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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사람들은 과거보다 나은 미래를 꿈꾼다. 실제로 과거보다 더 나은 현재를 살고 있는지, 앞으로 더나은 미래를 살 수 있을지 측정할 수 있는 많은 지표 중, 가장 포괄적이면서 가장 측정하기 까다로운 것은 행복도일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최대한 행복을 객관화하여 과학적 연구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관련 지표들을 만들었지만 공상과학에서 가능한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행복도를 그 어떤 순간에도 정확히 수치화할 수는 없다. 인간의 병리적 측면을 연구하던 심리학은 1980년대 이후 긍정심리학의 시대를 열며 인간의 긍정성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다. 심리학이 인간의 단점을 고치는 데 쓰일 뿐만 아니라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시작은 우선 행복에 대해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과학적 정의를 성립하는 데서 출발했다. 그 후에는 인간이 지향할 수 있는 최고의 긍정적인 상태인 행복에 어떻게 다다를 수 있는지, 그 방법론에 치중했다. 이제 학자들은 인간이 왜 행복해야 하는지, 행복하다는 것이 어떠한 순기능을 가지고 있는지, 또는 행복할 때의 단점이 있는지 등 본질적인 메커니즘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시행된 행복 관련 연구들 중 나이별 및 분야별로 4개의 연구를 차례대로 다루고자 한다. 행복과 연관성이 있으리라 쉽게 예상되는 인기도좋은 시민 행동 여부 뿐만 아니라 예상하기 어려운 학업성취도직업과의 연관성도 보고자 한다. 이 연재를 통해 행복이 예상외로 삶의 다양한 광범위적 요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살펴보고 우리가 각자의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행복을 수단으로 추구해야 하는 실리적인 이유가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행복과 인기도

첫 번째 연재는 행복과 인기도 간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구재선, 이아롱(이상 충북대), 서은국(연세대) 연구자는 「행복의 사회적 기능: 행복한 사람이 인기가 있나?」 (『한국심리학회지: 사회문제』, 15(1), 2009)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생의 행복도와 미래 인기도 간의 관계를 보고자 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행복한 사람이 더 인기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결론내릴 수 있겠다. 중요한 것은 행복의 어떠한 측면이 인기도와 관련이 있는지 밝혀내는 것이다.

 

행복과 사회적 자산

행복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긍정적 정서의 조합이다. 긍정적 정서는 “모두 일시적인 사고와 행동의 레퍼토리를 확장시키는 기능을 한다.” (31쪽) 이는 인간으로 하여금 처한 상황에 대해 유연한 해석 및 대처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본인 뿐만 아니라 그 상황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알아챌 수 있는 특징이며 더 많은 사회적 자산을 쌓는데 유용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우울한 사람보다는 행복한 사람과 함께 상호작용하기를 원하고, 행복한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더 즐기는 경향이 있” (32쪽)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본 연구는 주변인들, 특히 또래 친구들의 평가에 가장 민감할 연령대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긍정적 정서가 더 많은 사회적 자산으로 이어지는 순간을 더 잘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참가자들은 본격적인 교우 관계를 맺기 전인 중학교 1학년 1학기 학생들이다. 총 6개 반의 남녀 학생들 241명이 1학기 초와 말의 설문지에 응답하였다. 학기 초의 설문지에는 초기 행복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주관적 안녕감, 심리적 안녕감, 자기존중감, 낙관주의 척도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후기 설문지에는 인기도와 사회적 행동에 대한 자기보고 및 또래 평가, 사회적 바람직성이 포함되었다. 인기도는 반에서 가장 좋아하는 아이와 가장 좋아하지 않는 아이의 이름을 각각 세 명씩 적게 하고 거명된 횟수를 점수화하였다. 그리고 이 중 가장 좋아하는 아이로만 꼽힌 학생들을 인기 집단, 가장 좋아하지 않는 아이로만 꼽힌 학생들을 거부 집단으로 분류하였다. 친사회적 행동도 각 문항에 대해서 해당하는 학급 친구 세 명씩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대답하게 했다.

연구 결과, 남녀 집단 간 초기 행복 정도와 후기 인기도 및 다른 요소들간의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남녀 공통으로 자기존중감과 낙관주의가 높을수록 주관적 안녕감과 심리적 안녕감이 높았다.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은 학자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행복의 개념으로 단어 자체에 학자들이 합의한 행복의 정수가 담겨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학기 초에 행복하다고 답한 남학생이 학기 말에 인기가 있을 경우가 여학생보다 더 많다는 것이다. 3월에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긍정적 정서를 자주 느낀다고 대답한 남학생은 7월에 인기 집단에 속해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여학생은 상대적으로 3월의 행복도가 7월의 인기 순위를 예측하지 않았다. 또한 인기 집단의 남학생은 거부 집단의 남학생보다 심리적 안녕감, 자기존중감, 낙관주의가 높았다. 하지만 여학생은 인기 집단이건 거부 집단이건 초기 행복도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대신 학기 초에 행복한 여학생일수록 학기 말에 또래 친구들에게 친사회적이고 좋은 아이디어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았다. 자기 존중감이 높은 여학생은 남에게 도움을 주고 예의바르다는 또래 평가를 받았다. 남학생은 심리적 안녕감과 낙관주의가 높을수록 신뢰롭다는, 주관적 안녕감과 심리적 안녕감이 높을수록 예의바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남녀 모두 초기에 행복하다고 답한 학생일수록 학기 말에 스스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출처: 리뷰 아카이브

 

또래 관계에 있어
남녀 간의 차이

연구자들은 남학생 대비 여학생의 초기 행복도와 후기 인기도 간의 관계 없음을 각 성별 간 청소년기 또래 관계의 차이로 설명한다.

“남자 청소년의 친구 관계는 함께하는 활동이나 오락과 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외적 요소들이 강조되는 반면에 여자 청소년에게는 관계의 질적 측면과 개인의 내면적 특성이 보다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한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배타적 우정관계를 형성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40-41쪽)

이를 읽고 본인이 여자일 경우 본인의 행복도가 타인의 인기를 끄는데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여 낙담할 수 있다. 하지만 잊지 말자. 여학생의 행복도는 인기 있는 아이가 될 수 있을지 없을 지에 대해서는 대답할 수 없지만 주변 친구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데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남자의 경우 행복의 하위 요소들 중에서 인기도와 가장 높은 상관 관계를 보인 것은 학기 초 대답한 개인적 성장 점수였다.

“개인적 성장이란 자신을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것, 즉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인정하고 새로운 경험에 개방적인 것이다.” (42쪽)

남학생의 높은 개인적 성장 지표는 그 남학생의 인기를 설명하는데 무려 32%의 설명력을 가진다. 이는 자아 탐구 및 진로 고민이 최우선 과제인 청소년기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결론에서 행복, 그리고 행복의 많은 하위 요소들 중 개인적 성장이 청소년기의 인기도, 특히 남학생의 인기도를 결정짓는데 큰 역할을 담당함을 알 수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한국인, 누가 언제 행복한가?」
구재선·서은국, 2011, 『한국심리학회지』, 25(2), 143-166.

「한국인이 느끼는 행복의 근원과 주제에 대한 종단적 탐색」
현경자, 2004, 『정신보건과 사회사업』, 18, 60-100.

고금정 리뷰어  rhrmawj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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