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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근대 이후 ‘자유’라는 가치는 광의의 합의가 이루어진 반면 표현의 자유는 그 대전제부터 세부적 논의까지 쉽게 합의되지 않는 주제 중 하나이다. 게다가 표현의 자유는 테러에서부터 개인적 분쟁까지 크고 작은 현실과도 직접 연결되기에 더욱 많은 토론과 논의가 필요한 주제이기도 하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표현의 자유의 구조와 성격에 관한 연구」(『법학연구』, 53(3), 2012)에서 표현의 자유 영역 중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비교검토하고 있다. 먼저 표현의 자유의 구조 및 성격을 살핀 후,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구조적 특성이 표현의 자유의 실현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평소 이 주제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논문을 통해 표현의 자유의 법적 개념과 세부적 논의까지 생각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어떻게
발전되어 왔나?

언론의 자유는 근대 시민혁명 및 인권선언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근대 초 언론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동일시되었으며,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자유는 곧 사상의 자유와 연결되어 민주적 정치사상이 대중 속에 확산되어 시민혁명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언론의 자유의 의미와 기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정되고 있다.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민의 의사가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널리 인정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권력의 오·남용으로 인권이 침해될 경우 언론의 자유가 이에 대한 강력한 투쟁의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근대 시민혁명의 성공을 통해 성립된 헌법에서는 이러한 표현의 자유의 의미와 비중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면서 특별한 보호를 했다. 모든 형태의 의사표현을 절대적으로 보호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표현의 자유를 사전적으로는 제한할 수 없도록 허가·검열의 금지를 명시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후 주 매체가 인쇄매체에서 전파매체로 바뀌게 되었지만,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호의 기본적 구조에는 변화가 없으며, 허가 및 검열의 금지는 여전히 헌법적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다. 그것은 지금처럼 온라인매체가 광범위하게 확산된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온라인매체의 발전과 이를 통한 표현의 영역 확대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매체에 대해 기존의 법적 기준들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아니면 이들에 맞는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져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 상의 표현의 자유는
어떻게 실현되었나?

현행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21조 제2항은 허가 및 검열의 금지를 규정하고 있으며, 제3항에서는 신문, 방송, 통신에 관한 법률유보를, 제4항에서는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하는 언론자유의 남용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인 표현의 자유에 관한 헌법은 현대 정보사회에서 정보유통 및 의사소통의 의미와 비중이 커지면서 해석과 개정의 논란이 있었으나, 오늘날 표현의 자유 이외에 정보의 자유(특히 알권리)와 매체의 자유도 못지 않은 비중을 갖는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표현의 형태 및 방식은 거의 무제한이다. 그렇기에 다양한 방식의 의사표현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각각에 대한 보호 방식 및 강도를 달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가령 ‘직접적 의사표현의 자유’와 ‘대중매체를 통한 표현의 자유’가 구분되는 것이 그런 예이다. 물론 둘 중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으며, 양자 각기 다른 영역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법적 쟁점들에 있어서는 후자가 더 많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대중매체를 통한 의사표현의 경우, 그 실현구조 자체가 더 복잡하고 경우에 따라 왜곡될 위험과 그 파급효과가 심대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한이 추가적으로 부가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상의 표현의 성격과
인정범위에 관한 논란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사이버공간은 인간의 활동영역을 비약적으로 확장시켰다. 사이버공간이란 “전자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는 상상 속의 공간인 컴퓨터의 내부에서 생성되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 현실의 공간”이라고 정의된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와 관련해서는 사이버공간이라는 용어보다는 온라인이라는 용어가 더 많이 사용된다. 인터넷을 이용한 의사소통, 즉 온라인 의사소통은 오프라인과는 다른 몇 가지 특성을 갖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익명성, 전파성, 쌍방성 및 실시간성 등이다. 이러한 특성은 익명성과 전파성의 결합으로 허위사실 유포와 같은 문제를 낳거나 반대로 실시간성으로 인한 의사소통의 실효성 향상 등 장단점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온라인의 이러한 특성은 곧 오프라인의 의사소통과 같게 취급해야 하는지에 관한 논쟁을 불러왔다. 한편에서는 단순히 매체의 차이일 뿐 의사소통에 대한 보호라는 본질에 있어서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며, 다른 한 편에서는 단순한 수단이나 양적인 차이가 아닌 본질적인 차이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사이버 공간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상이한 결론이 도출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이버공간에 대한 논의 중 주목되는 것 중 하나가 1996년 인터넷에 게시된 존 페리 발로우의 ‘사이버공간 독립선언’이다. 사이버공간은 현실공간과 본질적으로 구별되므로, 국가권력 규제권한 밖에 있으며, 이용자의 자율적 규제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는 당시 신대륙과 같은 의미로 이해되면서 동조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그러나 저자는 신대륙과 달리 사이버 공간은 현실세계에 부수되어 있어 현실과 별개로 독립된 존재를 가질 수 없으며, 그 본질이 사이버공간의 활용이 아니라 수단의 차이일 뿐, 사이버공간을 별개의 세계로 보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오프라인에서 허용되지 않는 욕설이나 명예훼손적 표현들이 온라인에서는 너그럽게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저자는 이를 직접 대면한 상태에서 모욕이나 명예훼손을 당한 경우는 용서할 수 없지만,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같은 일을 당한 경우는 적당히 넘어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더불어 온라인 의사소통이 정상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으며, 단지 기술적 수단의 차이에 따라 활용의 방법이나 규제의 방식 내지 효율성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는 점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현행법은 온라인 의사소통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입법론이 아닌 해석론의 관점에서 현행법을 분석할 때, 온라인 의사소통의 문제는 헌법이 아닌 법률에 맡겨지고 있으며, 전통적인 오프라인 의사소통을 보호하는 헌법 제21조의 연장선상에서 함께 규율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의사소통의 비중이 높아지고 그 구조적 특성으로 특별한 보호 내지 규제의 필요성이 인정됨에 따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 특별 규정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현행법상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의사소통에 관한 법률(규정)은 그 체계성과 구체성 측면에서 아직 많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한다. 물론 온라인 매체의 발달 속도가 이를 규율하는 법의 발달 속도를 뛰어넘고 있기 때문에 현실과 규범 사이에 일정한 괴리가 나타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지만, IT강국을 자처하는 한국의 관련 법제가 서구 선진법제에 비해 아직 충분하지 못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다.

본 논문에서 저자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법적 쟁점들을 하나하나 깊이 살피기에 앞서 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하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이라는 의사소통의 상이성이 표현의 자유의 본질에 영향을 미치는지 심도 있는 고찰을 시도한다. 그 결과 온라인 의사소통은, 온라인 매체의 구조적 특성에 따라 의사소통의 방식 또는 규제의 방식에서 오프라인 매체를 이용한 의사소통과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차이는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에 근거해 기본권의 보호 내지 제한의 기준이 원칙적으로 오프라인, 온라인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의 본 연구는 앞으로 이 분야에 관한 법적 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저자의 말처럼 표현의 자유에 관한 기본권 주체가 동일하기에, 오프라인에서 타인에게 모욕이 될만한 발언이 온라인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인다. 반대로 온라인에서 익명으로만 할 수 있는 정당한 발언을 오프라인에서도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 진정한 표현의 자유가 실현되는 날 역시 함께 기대해본다.

*함께 읽으면 좋을 논문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
김우성, 2016, 『저스티스』, 153, 5-36.

「온라인 혐오발언과 의사표현의 자유: 유럽인권재판소의 최근 판결을 중심으로」
이정념, 2016, 『저스티스』, 153, 37-56.

권성수 리뷰어  nilnil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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