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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후원, 기부, 대출, 투자 등을 목적으로 웹이나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행위인 크라우드 펀딩(crowdfunding)은 은행 중심이었던 금융시장의 변화와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가 중첩되며 구현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자본을 확보하는 금융적 펀딩인 동시에, 특정 메시지 혹은 아이디어에 대한 사회문화적 참여를 이끄는 온라인 장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 세대의 정체성이 반영되어 있는 크라우드 펀딩은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에서 파생된 것으로 SNS를 통해 알려지고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소셜 펀딩이라고도 불린다. 크라우드 펀딩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했으며, 대표적 업체로는 후원형 펀딩 사이트로 가장 유명한 미국의 킥스타터(Kickstarter)와 인디고고(Indiegogo), 영국의 비영리 펀딩 사이트인 저스트기빙(Just Giving), P2P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의 조파(Zopa)와 미국의 프로스퍼(Prosper) 등이 있다. 이러한 크라우드 펀딩 시장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늘어나는 추세를 통해 그 확대성을 확인할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크게 기부형, 대출형, 자산투자형, 후원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기부형은 자선 사업의 디지털 형태로 기부자는 세금공제 혜택을 받는다. 그리고 대출형은 소액대출 혹은 P2P대출 형태로 기업가가 크라우드에 대출을 요청하고 그 대출액에 이자를 붙여서 갚아나가는 방식이다. 자산투자형은 기업가가 회사 지분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팔면서 투자자에게 투자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후원형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완성되도록 후원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상품이나 서비스로 받는 방식이다. 이 후원형은 주로 창작활동, 문화예술상품, 사회공익활동 분야에서 많이 진행되고 있으며, 대중들이 가장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이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 오소정과 임대근의 논문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과 그 효용성: 한국 텀블벅(Tumblbug)과 대만 플라잉브이(Flying V) 사례를 중심으로(『글로벌문화콘텐츠』 26, 2017)은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을 공동체 의식 제고와 문화적 기억의 장이라는 측면에서 주목했다.

독립적 문화 창작자를 위한 텀블벅
창의성을 우선시하는 플라잉브이

미술·만화·무용·디자인·패션·영화 및 비디오·요리·게임·음악·사진·출판·테크놀로지·연극, 총 13개 분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텀블벅은 독립적인 문화창작자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로 설립되었다. 2011년 설립된 텀블벅은 홈페이지를 기본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병행하여 대중과의 접촉을 다양화하며 운영하고 있다. 2015년 텀블벅은 42,709명의 후원을 받아 980개의 프로젝트를 성공했다. 총 후원금은 29억 563만 4774원으로 집계된다. 텀블벅은 성공한 프로젝트에 한하여 후원금의 5%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받는다. 텀블벅을 통해 노바1492 게임이 제작되었고, 정동진독립영화제가 개최되기도 했으며, 룩앳램프 프로젝트(8000% 펀딩 달성)도 진행되었으며, 다양한 책과 잡지가 출판되었다.
“Deal with idea! Do what defines you!”를 모토로 하는 플라잉브이(FlyingV)는 소규모 회사 혹은 개인이 진행하고자 하는 사업에 재정적 도움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자 대만에 처음으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만들었다. 플라잉브이는 디자인·음악·영상·과학기술·예술·여가·공공·지역·운동·게임·출판·여행 총 12가지 분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플라잉브이 역시 프로젝트 검토시 창의성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플릭커(Flickr), 브이스토리(VStory)를 함께 운영한다. 2015년 플라잉브이는 282개의 프로젝트를 성공했고, 총 모금액은 133,330,082대만달러(TWD)(한화 약 4,822,549,065원)에 달한다. 후원에 참여한 총 인원은 76,488명 이며, 한 회 평균 모금액은 1,795.45대만달러이다. 플라잉브이도 프로젝트 업로드 비용은 무료이며, 성공한 프로젝트에 한하여 후원금의 5%를 운영비로 받는다.
이 두 플랫폼을 통해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텀블벅 홈페이지 (https://tumblbug.com)
자본과 시장성 확보

텀블벅과 플라잉브이에서 프로젝트 검토시 가장 우선시하는 창의성, 독립적인 문화창작자라는 조건은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의 근본적인 목적을 드러낸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상업적 가치는 무시할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문화예술 영역에서 자금 조달은 가장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 영역의 니즈와 맞아떨어진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은 이 분야에 더욱 특화될 수 있었고, 서로의 니즈를 채우고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은 개인 창작자나 예술가 그리고 소규모 제작사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한 경제적 지원을 기본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그리고 홍보 마케팅 툴과 공급창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문화예술 영역 내 개인 창작자, 독립 창작자에게 크라우드 펀딩은 좋은 창구가 된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신의 결과물을 리워드로 제공하는 공급 통로를 확보할 수 있기도 하며, 크라우드 펀딩으로 이루어지는 SNS 홍보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크라우드 펀딩은 자본을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이자 대중과의 소통이 잦고 홍보가 용이한 플랫폼으로서 자본과 시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툴이다.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후원금을 모으는 대표적인 사례로 책 출판과 게임제작을 들 수 있다. 텀블벅의 그 첫 번째 사례로 2016년 4월 29일부터 6월 26일까지 진행한 크툴루의 부름 프로젝트는 미국 카오시움사(Chaosium)의 콜 오브 크툴루(Call of Cthulhu)의 번역판을 제작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게임은 H.P.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를 바탕으로 만든 30년 역사의 TRPG(tabletop role playing game)으로, 텀블벅에서 최근 진행한 프로젝트는 그 최신판인 Call of Cthulhu 7판의 번역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5,000원부터 200,000원까지 총 12가지 선택이 제시됐다. 여러 선택에 따라 이뤄진 후원은 총 1,708명의 후원을 받아 206,836,000원의 후원금을 모았으며, 이는 목표액 15,000,000원 중 1,37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플라잉브이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맞춤형 교육 게임 프로그램 ‘해적(海霸)’인 어린이 보드게임 제작을 진행했다. 100달러부터 50,000달러까지 총 14개의 후원 선택에 300,000대만달러의 목표액 에서 현재 752명이 후원하여 850,183대만달러를 후원받았다. 이 프로젝트의 특징은 프로젝트를 제안한 제작자가 현재 모두 대학교(交通大學) 재학생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현재 대만에서 어린이 대상의 적절한 놀이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논리성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보드게임 제작 프 로젝트를 진행했다. 자본이 없는 학생이 설계한 아이디어를 후원하기에 크라우드 펀딩은 적절한 플랫폼임이 분명하다.”(122~123쪽)

플라잉브이 홈페이지 (www.flyingv.cc)
공동체 의식의 제고

오래전부터 지역 연구를 위해 활용되었던 공동체 의식은 요즘 디지털 시대의 인터넷 이용자와 대중 간 교류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공동체 의식은 크게 구성원, 상호작용, 필요의 통합과 충족, 정서 교류로 이야기될 수 있으며, 구성원이 소속감과 정체성, 안정감을 느끼며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을 통해 이 의식은 지속된다. 크라우드 펀딩 역시 이러한 공동체 의식을 만들 수 있다. 자신의 돈을 이용하여 프로젝트를 후원한다는 것은 그 당사자가 해당 프로젝트에 공감 후 행동을 시작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큰 물질적 보상이나 금전적인 보상이 어려운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대중들의 후원 이유는 진심으로 공감, 동의의 감정에서 비롯됨을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효용성 때문에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여 이를 알리고 바꾸고자 하는 사회적 프로젝트가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러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중들은 해당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하고 그 움직임에 동참하고자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문화적 기억의 환기

사회적 기억이 힘을 얻기 위해서 실제적 매체로 재현될 필요성을 주장한 문화적 기억이란 이론은 기억의 생산 및 전달 그리고 수용에 관한 미디어 이론과 연계된다. 기억을 이동시키는 매체는 나름의 내러티브를 통해 사회적 소통을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사회적 응집력을 발현한다는 점에서 크라우드 펀딩은 문화적 기억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는 프로젝트를 만든 창작자의 취지에 공감하고 동의한다는 대중의 성격에서 볼 수 있는 효용성으로 공동체 의식을 활용하는 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창작자가 고안하고자 하는 작품, 서비스가 문화적, 사회적으로 특별한 사건의 메타포로서 제시될 때 대중은 그 사건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기억하고 지지하고자 하는 의사를 펀딩 참여로 표현한다.
“텀블벅에서 2016년 2월 3일부터 3월 31일까지 진행한 ‘작은 소녀상 김서경·김운성의 프로젝 트’는 총 9,003명이 후원하여 최대후원으로 기록된다. 본 프로젝트는 16,978번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공유됐으며 홈페이지 내 제작자와 후원자의 소통 역시 활발했다. 이와 비슷하게 ‘위안부 기억 나비카드지갑/팔찌 품프로젝트x뉴바이올드의 프로젝트’는 2,378명의 후원을 받았다. 두 프로젝트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기억하고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텀블벅을 통한 후원은 일방적인 기부가 아니라 해당 프로젝트에서 제작한 상징성을 갖는 물품을 제공받는다. 이는 후원자의 일상에서 문화적 기억을 환기시키는 매개체로 위치한다. 2014년부터 한국 사회에 계속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세월호 관련 프로젝트도 텀블벅에서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 2주년 416프로젝트 <망각과 기억>”은 2016년 2월 23일부터 3월 20일까지 진행하여 1,134명의 후원을 받았다. “망각과 기억” 프로젝트는 세월호 참사 2주년을 맞은 다큐멘터리 제작을 후원하는 것으로 2년여의 활동을 여섯 편의 옴니버스 영화로 제작한다.”(126쪽) “플라잉브이에서는 “지역음악을 위한 축제(為土地唱歌音樂祭): 세계 속의 대만 남쪽 섬의 어머니 (南島之母)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8월 1일은 대만 원주민 기념일이다. 많은 국민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원주민과 그 기념일에 관해 무지하다는 것을 인지하여, 7월 29일부터 3일간 원주민 음악축제를 통해 그들의 전반적인 문화를 함께 알아가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축제를 후원하며 대만 지역(토속)문화를 알리고 기억하며 지속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프로젝트 제안자의 궁극적 목표를 읽을 수 있다.”(127쪽)

한국의 텀블벅과 대만의 플라잉브이는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으로서 그 효용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제작과 소비의 플랫폼이자 대중의 사고체계 및 관심과 창작자와의 연결 고리이자 소통의 공간으로서 크라우드 펀딩은 현대사회를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사회적 뜻 등을 가진 창작자는 경제적 지원을 위한 프로젝트를 제안하면서, 자신이 가진 의식과 의미를 널리 알리고 동참자(후원자)를 확보하며 힘을 키워간다. 출판, 영화제작, 게임제작 등 아이디어로 시작되는 프로젝트 뿐만아니라 반핵 운동, 성소수자를 위한 운동, 위안부 문제, 노동 문제 등 사회에 박혀있는 문제를 다루기도 하며, 세월호 사건, 사드 반대 투쟁 등 현재 진행중인 현대 사회의 이슈를 다루기도 한다. 이 모두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보다 사회의 여러 방면에 주의를 기울이고자 하는 의식을 프로젝트를 통해 발현한다는 점에서 위의 3가지 효용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크라우드 펀딩은 자산 투자· 경제적 목적뿐만 아니라 대중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플랫폼 형태로서 더 다양한 사회적 효용성을 가지게 될 것이라 기대된다.

 

이지호 리뷰어  hwscj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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