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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한류를 등에 업고 한국문학의 해외수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에도 많은 소설이 소개되었는데 최근 중국 번역 한국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을 리뷰해주는 논문이 발표되어 눈길을 끈다. 이화여대 강경이 씨의 「한국번역문학에 대한 중국 현지 독자들의 반응 연구」(『번역학연구, 17(5), 2016)가 그것이다.

강씨는 논문에서 3편 이상 중국에 번역된 작가들을 리스트로 만들어 독자리뷰의 숫자를 비교해보았다. 최근 10년, 즉 2007~2016년까지 중국에서 정식 출간된 작품 편수가 3편 이상인 한국 작가는 은희경, 신경숙, 박완서, 김주영, 김영하, 공지영, 박범신, 천명관, 김애란, 한강 등 10명이었다. 그중에서 공지영(7권), 신경숙(6권), 김영하(5권)의 순서로 많이 소개되었다.

분석하게 될 온라인 서평들은 중국 최대의 도서, 영화, 음악 리뷰사이트로 꼽히는 ‘더우반닷컴(豆瓣ㆍwww.douban.com)’ 내 ‘더우반독서(豆瓣讀書)’ 카테고리에서 추출하였다. 더우반닷컴은 이용자 제작 콘텐츠 기반의 커뮤니티 사이트로 온라인 회원들이 도서, 영화, 음악에 대한 평점을 매기거나 관련 평론을 자유롭게 발표할 수도 있고, 타인의 추천 콘텐츠들을 검색할 수도 있다. 그 중 도서 분야를 특화한 ‘더우반독서’는 도서와 관련된 제반 정보들을 상세하게 제공하는 전문 독서사이트이며, 중국 내에서 방문자 수가 가장 많은 커뮤니티다. 이처럼 중국 현지에서 실질적인 영향력과 신뢰도를 지닌 온라인 독서사이트라는 점, 판매 기반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독자의 순수한 견해와 입장이 대거 반영되어 있을 거라는 점을 감안하여 분석대상을 이 사이트의 독자서평만으로 한정했다. (12쪽)

위의 분석대상 리뷰 선정 기준은 적합해 보인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독자리뷰는 얼마나 될까? 공지영 작가의 작품이 다른 작품에 비해 압도적인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161건, 『도가니』가 139건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50개의 리뷰가 달린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따르고 있다. 박완서의 『휘청거리는 오후』, 김주영의 『멸치』, 신경숙의 『리진』은 독자리뷰가 0건이었다. 신경숙의 작품은 2010년에 『엄마를 부탁해』가 처음 소개됐는데 어느 정도 반응을 얻어서인지 2012년 3권, 2015년 1권이 소개되었는데 독자리뷰는 거의 달리지 않았다. 이는 책이 거의 팔리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맨부커상 수상 이전인 2013년에 소개되었는데 거의 반응이 없다가 수상 이후 독자리뷰가 45개나 달렸다. 김영하는 5권이나 소개되었지만 독자리뷰는 작품당 2~17건을 오가는 데 그쳤지만, 3작품이 소개된 천명관은 『고래』가 32편의 독자리뷰가 달리는 등 중국 독자들에게 훨씬 소구력이 높은 것처럼 보였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중국어판, 출처: 리뷰아카이브

 

강경이 씨의 논문은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我们的幸福时光』과 『도가니熔炉』 두 작품의 독자리뷰를 번역해 소개하고 있어 유용하게 읽힌다.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은 두 작품 모두 영화로 만들어져서 중국에 개봉된 이후 원작 소설이 번역소개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비해 훨씬 좋은 흥행조건 속에서 시작했다. 그러면 아래에서는 중국 독자들의 감상평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기로 하자. 강경이 씨는 거의 300편에 달하는 독자리뷰를 1) 한국문학에 대한 인식의 변화 표명, 2) 작가에 대한 공감, 3) 주제나 내용에 대한 공감, 4) 소설과 영화를 비교, 5) 번역 품질에 대한 평 등 다섯 카테고리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다.

도가니 중국어 판, 출처: 리뷰아카이브

 

1) 한국문학에 대한 인식의 변화 표명

∙예전에는 한국소설 하면 떠오른 것이 중학교 때 읽었던 귀여니의 『그 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류의 소설이 전부였다. (…) 지인이 이 책을 추천해 읽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무겁고 깊이 있는 화제를 다루고 있었다.
∙한국 드라마, 영화 하면 미남미녀, 산뜻함, 복잡한 애정구도, 감동적인 생사이별, 원수 집안 간의 갈등 등 젊은 세대들이나 선호할 법한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도가니』는 한국드라마에 대한 편견을 바꾸고 한국에 대해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2) 작가에 대한 공감

∙공지영은 한국문학의 자존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문학의 양심이다.
∙공지영은 정말 대단하다. 특히 강인호라는 인물의 묘사 부분에서는 더욱 그렇다.

3) 주제나 내용에 대한 공감

∙한국작가들이 그려내는 삶 그 자체에 대한 이해와 인식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식어버리는 패스트푸드식 사랑과는 무관한 이야기다. 가벼운 명제로 무거운 생명감과 행복감을 그려낸 두고두고 읽어도 좋은 명작이다.
∙이런 형식의 책은 처음 접해본다.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읽고 난 후 전율이 느껴졌다.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소설을 읽고 나니 만감이 교차한다. 일전에 중국에서 발생했던 사건들이 생각나면서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다.

4) 소설과 영화 비교

∙책은 영화에서 표현되지 못했던 구석구석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 영화에서 인물 심리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느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접했다. 영화가 충격적인 장면들을 스크린에 담아 관객 앞에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과는 달리 소설은 절제적이고 함축적이다.

5)번역 품질에 대한 평

∙주제는 좋으나 소설 자체로만 보면 가독성이 그저 그렇다.
∙번역이 감정 몰입을 해치지만 스토리는 좋다.
∙번역이 형편없다. 한국어 고유명사들에 대한 주가 없어서 읽는데 힘들었다.
∙영화보다는 책이 낫다. 번역 수준은 보통이다. 잘 읽히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역자의 번역이 뛰어나다. 원작도 번역도 영화도 좋다. 강추!

 

강경이 씨가 소개하는 독자리뷰는 대략 이와 같은 분위기로 내용이나 주제, 작가의 역량 부분에서는 점수가 높은 반면, 번역에서는 점수가 낮다. “번역이 몰입을 해친다”라든지 “형편없다”는 표현도 보인다. 반면 “번역이 뛰어나다”라는 평도 있어 독자들의 평가도 일정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근대 계몽기 번역문학과 독자층 연구: 『춘희』번역을 둘러싼 한·중·일 독자 경향 비교」
전은경, 2012, 『우리말글』, 56, 765-802.

강성민 리뷰위원  paperf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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