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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차별화라는 말은 나도 평소에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다른 브랜드와, 다른 상품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어야 조금이라도 더 팔릴 것 아니겠는가. 어떻게 보면 차별화만큼 보편적 지지를 얻는 경쟁전략도 없었다. 경쟁업체와 다른 것, 더 나은 것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것은 마케팅 요소로서 진리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 ‘차별화 전략’이 사실상 ‘막다른 골목 전략’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한국마케팅연구원이 펴내는 『월간 마케팅』 2017년 1월호에 실린 「더 이상 브랜드 차별화는 없다」(『월간 마케팅』, 51(1), 2017)에서다. 필자인 신윤천 브랜드옵션 대표이사는 “차별화는 한낱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영업소의 오너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왜 그런가? 일단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경쟁은 어느 정도 폐쇄적 조건에서 이뤄졌다. 뭔가 차별점을 하나 개발하면 경쟁업체가 따라오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지금은 정보 빅뱅으로 융복합이 일상화된 시대다. 교촌치킨이 간장치킨으로 승부하자 작은 동네 치킨점까지 금방 간장소스가 점령한다. 카페베네는 차별화 전략을 통해 인기를 얻어 금세 점포를 늘렸지만, 곧 절벽에 부딪쳤다. 차별화 효과의 지속기간이 너무 짧았던 것이다. 반면 이디야는 별로 차별점 없이 평범해 보였지만 지금은 스타벅스와 함께 양대 커피 브랜드의 명성을 누리고 있다. 엔네리너스와 같이 특별한 감성으로 소구한 것도 아니고, 빽다방과 같이 저렴한 가격도 아니지만, 자신만의 한결같은 정체성으로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통의 가격으로 커피숍에서 느낄 수 있는 통상의 분위기와 맛을 고객들은 사랑한 것이다.

출처: 카페베네 홈페이지의 브랜드 스토리 화면.

비근한 예로 꼬꼬면과 허니버터칩을 들 수 있다. 두 제품은 닭고기 육수라는 것과 달콤짭짜름 감자스낵이라는 차별점을 들고 나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어떤가. 지속가능성을 잃어버렸다. 특별한 경쟁 상품이 등장하지도 않았는데 시장에서 고립돼버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차별화에의 몰입은 업계 전체를 파국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요즘 국수가게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여러 가맹점과의 경쟁, 기존 지역 상권에서의 강자 등과의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손칼국수의 정성, 멸치국수의 국물, 저렴한 가격 등 저마다 차별화 포인트를 가지려고 안간힘을 쓴다. 결론적으로 차별화, 경쟁우위요소를 모두 결합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되었다. 이들의 싸움에서 이득을 보는 것은 물론 고객이다. (39쪽)

여기에 잠재적 경쟁자까지 뛰어들면 점입가경이 된다. 김밥전문점, 분식집에서도 국수/칼국수 신메뉴 개발이라는 길거리 배너를 내걸 정도로 상황이 복잡해진다. 그런 극한 경쟁 속에서 중국산 멸치엑기스를 사용하여 단가를 낮추고, 기계로 밀어낸 국수를 마지막 작업에서만 홍두깨로 밀고 손국수를 자임하게 된다. 결국 차별성은 희미해진다.

저자는 시간과 차별성은 서로 반비례의 관계에 있다고 설파한다. 시간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점점 강화시킨다. 시간이 갈수록 인지도와 충성도가 생긴다. 반면 차별성은 익숙해지면서 포인트가 묽어진다. 이는 차별화를 만들기도 어렵지만, 유지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이야기다. 차별화를 과신하면 망한다는 인식까지 생겨나는 모양이다.

빅데이터의 출현으로 인간의 눈과 귀로 파악할 수 없는 정보들을 앞세워 날카로운 분석으로 시장의 판도를 순식간에 뒤바꿀 수 있는 상황이 곧 도래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차별화는 한낱 커뮤니케이션 컨셉 정도로 전락할 수 있다. (44쪽)

과거 자원이 제한인 시절, 정보의 불통 속에서 비즈니스를 영위해온 자영업소의 오너들은 자신의 장점이 곧 차별화라고 부르짖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미래는 차별화로 살아남을 수 있는 단순한 시대가 아니게 된 것이다.

비교적 트렌드의 유속이 느린 단행본 출판 시장에서도 차별화에 대해 새로운 고민이 필요할 듯하다. 요즘 흐름을 보면 차별화보다는 동질화의 전략이 훨씬 윗길에 놓이는 듯하다. 독자와의 어떤 소통의 포인트가 생기면, 그쪽으로 편집 전략이 몰리고 처음에는 좁았던 입구가 어느새 확 트인 도로가 되어 있다. 단순히 따라하기로 치부하기 힘든 게, 이렇게 하여 하나의 문화가 형성되고 시장의 형질전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태양계 밖의 행성에 하루만에 도달하는 기술을 발명하는 정도는 되어야 사람들이 혁신적이라고 생각”하는 시대에 ‘차별화’는 어쩌면 무모한 전략으로 전락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마케팅 전략 연구의 변화: 2004~2014년 국내 학술지를 중심으로」
한상만, 2015, 『마케팅연구』, 30(1), 31-52.

「한국형 드럭스토어의 현황 및 브랜드 차별화 전략에 관한 연구」
이승영, 2016, 『한국디자인문화학회지』, 22(2), 443-456.

강성민 리뷰위원  paperf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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