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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Bpia Report R이 논문저자 인터뷰 두번째로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이기웅 교수를 만났습니다. 이기웅 교수는 2016년 한해  역사학분야 DBpia 논문 이용 1위, 「젠트리피케이션 효과」 의 저자입니다. 논문의 주요 내용과 젠트리피케이션 논의의 현재, 평소의 연구방법 등에 대해 이기웅 교수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이기웅 교수의 인터뷰는 총 2부에 걸쳐 게재됩니다.
 
“‘젠트리피케이션’ 용어는 한국에서도 사용될 수 있어요”
“학자들도 경험이 대단히 중요해요”

 

logofinale연구문제를 어떻게 정하시는지요?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연구주제는 철저하게 경험에서 나와요. 또 저는 점점 더 많은 경우가 ‘선행연구’에서 나와요. 선행연구에서 해결되지 못했던 부분들, 연구를 진행하면서 새롭게 궁금해졌던 부분들. 그리고 연구를 하면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는데, 이 논문에서 커버할 수 없었던 부분들. 그 연구들을 중심으로 연구주제가 결정되죠. 같은 연구자들끼리 나누는 대화, 토론에서도 주제가 형성되는 경우도 있고요. 일단 주제가 결정되면 그 다음에 해야 할 것은 조사, 현지조사죠. 저 같은 경우는 규모가 큰 설문조사를 안 하기 때문에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관찰하고 경험합니다.

 

연구를 이어나가게 만드는 동력은 무엇인지요?

책에서 새로운 무엇이 더 이상 나오는 시대는 아닌 것 같아요.

지적호기심이에요. ‘알고 싶다’는 욕구요. 그것이 없어지는 것은 연구자로서 죽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험이 중요해요. 요새는 책에서 새로운 무엇이 더 이상 나오는 시대는 아닌 것 같아요. 그런 저작에 대한 학계의 평가도 예전만 못하고요. 물론 아주 잘 만들면 가치가 있겠지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잘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순수이론적이고 추상적인 영역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 부분에 특화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제 분야의 학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경험들을 어떻게 학문적으로, 이론적으로 가공해서 내놓을 것이냐가 관건이고 그것을 해내는 논문일수록, 연구일수록 굉장히 가치가 크다고 봐요.

 

 

경험이 대단히 특별하고 유별난 경험이 아닐 수도 있는 거죠?

자신들이 가진 경험들을 어떻게 학문적으로, 이론적으로 가공해서 내놓을 것이냐가 관건…

아닌 경우가 많죠. 사실 특별하고 유별난 경험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렇지만 우리 사회가 고도로 분화된 사회이기 때문에 한 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다른 영역의 사정을 몰라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또 그 안에서 어떠한 소우주가 형성이 되는지, 그 소우주가 어떻게 작동을 하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런 사정들을 바깥 세상에 알려주는 것 자체가 커다란 가치를 지닌다고 봐요.

 

영감을 얻고 난 후, 저술이 나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시나요? 

첫 순서는 조사죠. 조사하면 데이터가 쌓이잖아요. ‘그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할 것이냐’ ‘어떠한 개념과 어떠한 이론적 프레임을 갖고 그 데이터를 학문적으로 의미있는 담론으로 만들것이냐’가 중요해요. 그것을 위해 독서, 토론도 하고 다양한 방법들로 생각도 해보고 그러한 과정이 동시병행적으로 진행이 되는 거죠. 한편으로는 데이터 수집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 그 데이터를 가공하는 다양한 도구들을 동원해서 정합한 체계를 만드는 과정을 거칩니다.

 

저술이 완성되실 때까지 좀 오래 걸리시는 편이신가요? 경우에 따라 다른가요?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저는 완성될 때까지 힘을 좀 많이 빼는 스타일이에요.

 

최근에는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계세요? 관심 가는 연구주제나 분야가 있으신지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서 논문도 발표도 하고 책으로 출간돼서 북콘서트, 인터뷰도 많이 했는데, 그 때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대안은 뭐냐’라는 것이었어요. 물론 대안이 뭐냐는 것에 대해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가 있죠. 외국 사례는 어떤 것이 있으며, 한국에서 현재 정책적인 대안들이 어떻게 마련돼 시행되고 있는가를 알아보고 그런 것들에 대한 평가나 비판을 하는 것. 그러나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은 ‘대안이 없다’는 것이에요. 정해져 있는 대안은 없고 대안은 만들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대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제가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분야는 젠트리피케이션과 관련해서 어떠한 방식의 사회운동, 도시운동이 진행되고 있는지, 어떠한 단체들이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또 그들은 누구인지에 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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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뒷부분을 보면, 대안과 관련된 얘기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대안적 경제, 사회적 경제운동이라든지, 아예 공간을 공동으로 임대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다든지 이러한 대안이 나와있는데, 그것과 맞닿아 있는 것인가요?

네, 바로 그거죠. 그 논문에서 길게 다루지 못했는데, 그것을 좀더 본격적으로 다룰 생각입니다. 그 논문은 일종의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었던 거죠.

 

지금 막 시작하려는 젊은 대학원생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지요?

학부생까지는 기본적으로 학생이거든요, 배우는 사람. 대학원생이 된다는 것은 더 이상 학생일 수만은 없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연구자로서의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죠. 연구자라는 것은 선생님, 교수님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의 문제의식을 갖고 자기가 관심 있는, 호기심 있는 지적인 분야들을 발굴해내고 그 속에서 지식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지식생산자로서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보고요. 그러니까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 가지고 답습하려고 들지 말고 나만의 어떤 것을 새로 만들 생각,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봐요.

학생에서 연구자로의 전환은 굉장히 큰 도약이거든요. 그 도약을 이루기 전에 자기 성찰이 필요해요. 내가 과연 이러한 길을 걷기에 적합한 소양을 갖고 있는지. 내가 ‘알고 싶다라는 호기심’, ‘궁금하다라는 호기심’, ‘알아야겠다는 지적 굶주림’이 왕성한가. 학자로서의 길을 걷는 게 상당히 힘들고 고달프거든요. 단기적으로는 모르겠는데, 장기적으로 자기가 평생 이 길을 걷는다는 것은 상당히 희생이 많이 따르는 일이에요. 그러니 호기심, 지적 욕구가 없으면 상당히 버티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나의 지적 호기심이 충분한가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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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와 박사를 준비하는 자세는 많이 다른 건가요? 아니면 지금 말씀하셨던 선상에 있는 건가요?

많이 다르지만, 근본적으로는 같은 선상에 있는 겁니다. 다만, 석사는 단기적이고 박사에 비해 요구되는 연구의 깊이가 깊지 않기 때문에 본인에 대한 테스트로 해볼 수 있어요. 석사를 해보고 결과에 만족을 하고 흥미를 느끼고 내 인생을 이 분야에 바칠 수 있는 의미를 찾는다면, 박사과정에 진학해도 좋고요.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박사를 하면 안되죠. 박사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대한 결정이에요. 그래서 보다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고요. 그러한 고민 없이 박사과정을 가게 되면 여러모로 힘든 문제들이 발생을 하게 되는 거죠. 기본적으로 소질이 있어야 해요.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축구선수 되고 싶다고 해서 제가 지금부터 10시간씩 연습해서 축구선수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마찬가지로 학자가 된다는 것도 학계에 진출한다는 것도 자기 나름의 소질이 있어야 되는 것인데,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소질은 바로 ‘지적 호기심’입니다.

Reporter, R

깊.게 판 진짜 지.식 @깊지라고 불러주세요.

RRESEARCH, REPORT, LIBRARY의 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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