(非)자발전 독신층 증가, 그리고 고령화 진전에 따른 노인 독신가구의 증가 등 여러 요인들과 함께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1인가구를 ‘자발적’으로 선택했느냐,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차선’이었느냐에 대한 면밀한 검토는 1인가구의 증가를 통한 사회 정책의 변화와 대안을 논의할 때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혼이나 독신에 대한 개인의 가치관 변화와 개인주의의 확산으로 인해 자발적으로 1인가구를 선택한 집단도 있지만, 불안정한 경제 기반과 공동체의 붕괴, 가정의 해체 등으로 ‘1인가구’가 아니면 다른 대안이 없기에 1인가구가 된 집단도 분명 존재한다. 이 두 집단은 인적, 사회적 네크워크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본인의 선택으로 인한 자발적 1인가구는 일상생활에서 자신을 돌보고 지원하는 데 있어 친구들에게 높은 의존도를 보인 반면 비자발적 1인가구는 이러한 관계 형성에 미흡하였고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회적 네트워크도 찾지 못”하는 특성을 보인다. 많은 연구 결과가 “현재의 1인가구는 자발적 1인가구라기보다는 환경에 의한 비자발적 1인가구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1인가구’의 증가와 그로 인해 파생된 다양한 사회문화적 양상들을 새로운 개인과 문화의 출현이라는 틀로 바라보려 한다. 혼밥과 혼술, 식품시장과 가전시장의 변동 등 이들의 등장을 주로 문화적이고 경제적인 이슈로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다. 물론 비혼에 따른 ‘단독자’의 등장과 그들이 보수적인 우리 사회에 던지는 새로운 문화적·사회적 가치 변화는 분명 존재하며 의미 있는 흐름이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한쪽으로만 부각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서울의 1인가구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어질 수 있는 동질화된 집단”이 아니며, “또한 1인가구를 특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빈곤화된 계층’이라는 점이다. 흔히들 1인가구가 새로운 도시문화를 선도하고 현대적 가치를 담지한 신소비계층인 ‘골드세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1인가구의 대다수는 경제적인 이유, 실업의 문제, 가족의 해체 등 도시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내포한 채 힘겹게 살아가는 ‘사회정책의 대상’ 집단”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혼밥이 즐겁지 않은
1인가구를 위하여

“1인가구 문제의 핵심은 경제적인 측면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는 통계상으로도 드러나는데, “1인가구들의 현재 개인적인 고민거리에 대해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이 ‘경제 관련 문제’(61.4%)가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지적하였다. 다음으로 ‘건강’(26.2%), ‘노후 생활’(25.8%)이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자기 개발’(17.9%), ‘진로 선택’(17.7%), ‘본인 및 가족의 결혼’(17.2%)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혼밥과 혼술이 즐거운 ‘단독자’들은 기업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으며, 새로운 소비를 이끌 트렌디한 집단으로 각광받는다. 그리고 수많은 미디어는 이들이 남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우리 사회의 쓸데없는 눈치문화에 균열을 내고, 마침내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을 위해 인생을 즐기는 새로운 세대라며 이들을 요란스럽게 반긴다. 문제는 그러는 사이 “노동시장에 편입되지 못한 ‘산업예비군’ 그룹, 가족 해체, 중장년 실업 요인의 중첩으로 형성된 ‘불안한 독신자’ 그룹과 고령화 산물인 ‘실버세대’ 등이” 실종되고, “4인 가구 기준의 도시계획, 도시정책”에 대한 새로운 방향 정립이 논의의 대상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주거 공간 수요 증대, 싱글산업의 성장, 온라인 중심의 신 사회관계망, 가족관계와 가족가치 변화, 소비양식의 변화, 신 복지수요 등이 1인가구 증가에 따라 예상되는 도시사회구조의 변화 양상들”인데, 과연 우리 사회가 이러한 변화 양상에 발맞춰 새로운 복지정책과 사회정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되물어야 할 시점이다.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추를 균형 있게 맞출 필요가 있다. “우리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1인가구 증가 현상은 어떤 의미에서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세계화나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비정규직 확산과 자유로운 정리해고 같은 노동시장의 변화로 인해 생성된 침묵하는 1인가구를 복지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1인가구의 증가는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그 흐름 앞에서 우리는 “다양한 가구 형태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1인가구 문제의 핵심인 경제적인 문제를 쟁점화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그들이 처한 빈곤과 사회적 고립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을 논문

「우리나라 세대별 1인가구 현황과 정책과제」
강은나·이민홍, 2016, 『보건복지포럼』, 234, 47-56.

「서울의 1인가구 증가와 도시정책 수요연구」
변미리·신상영·조권중·박민진, 『서울연구원 정책과제연구보고서』, 230, 1-213.

최은영 리뷰어  octovemb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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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ought on “1인가구는 즐겁게 혼밥을 할까?”

  1. 1인 가구가 우리나라 만의 현상은 아닐 것 같은데, 해외에서도 관련 사례와 연구가 있는 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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