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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1월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동부에 위치한 바킹 지역에 화물열차 한 대가 도착했다. 중국 저장浙江 성 이우義烏시에서 실어온 중국산 의류, 양말, 여행가방, 생활용품 등으로 가득 찬 40피트짜리 컨테이너 34개를 실은 이 열차는, 지난 1일 이우를 출발해서 영불 해저터널을 통과하는 1만2451킬로미터의 여정을 거쳐 바킹에 도착했다. 2013년 말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처음 제시한 ‘일대일로一帶一路(One Belt, One Road)’ 프로젝트가 현실화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화물열차는 컨테이너선에 비해 운송량이 작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고 보도했지만, 중국이 더 크게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은 중국이 꿈꾸어왔던 원대한 꿈이 실현됐다는 상징적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김옥준 교수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과 정치·경제적 함의: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축을 중심으로」(『국제정치연구』, 18(1), 2015)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의 의도와 그것이 포함하고 있는 정치·경제적 의미를 분석한다.

 

경제와 정치 패권을 노리는
동시 전략

“‘일대일로’구상에서 ‘일대’는 중국의 서부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연결하는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그리고 ‘일로’는 동남아와 서남아를 거쳐, 중동, 아프리카, 최종적으로 유럽까지 이어지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말한다. 그리고 이는 단순한 교역로의 의미를 초월하여 시장과 생산네트워크의 연결 및 통합을 의미한다. 따라서 교통과 통신, 그리고 산업기반 시설 구축뿐만 아니라 경제회랑 형성을 위한 제도와 기구의 정비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구상이다.”
막강한 경제력으로 세계경제를 주무르고 있는 중국은 경제대국을 넘어서 정치적 리더십까지 발휘하고 싶어 한다. 그런 원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바로 신 실크로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인데, 중국은 이 신 실크로드 전략이 “시진핑 지도부가 향후 10년간 추진할 초대형 프로젝트이며, 대외진출과 내부 개발을 결합한 개념”이라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주변국들의 반발을 우려해 정치적 야심은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중국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내부의 복잡한 정치적 문제를 봉합하고, 세계 금융 중심지로 거듭나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공동벨트를 구상함으로써 정치적으로도 세계 위에 군림하고 싶어 한다.

일대일로의 출발점이 되는 중국 서부지역은 신쟝 위구르지역의 분리독립운동과 더불어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다. “상대적으로 발전에 소외된 내륙과 서부지역 주민들의 괴리감과 불만은 이들의 종교, 민족문제 등과 연계되면서 중앙으로부터의 분리독립운동으로까지 발전했으며, 이는 곧 테러로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소수민족과 한족 간의 뿌리 깊은 갈등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의 상태로까지 치닫고 있다. 일대일로 전략은 서부지역이 내재하고 있는 이러한 극단적 갈등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이다. 서부지역의 개발전략을 통해 심각한 부의 편중을 완화하고 경제적 활성화를 통해 정치적 갈등을 완화해보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중국은 2014년 8월 초 낙후한 서북부 5개 성省, 산시陝西 성과 닝샤寧下 회족자치구, 간쑤甘肅 성, 칭하이靑海 성, 신장新彊 위구르자치구 등을 ‘실크로드 경제벨트 핵심지역’으로 선정하고, 이들 성을 실크로드 경제벨트로 연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 지역은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축을 통하여 중앙아시아로 통하는 인프라 투자와 물류망을 구축하여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며, 실크로드 경제벨트가 관통하는 거점지역으로서 서부 대 개발에 이어 또 한 번의 발전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라고 중국 정부는 기대한다.

일대일로는 심각한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급의 불균형문제에 봉착해 있는 중국의 경제 여건을 구조조정하는 일환이기도 하다. 성장이 둔화되고 산업구조가 개편되는 등의 변화로 중국경제의 고속성장은 종말을 맞았다는 평가가 많다. ‘일대일로’는 이런 변화의 시대를 맞아 “구조조정정책의 새로운 전환을 의미한다. 즉 해외수요확대를 통한 과잉산업의 새로운 구조조정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즉 중국 내의 과잉산업에 대한 공급을 축소함과 동시에 대외수요를 확대시켜 공급 축소와 수요 확대의 양방향성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4조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활용하여 전후 미국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을 통해 지배하고 있는 세계 금융질서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금융대국으로의 부상과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구하고 있다.” 일대일로 전략 과정에서 추진되는 인프라 사업은 그 규모가 방대하여 이를 지원하는 금융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한데, 그 과정을 통해 금융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독주곡이 될 것인가,
세계의 합창곡이 될 것인가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이 팍스아메리카에 도전하기 위해 유라시아대륙과 유럽을 더해 만든 팍스시니카의 새로운 지도다. 따라서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단순히 중국의 경제권 확대만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2049년까지 중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강대국으로 가기 위한 경제·정치외교·안보를 아우르는 장기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44억 인구의 경제 영토를 육상과 해상 인프라를 통해서 통합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아시아 지역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아시아 회귀’를 선언하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의 대중 포위망을 타파하는 동시에 자신을 아시아의 패권적인 지위에 올려놓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다.”

개발이 시급하지만 인프라가 부족해서 좀처럼 경제 발전에 박차를 가하지 못하는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지역 등은 중국의 자본에 눈독을 들이면서 일대일로 전략에 적극 동참하게 될 것이고, 중국이 주도권을 쥔 경제적 규합은 미국의 반발과 두려움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것이다. 경제 강대국의 지위와 글로벌경제에서 중국의 역할이 확대된다는 것은 중국이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계 리더로 자리매김한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일대일로 전략을 볼 때 중국은 태평양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피하면서 주변국과의 경제적 통합을 통하여 유라시아대륙을 중국 중심의 권역으로 만드는 우회로인 서진전략을 선택함으로써 미국과의 충돌 가능성을 최소화하였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와의 주도권 경쟁에서는 실크로드 경제벨트 프로젝트와 관련되어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할 때 중국의 판정승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전략은 다차원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광범위한 경제벨트 구축이 중국 국내의 공급과잉문제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중국의 경제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은 분명하다. 또한 실크로드 경제벨트 프로젝트에 가장 직접적인 수혜자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지역일 것이다. 실크로드 경제벨트의 출발점이 되는 이 지역에 대한 대규모의 인프라 투자는 중국이 지금까지 풀지 못하고 있었던 신장 지역을 포함한 서부지역의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의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이것은 곧 중화주의의 재현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의 전략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강대국들이 우려하고 있는 점도 바로 이것이다. 이런 타국의 의심과 우려를 의식하고 있는 중국은 “‘중국의 꿈’이라는 용어를 비교적 자제하고, ‘유라시아대륙의 전체적인 부흥’, ‘세계 각국과의 공동이익’ 등 전체의 이익을 힘주어 언급”한다. “자국의 주도권에 대한 타국의 민감성을 희석시키고, 전 세계를 아우르려는 의도인 것이다. 또한 ‘일대일로’ 구상이 주변국과 관계국들 간의 문화 교류를 촉진하고 공동의 번영을 모색하는 윈-윈 전략임을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사를 통해 강력한 보호주의무역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로써 위대한 미국, 퍼스트 미국을 부르짖는 트럼프의 구호는 위대한 중국을 외치는 시진핑의 구호와 세차게 부딪칠 위험이 높아졌다.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 미국과 러시아의 돈독해진 유대관계가 세계질서를 어떻게 재편할지 알 수 없는 예측 불가능의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은 “일대일로는 독주곡이 아니라 합창곡”이라고 언급하면서 “문명 간에 우열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특징이 있을 뿐”이라며 “무릇 천지에 똑같은 것이 없는 것은 자연의 이치夫物之不齊, 物之情也”라는 의미의 맹자 구절을 인용”함으로써 자국의 야심을 온화한 미소 뒤에 감추었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보호무역을 주창하고,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있는 트럼프를 상대로 그 온화한 미소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토록 치열한 강대국들의 이권 다툼 속에서 우리는 어떤 전략적 태도를 취해야 할까. 사드 배치 문제를 거울삼아,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중국의 서진전략과 일대일로: 아시아 협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는가?」
이남주, 2015, 『황해문화』, 89, 34-50.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에 대한 전망 분석: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주용식, 2015, 『국제정치연구』, 18(2),169-190.

최은영 리뷰어  octovemb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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