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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다이어트’라는 화두는 마치 블랙홀과 같아서 놀라울 만큼 많은 담론을 빨아들인다. 가깝게는 다이어트 산업부터 시작해 몸, 젠더, 계급, 미디어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다이어트라는 주제를 관통할 수 있다. 푸코는 이 다이어트가 일상적 수준에서 행사되는 ‘미시권력’이며, 개인의 육체와 삶을 통제의 대상으로 삼아 그것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전략인 동시에 우리의 육체를 끊임없이 분석하고 조정하는 권력으로 보았다. 즉, 건강과 아름다움에 관한 수많은 담론들이 개인의 욕망과 불안을 자극하면서 그들로부터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내는 기제로 작용하는 것이다.

반면, 철학자 리처드 슈스터만은 비록 현대에 이르러 몸이 대상화되고 물신화 되었을지언정 반대로 지각의 매체로서 신체훈련을 통해 차원 높은 삶을 형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다이어트가 단순히 타자의 시선에 의해 구성된 욕망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신체미학의 경지 혹은 개인이 지향하는 건강한 삶과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다이어트는 여러 관점에서 이야기될 수 있는 주제이다.

그렇다면 거시적·구조적 담론으로 접근하기 이전에 실증적 관점으로 다이어트를 바라 보는 건 어떨까? 곽선혜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연구자와 정의철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부교수는 「다이어트 행동의 이해: 확장된 계획된 행동이론을 중심으로」(『언론과학연구』, 15(4), 2015)에서 초점 집단면접을 통해 “다이어트를 하게 되는 과정은 어떠하며, 다이어트에 관한 이들의 경험과 인식은 어떠한가?”라는 물음에 대한 응답을 시도함으로써 건강에 유익한 다이어트 행동을 촉진하는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확장된 계획된 행동이론’이란
무엇인가

 

저자들이 본 연구를 통해 학문적으로 기여하고자 하는 헬스커뮤니케이션은 개인이나 집단에게 관련성이 높고, 설득적인 정보를 확산시켜 개인과 공동체의 건강증진에 기여함을 목표로 하는 분야다. 다이어트 역시 헬스커뮤니케이션에서는 질병예방뿐 아니라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보이려는 노력이 반영된 건강영역으로 바라본다.

저자들은 선행연구들과 차별화된 헬스커뮤니케이션 이론을 통해 다이어트 행동(의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 커뮤니케이션과의 관계를 분석하고자 한다. 즉 행동의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건강행동의 동기를 설명하는데 널리 적용되어 왔던 ‘계획된 행동이론’을 기반으로 대인관계를 통해 개인에게 제공되는 물질적, 정보적, 정서적 도움과 그러한 도움을 제공하는 사회 관계망인 ‘사회적 지지’요인을 추가해 ‘확장된 계획된 행동이론’을 적용하는 것이다.

또한 기존 연구들이 주로 여성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의 양적 방법으로 이루어진 반면에 본 연구는 다이어트 행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대해 초점집단면접을 실시함으로써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대화와 상호작용을 관찰해 질적 연구 방법을 시도했다. 초점집단면접은 내면의 생각을 도출하고, 상호작용을 통해 의견 및 쟁점을 밝혀내는데 유리한 연구방법이다. 면접은 성별과 연령(20대와 30대)에 따라 네 개의 집단을 구성했으며, 한 집단은 4~6명으로 이루어졌고, 면접 참여자들은 총 22명이었다.

태도와
다이어트 행동의도

저자들은 먼저 다이어트 행동의도에 대한 개인의 태도를 알아보았다. 이를 위해, 평소 다이어트하면 무엇이 생각나는지, 다이어트는 필수라고 생각하는지, 다이어트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다이어트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질문했다.

다이어트에 대해 20대들은 주로 단답형의 단어들을 연상했다. 특히 20대 남성그룹은 “돼지” “살” “요요 현상” “뚱뚱함” “fat” 등의 부정적인 단어들을 먼저 떠올렸고, 긍정적인 단어에 대한 추가 질문에는 “건강” “멋진 몸매” “자신감” “늘씬한 여성” 등을 언급했다. 반면 20대 여성그룹은 “공복” “식이요법” “단식” “운동” “다이어트에 성공한 연예인” “굉장히 어려운 것” “패션” 등을 연상했다. 여성들은 실제 다이어트 행동이나 행동의도와 관련된 언급을 더 많이 했으며, 저자들은 그만큼 여성이 다이어트에 관해 좀 더 강한 동기나 절박함을 느끼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보았다.

연령별로 다이어트에 대한 의견 차이도 알아보았다. 30대들은 20대들처럼 단순한 단어들을 연상하기보다는 “자기관리” “음식조절” “살면서 계속 해야 하는 것” “식이요법과 운동” “식욕억제제 섭취” “식단조절”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필요하다면 시술” 등 비교적 구체적인 자기관리와 지속적인 노력에 관한 단어들을 먼저 떠올렸다. 저자들은 이를 통해 나이가 많을수록 다이어트가 구체적인 행동과 지속적인 노력을 필요로 함을 인식한다고 해석했다.

‘현대사회에서 다이어트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면접참가자 22명 중에서 17명이 ‘다이어트는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다이어트가 개인의 선택이기보다는 사회적 압력에 대한 순응이라는 태도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음을 암시했다. 한편, “다이어트가 건강에 해를 주며, 저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비록 소수지만 그룹마다 비슷하게 관찰되었다.

다이어트와 건강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서 22명 면접참가자 모두는 “다이어트는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다”고 답변했다. 다이어트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의견은 “다이어트를 지나치게 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과거 자신이나 주변의 실제 다이어트 경험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다. 반면 다이어트에 대해 정신적 건강이나 생활의 활력 등과 연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경우도 관찰되었다.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지적한 답변이 많았으며, 다이어트가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대체로 운동과 관련이 많았다.

이후 자연스럽게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면서 토론이 발전되었는데,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으로는 ‘운동’과 ‘식이조절’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다. 특히, 여성들은 연령에 관계없이 ‘의학의 힘’과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약물복용’에 남성들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저자들은 이 또한 외모에 대해 여성들이 느끼는 사회적 압력과 시선이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해석한다.

주관적 규범과
다이어트 행동의도

 

주관적 규범은 다이어트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인정과 이를 본인이 인식하는 정도이다. 즉, 다른 사람의 보이지 않는 영향력, 개인이 인지하는 타인의 영향력에 대한 평가인데, 이는 다이어트 행동에 대한 사회적 압력으로 해석된다. 면접 참가자들은 대체로 다이어트 행동에 대해 ‘가족, 친구, 동료, 연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주관적 규범이 다이어트 행동의도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암시한다.

참가자들은 주관적 규범을 의미하는 타인의 평가와 시선, 체면 등을 많이 이야기했다. 가령, “당당히 나서기 위해” “지인들의 살이 쪄 보인다는 얘기에 자극이 되어” “사회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관리된 몸매가 필요” 등 주관적 규범이 다이어트 행동의도에 영향을 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저자들은 30대들이 사회적인 인식과 함께 ‘건강’도 중요한 원인으로 언급한 것을 주목했다. 건강해야 한다는 인식도 일종의 사회적 압력이자 주관적 규범으로 볼 수 있으며, 특히 나이가 들수록 다이어트 행동의 동기에 관한 주관적 규범의 인식에서 ‘건강’이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기혼 참가자의 경우 “와이프가 잔소리해서” “살이 찌면 아이들도 아빠를 부끄러워해서” 다이어트를 하게 된다고 주장했는데, 저자들은 직장이나 사회생활뿐 아니라 배우자나 자녀의 시선도 다이어트를 하게 되는 사회적 압력이자, 주관적 규범으로 작동한다고 해석했다. 결과적으로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한국사회에서 주관적 규범은 건강행동을 유발하는 중요한 개념이며, 다이어트 행동의도 형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지각된 행동통제와
다이어트 행동의도

저자들은 “언제든 필요하다면 다이어트를 시작할 수 있는지(자신감), 음식관리나 운동 등 스스로 자기관리, 통제, 조절하는 다이어트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는지(통제감)” 등을 질문했다. 연구결과, “다이어트 행동이 필요하다면 당장 시작할 수 있다”는 응답이 많았는데, 이는 자신감이 높음을 보여준다. 다만 실천과정에서 ‘자기관리와 통제 및 조절’이 가능하다는 느낌을 크게 갖지는 않는 것으로 관찰되었으며, 그 이유로는 “끈기 부족”,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주변 사람들의 유혹 때문에”, “시간을 틈틈이 만들어야 하는 부담감”등 다양한 이유들이 제시되었다.

사회적 지지와
다이어트 행동의도

이 연구에서 저자들은 다이어트 행동의도와 관련해 다이어트에 관한 정보를 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얻는지, 주변인들이 다이어트 관련 정보나 경제적 지원을 주는지, 가까운 주변인들이 다이어트와 관련해 지지를 제공하는지를 질문했다.

면접 참가자들은 다이어트 행동의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가족이나 주변인의 지지를 자주 언급했다. 다이어트에 관한 정보는 주로 가족과 친구에게서 받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믿을 수 있어서” “더 편하게 물어볼 수도 있고 내 상태에 대해서 더 잘 아니까” 등이 제시되었다. 또한 다이어트 행동의도에 대한 정보나 경제적 지원에 관한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어머니가 다이어트 정보나 경제적 지원을 준다는 답변이 많았다.

다이어트 정보는 주로 가족이나 주변인 등 대인간 채널 외에도 TV, 신문, 잡지 등 대중미디어 채널을 통해서도 정보를 습득하고 있었고, 인터넷을 언급하는 경우도 많았다. 정보습득 방식에 있어서도 성별 차이가 있었는데,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다이어트 정보 검색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들은 미디어 채널과 함께 대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통해 다이어트 관련 정보와 지지를 다각도로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또한 주변인들의 지나친 관심이나 권유가 사회적 지지이기보다는 간섭이 되고, 스트레스나 불안을 동반할 수 있음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저자들은 타인의 프라이버시에 민감하지 않고, 외모나 체격 등 개인적인 주제에 대한 질문을 쉽게 하는 경향이 있는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사회적 지지의 부정적인 결과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첨언했다. 즉, 다이어트가 지속적인 자기관리를 위한 개인적인 노력과 사회적인 지지를 요구하는 건강행동 영역이라는 점에서 정확한 정보제공과 함께 개인의 상황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지지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다이어트 행동의도와
다이어트 행동

행동의도는 자신이 시도하고자 하는 행위에 대한 의지를 뜻한다. 이 연구에서는 계획된 행동이론을 활용해 다이어트 행동의도와 다이어트 행동과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먼저, “다이어트 필요성 인식 정도”에 대한 질문에는 체질의 이유로 한 20대 남학생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이어트는 꼭 필요하고,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대답했다. 관심 있는 다이어트 정보 분야로는 식습관이나 식단, 요리방법과 칼로리 정보가 많았고, 요가나 헬스 같은 운동과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몸매관리 체조 등의 다이어트 관련 운동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면접 참가자 모두는 다이어트 경험이 있었는데, 가벼운 식사조절과 다양한 운동 등 비교적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다이어트 행동을 언급했을 뿐만 아니라, 약물복용 등 의학적인 다이어트 행동을 한 경험도 적지 않았다. 특히 여성들은 한약 복용이나 전문비만 클리닉을 다니는 등 보다 적극적인 다이어트 행동 경험을 갖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다이어트 경험에 대한 보인 만족도와 상관없이 모두 “앞으로 다이어트를 할 행동의도가 있다”고 응답했다. 저자들은 다이어트 행동의도가 높은 이유를 다양한 맥락에서 분석했다. 우리 사회가 마르거나 늘씬한 외모에 부여하는 가치와 사회적 매력, 이를 따라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 그리고 마르거나 늘씬한 외모나 체형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는 주관적 규범에 대한 인식이 다이어트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결과, 다이어트 행동의도는 다이어트에 관한 정보와 개인별로 각자 선호하는 다이어트 행동이나 프로그램을 찾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며, 이 행동의도는 다이어트 행동의 실행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어트 행동에 앞서 행동의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찾고, 행동을 시도하는 구체적인 과정을 통해 다이어트 행동의도가 높아지고, 다이어트 행동의도가 다이어트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다이어트 행동의 시도가 행동의도를 높여주는 상호작용 효과도 있다고 해석된다. 특히, 다이어트 행동은 즐겁거나, 곧바로 큰 이익을 주지 않고, 자기절제와 고통을 감수하면서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다이어트 행동의 실행 여부는 행동 실행에 대한 자신감과 자신의 행동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느냐는 통제감, 그리고 주변의 사회적 지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46-47쪽)

저자들은 논문에서 계획된 행동이론을 통해 다이어트 행동의도를 형성하는 요인들을 이해하면서, 사회적 지지 변인을 추가해 이론적 확장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했다. 그러나 저자들이 언급한 것처럼 연구결과를 이론의 각 구성요인과 연결해 충분한 논의로 전개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선행 연구들이 대부분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데 반해 초점집단면접을 통해 연구참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것이 본 연구의 장점이다. 논문 안에 구체적인 인터뷰 내용이 실려 있어 각각의 목소리가 궁금한 독자나 다이어트와 관련해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한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함께 읽으면 좋은 논문

「정상체중 여성의 다이어트 지속 과정」
김희정·홍정민, 2009, 『질적연구』, 10(1), 28-38.

「다이어트의 사회문화적 환경」
임인숙, 2004, 『한국사회학』, 38(2), 165-187.

권성수 리뷰어  nilnil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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