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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포켓몬 고’ 게임이 한국에 서비스 되면서, 다시 포켓몬 열풍이 불고 있다. ‘포켓몬 고’는 출시되자 마자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모기업인 일본 닌텐도사의 기업가치는 9일 만에 20조 원이 늘었다.

물론 ‘포켓몬 GO’ 열풍은 ‘포켓몬스터’라는 콘텐츠가 오랫동안 쌓아 올린 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에 더불어 다양한 기술 및 재미요소가 결합되었기에 세계인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재미요소 중 유난히 국내 언론의 주목을 끄는 것은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이다. 20년 전 세상에 선보인 이 기술은 교육, 전시, 의료, 광고, 쇼핑 등을 통해 생각보다 우리 일상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 또 그만큼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증강현실에 관한 많은 연구 논문 가운데 이동은 계원디자인예술대학 게임웨어과 전임강사와 함고운 이화여자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부 연구자의 시나리오 기법을 활용한 증강현실 서비스 발전 전망(『인문콘텐츠』, 17, 2010)은 SF문학적 상상력이 실제 서비스로 구현되는 장기적 미래를 예측했다는 점에서 다른 연구와 차별성을 갖는다.

 

“포켓몬 고Pokemon Go는 구글의 스타트업 컴퍼니로 시작해 독립한 나이앤틱(Niantic, Inc.)이 개발한 iOS 및 안드로이드용 부분 유료화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이다. 2016년 7월 6일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에서 출시되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큰 화제가 되었다. 이용자의 현실 공간 위치에 따라 모바일 기기 상에 출현하는 가상의 포켓몬을 포획하고 훈련시켜, 대전을 하고 거래도 할 수 있는 것이 이 게임의 특징이다.” – 위키백과 (사진 : YouTube ‘Pokemon GO – Get Up and Go!’ 영상 캡쳐)

 

증강현실 기술이
변화해 온 과정

증강현실은 사용자가 보고 있는 실제 세계 정보에 가상의 정보를 혼합하여 제시하고 사용자가 가상 객체를 조작하면서 컴퓨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메타버스Metaverse의 한 유형을 말한다. 일찍이 밀그램Milgram이 개념 정리한 혼합현실 세계에서도 증강현실은 현실세계에 더 밀접한, 실제 세계에 기반을 두고 2D와 3D그래픽이 첨가된 세계로 정의되었다.

무거운 장비를 짊어져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보편적인 기술로 인정받지 못하던 증강현실 기술은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PDA와 카메라폰, 그리고 무선인터넷의 등장으로 기술의 변혁기를 맞이한다. 특히 현실에 불러오는 가상의 정보가 그래픽 분야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디오적인 요소나 그 외의 촉각, 후각 등의 다른 감각까지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인간의 지각을 풍요롭게 하는 매체의 일환으로 주목 받게 된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단순한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유용성을 획득하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꾀하려면 산업 구조의 변화를 직시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때문에 본 논문에서 저자들은 산업의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때 많이 사용되는 시나리오 분석법을 활용해 증강현실 서비스의 발전양상을 살펴본다.

SF문학작품으로 본
증강현실의 미래

저자들은 시나리오기법을 활용해 증강현실 산업의 미래 예측을 하는데, ‘트렌드 분석’과 ‘이해관계자 분석’을 차례로 분석한다. ‘트렌드 분석’과 ‘이해관계자 분석’에서는 ‘불확실한 트렌드’와 ‘문제적 이슈’가 도출되는데, 저자는 이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을 SF문학에서 찾고자 한다.

SF의 대가 로버트 하인라인Robert Heinlein은 SF를 “실제 세계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과학적 방법론의 중요성 및 자연에 대한 이해에 굳게 기반한 실현 가능한 미래 사건에 대한 현실적인 예측”이라고 정의한다. 즉 저자들이 보기에 SF는 단순히 미래에 대한 허황된 이야기를 늘어놓는 공허한 것이 아니라, 현재와 과거의 과학적 지식에 작가적 상상력이 덧입혀진 합리적인 산물인 것이다. 이러한 전제를 근거로 저자들은 그렉 이건의 『쿼런틴』과 이케가미 에이이치의 『샹그리라』 등을 중심으로 SF작품 속에 어떤 미래 서비스들이 나타나고 있는가를 조사 및 분석함으로써 증강현실 서비스의 장기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요소를 도출한다.

 

감각의 확장으로서의 모드
『쿼런틴』, 그렉 이건, 행복한 책읽기, 2003

그렉 이건의 『쿼런틴』에 등장하는 모드mod는 나노머신으로 인간의 뇌신경을 재배선하는 형태로 뇌의 일부를 수정해서 제한적이나마 일종의 생체 컴퓨터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쿼런틴』의 주인공 닉은 모드를 사용해 이미 죽은 자신의 아내 카렌의 환영을 불러낸다. 즉 모드는 시신경뿐만 아니라 촉각을 포함하는 신경까지 모두 포함해 감각을 증강시킨 것인데, 작품 속에서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모드는 카렌의 환영 외에도 사용자의 기억과 자료간의 정보를 비교해 정리할 수 있는 ‘백룸 워커’, 머릿속의 플라네타리움으로 묘사되며 주위 경관이 바뀐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아스트랄 스피어’, 시가지의 최신지도 및 지리 정보를 제공하는 ‘데자뷔’, 사용자의 생화학적인 반응과 감각 처리 능력, 육체 반사, 코딩 및 통신 등을 조절하는 P1에서 P6에 이르는 ‘강화모드’, 사용자가 만난 인물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메타 신원조서’ 등이 있다. 『쿼런틴』에서는 이 다양한 모드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마인드 툴’이라는 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매체의 투명성을 높이는
인터페이스

이러한 감각의 확장으로서의 모드에서 관건은, 다양한 모드들을 조작하는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어떻게 되어있는가이다. 모드는 뇌에 직접 연결되어 있으므로, 사용자가 조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신체 외부에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모드 인터페이스의 입력은 생각만으로도 가능하다. 입력과 출력이 모두 사용자의 뇌와 신경중추에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현실과 더불어 증강된 정보들을 지각하기 위해 디바이스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그렉 이건이 상상한 것 정도는 아니더라도 현실에서도 증강현실 디바이스는 점차 사이즈가 작아지고 가벼워지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를 볼 때 저자들은 미래의 증강현실이 그렉 이건의 아이디어처럼 매체 투명성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포켓몬 고 플러스’ 역시 디바이스가 간소해지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출처: 리뷰아카이브
맞춤형 서비스로서의 의태재
샹그리라(SHANGRI-LA)는 이케가미 에이치의 과학 소설이다. 2008년 만화화되었고, 2009년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었다. 무대는 가까운 미래의 도쿄 도로, 이케가미 에이치의 작품 중 처음으로 오키나와 이외의 장소를 무대로 설정했다. – 위키백과 (『샹그리라』, 이케가미 에이이치, 열린책들, 2007)

소설 『샹그리라』에는 의태재擬態材라는 신소재가 등장한다. 이것은 프로그램 조작에 따라 자유자재로 형태, 질감, 색깔로도 바뀔 수 있는 소재로서 주로 국방성에서 무기로 사용된다. 정부군 소속의 구사나기는 의태재로 만든 의태장갑으로 융단의 무늬 패턴을 똑같이 구현해낸다. 의태재에는 나노 사이즈의 컴퓨터 칩이 들어가 있어 이 칩을 활용해 분자의 배열을 바꿔 공기를 뺀 대부분의 소재를 실재처럼 모방할 수 있게 된다. 이해관계자별 이슈에서 가장 활발하게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는 모바일 사업자는 하드웨어적인 한계를 뛰어넘어야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는데, 저자들은 소설과 같이 극단적인 크기를 의태하는 것은 무리지만, 의태재의 성질과 같은 다양한 사이즈로 변화할 수 있는 모듈을 개발할 수 있다면 실재감 있는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개인정보 보안

네트워크를 이용한 위치정보서비스와 관련된 증강현실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가장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는 개인정보에 관한 것이다. 증강현실 서비스를 통해 언제나 네트워크에 접속한 채로 생활하게 되면, 타인에게 자신의 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기 떄문이다. SF문학은 개인 정보 보안이 침해되면서 나타나게 되는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데, 특히 『샹그리라』에서는 개인 정보 조회 권한과 개인의 정보를 조작할 수 있는 권한 여부에 따라 그 사회 구성원의 신분이 계층화되어 나타난다. 『샹그리라』를 위시한 여타의 SF에서는 중앙 권력이 모든 개인의 정보를 소유하고, 엄격하게 계급별로 통제하고 억압이 일어나는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SF문학은 이런 억압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경고하는 반면교사의 역할을 감당한다고 할 수 있다.

『샹그리라』애니메이션 표지

 

본 논문은 미래 예측 기법 중 하나인 시나리오 기법과 천재적 미래 예측법을 혼합해 증강현실 서비스의 발전양상을 전망한다. 재미있는 것은 총 3단계 시나리오로 진행되는데, 2009년 아직 스마트폰이 널리 확산되기 전에 쓰여졌기에 1, 2단계는 스마트폰이 확산되어 초기 대중 중심으로 확산되는 시기로 보고 있으며, 2016년 현재 많은 부분이 구현되어 있는 상태다. 3단계 시나리오에 비로소 SF문학적 상상력이 실제 서비스로 구현되는 상태로 장기적인 증강현실의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피에르 레비는 가상을 현실real에 대립되는 것이 아닌 실재actual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정의한다. 저자들은 가상을 ‘여기 밖’에 존재하는 것이나 잠재 상태의 어떤 것으로 규정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현실의 객체가 ‘여기’에 존재하는 것처럼 증강현실 서비스의 가상 객체 역시 ‘여기’에 존재하며 실시간으로 재현되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미래의 증강현실 서비스는 가상과 실재를 나누는 이분법적 해석이 전복되고, 이 두 가지가 공존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SF문학이 예측하는 증강현실이 자연스러운 세계. 경계해야할 지점만 피해간다면 포켓몬 GO처럼 평소 즐기던 콘텐츠 혹은 일상의 재미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권성수 리뷰어  nilnil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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