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티크 47호  ©le monde diplomatique

logofinale거시경제에서의 국민소득 항등식은 세 부문으로 구성된다. 국민소득(Y)=소비(C)+투자(I)+정부(G). 이는 폐쇄경제를 가정한 것인데, 여기서 세 부문은 각각 거시경제에서 주요한 경제주체의 지출을 나타낸다. 가계의 소비, 기업의 투자, 정부의 지출이 그것이다. 이 단순한 항등식을 살펴보면 국민소득을 증진시키는 것이 소비와, 투자, 그리고 정부 지출의 증가라는 것을 간단하게 확인해 볼 수 있다. 가계부채는 특히 가계의 소비 부문과 관련이 깊다. 오늘날 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가장 중요한 경제문제 중에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을 주지하자. 심지어 이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출범 당시 첫번째 경제공약이기도 했다. 당시 가계부채에 대한 문제의식은 지금처럼 대두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어떤 신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중대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가계부채는 소비에 어떤 영향을 줄까. 우리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가계부채의 증가는 가계의 총자산을 증가시켜 유동성을 확보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레버러지 효과(지렛대 효과라고도 하며, 자산투자로부터의 수익 증대를 위해 차입자본(부채)을 끌어다가 자산매입에 나서는 투자전략을 총칭하는 말)는 가계의 소득을 증진시키고, 소비를 활성화시킬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가계부채가 일정부분 이상으로 상승하게 되면, 그만큼 순자산 대비 부채의 비율이 증가하여 파산위험이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경제의 여러가지 부정적인 기대는 그 자체로 소비를 위축시킬 수도 있으며, 더불어 금리인상으로 인해 금융비용을 증가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두 가지 경우에 대한 논문은 각각 존재한다. 이를테면 Dean(2000)은 가계부채의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하였고, Guy(2004)는 반대로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주목한다. 이러한 상이한 효과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가계부채가 여러 다른 거시경제변수들 간의 복잡한 관계들에서부터 기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계부채와 거시경제변수들은 어떤 관계를 가지는 것일까. 김우석, 임인섭, 오현탁의 논문 「거시경제변수와 가계부채의 동태적 관계 분석」(『한국산업경제저널』, 5(2), 2013)은 2003년 10월부터 2012년 8월까지의 월별자료를 통해서 가계부채가 거시경제변수와의 동태적 관계를 분석한다. 분석대상은 물론 한국경제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한국경제 가계경제의
현황과 추세

<표 2.1>은 2011년도 가계자산을 나타낸 것이다. 실물자산(금융자산을 제외한 자산으로 건물 토지 등의 부동산과 도로, 자동차 등 운송장비, 기계류, 생물자원, 연구개발물, 토지, 지하자원 등을 포함한다), 특히 그 중에서도 부동산이 차지하는 크기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와는 상대적으로 다른 것이다. 금융자산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실물자산 그 중에서도 부동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른쪽의 부채항으로 보면, 금융부채가 67.9%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담보대출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2.1>은 가계신용(일반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나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하고 진 빚을 모두 합해 일컫는 말) 추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감소폭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드물고 미미하게 존재하고,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림 2.2>와 <그림 2.3>은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를 나타낸 것이다. 신규와 잔액 모두 고정금리는 점점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변동금리는 점점 하락하는 추세가 관찰된다. 하지만 잔액기준으로 볼 때, 변동금리가 하락하는 추세이기는 하나 여전히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금리변동이 향후 가계부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3.1>은 주택매매가격지수와 주택전세가격지수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이기는 하나, 어느정도 등락이 발견된다. 주택매매가격지수의 경우 2006년 이후로 급상승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가 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이후에는 잠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주택매매가격지수와 주택전세가격지수 모두 다시 상승한다.

벡터자기회귀모형(VAR)을 통한 분석결과
: 충격반응함수

벡터자기회귀모형은 크리스토퍼 심스Sims가 제안한 것으로, 시계열 데이터의 자기상관성을 활용하여 분석하는 계량경제학적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계열 데이터에 단위근이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데, 본 논문에서는 ADF 단위근 검정을 통해서 시계열 변수를 1차 차분하여 단위근을 없앤다. 또한 VAR모형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적정시차가 얼마인지를 검정해야 한다. 본 논문에서는 SBIC 기준을 토대로 적정시차를 1로 두고 VAR모형을 추정한다. 다음은 ADF 검정 이후 실시한 본격적인 VAR모형의 추정 후 도출된 충격반응함수를 그래프로 표기한 것이다. 충격반응함수는 변수와 변수 사이에 동태적 관계를 보여주는데, 특정변수가 1단위 증가하는 충격을 부과했을 때 다른 변수가 어떤 영향을 보이는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때 기호는 각각 다음을 의미한다. BK(가계대출), NBK(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BKI(예금은행 가계대출금리), NBKI(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금리), HTPI(주택매매가격지수), HCPI(주택전세가격지수), CPI(소비자물가지수).

먼저 소비자물가지수는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에 모두 영향을 주지만, 각각의 반응은 다소 상이하다. 먼저 예금은행에 비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에는 더 늦게 영향을 주지만, 더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 한편 주택매매가격지수와 주택전세가격지수는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 주택매매가격지수에 비해 주택전세가격지수는 가계대출에 상당히 큰 영향을 준다. 이는 경기침체로 가계의 주거형태 선호가 주택매입보다는 전세를 더 선호하는 것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금리상승은 가계대출을 하락시키는데,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모두 그렇다. 다만 예금은행의 경우 완만하고 지속적인 하락이 감지되는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에는 급격하고 상대적으로 일시적인 하락이 감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경제의 가계부채 문제와
논문의 한계

가계부채 문제는 오늘날 한국경제의 제 문제에서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공공연하게 인정되고 있다. 이는 부동산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의 문제와 함께 소득대비 부채비율의 증가, 가계부채의 총량규제 등 다양한 논점이 복잡하게 결합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벡터자기회귀모형을 통해서 가계부채가 다른 거시경제 변수와 어떤 동태적 관계를 가지는 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특히 여러 거시경제변수들 중에서도 물가지수나 주택가격지수 등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설정은 본 논문에서 언급된 소비문제나 다른 주요한 거시경제변수를 전혀 고려한 것은 아니다. 또한 벡터자기회귀 모형에 있어서도, 식별문제를 고려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 제시한 충격반응함수는 여러 변수들의 피드백 효과가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변수의 순수한 효과를 추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 또한 논문의 한계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박알림 리뷰어  allimp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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