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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ofinale각 지자체마다 마을만들기 사업이 정부정책적으로 본격화된 것은 2013년경으로 기억한다. 정책적으로 실시한 주민참여예산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이명박 정부의 시장활성화사업인 문전성시 프로젝트가 조금씩 정리되면서 본격적으로 마을만들기 사업이 전국적으로 번져나갔다. 전통시장활성화에 투입되었던 예산과 정책지원 인력이 마을만들기로 옮겨간 것으로 보였다.

물론 그 이전부터 마을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회복하려는 활동가들과 사람들은 꾸준히 지역에서 활동해왔다. 마을만들기전국대회는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고 이후 몇 가지 모범사례들이 드러나자 각 지자체에서 전담부서를 꾸리고 예산을 책정하기 시작했다. 이에 많은 행정가들이 마을만들기에 대한 이론을 정리하고 컨설팅도 시작했다. 마을만들기가 민관협력사업으로 진행되면서 도드라지는 건 이 분야에 대한 학술적 접근이 용이해졌다는 이점이 있다.

정선기, 송두범, 임현정이 쓴 마을공동체의식과 지역사회 관계 분석: 대전광역시 마을만들기 사업을 중심으로(지역사회연구 23, 2015)는 공동체의 여러 정의를 언급하며 마을공동체의식을 측정하는 몇 가지 항목을 제시한다. 아울러 대전광역시의 4개 비교대조군을 선발하여 설문조사를 거쳐 지역사회의 물리적 특징과 공동체 의식의 정도를 조사했다.

현대의 도시를 중심으로 한 삶에서 공동체는 특정 공간을 강조하는 지역성에 국한하여 정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도시에서 삶은 일과 가정의 분리와 잦은 이동으로 인한 이웃 또는 구성원의 익명성이 높으며,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문화로 행정단위의 공간 분리는 공동체 조직과 활동의 제약이 많으며, 결속 또한 약한 편이다.

산업사회로 진입한 후 농경사회에서는 필수적이었던 경제활동과 가정의 분리가 명백하게 이루어졌으며 늘어나는 도심인구를 해결하기 위해 위성도시를 건설하고 베드타운이 등장하면서 도시민의 삶은 분리되었다. 주거의 공간과 경제활동의 공간이 분리되면서 지역공동체가 와해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지방자치제가 시작되어 각 지역마다 자치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지방정부가 들어섰을 때 마주친 첫 번째 난관은 지역경제였다. 지역정부의 세수입을 떠나 출퇴근 시간이 길어진 사람들이 고단함은 단순히 먼 거리를 오가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의 공간에서의 삶을 통합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해진다. 이에 민관 모두 다시 우리가 잘 살기 위해서 지역공동체가 살아나고 마을중심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어야 현대 도시민과 정책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데 동의했다.

마을공동체 회복은
국가발전에 필수적

지역사회의 공동체 회복과 공동체 조직은 국가발전의 필수공정이라는 인식이 시간이 흐를수록 그 폭이 확대되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빚은 양적 팽창과 환경 파괴적 개발로 야기된 문제가 개발과 환경의 조화, 중앙과 지방의 균형, 도시와 농촌의 상생, 성장과 복지의 병행을 아우르는 치유의 처방전으로서 지역공동체 회복과 창조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마을공동체의 힘은 치안, 복지뿐 아니라 지역경제활성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이에 대전광역시 역시 2013년부터 마을공동체 조직을 발굴하고 주민사업을 지원하는 ‘대전형 좋은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마을만들기의 관의 협력은 의제발굴을 위한 장소와 협의체구성지원, 자발적 활동과 사업에 대한 인적 물적 지원 등을 필수로 한다. 이에 세 명의 연구자가 구체적인 현장조사를 한 셈이다.

연구자들이 조사대상으로 삼은 곳은 공동체 사업 참여가 비교적 활발한 대전의 4개 지역이다. 서구 관저동, 중구 석교동, 중촌동과 유성구 전민동이 그 대상이 되는데 각 지역마다의 특색이 달라 조사대상으로 삼기 적합해 보인다. 먼서 서구 관저동과 유성구 전민동은 아파트 단지다. 서구 관저동은 개발사업에 의한 아파트 밀집지역, 유성구 전민동은 과학특구단지 내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 지역으로 외부유입 지식인층이 오래 거주한 것이 특징이다. 중구 석교동과 중촌동은 대전 원도심으로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을 시작한 단체와 활동가들이 오랫동안 살았고 공동체 운동을 다른 곳보다 일찍 시작했으며 석교동은 단독주택과 5층 이하 연립주택 밀집지역, 중촌동은 4개의 임대아파트를 중심으로 사회적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 지역에서 공동체의식 구성요소로 충적감, 연대감, 소속감, 친밀감을 상위 요인으로 두고 점수지표를 통한 설문조사를 거쳐 지역주민들의 공동체의식이 주민참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했다.

결과는 거주기간이 길수록, 가족 수가 많을수록, 자가 주택일수록 공동체 의식이 높았고, 경제적으로는 아파트와 단독,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일수록, 지역별로는 관저동, 소득별로는 가구별 410만원-600만 원 이하인 조사대상이 가장 공동체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기간 길고 가족 수 많고 자가주택일수록
공동체 의식 높아

논문 말미에서는 이것을 일반화하기 어렵고 더 많은 조사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특징이 뚜렷한 4개 지역에 대한 조사결과는 충분히 유의미한 점이 있다. 적절한 가구 소득이 보장되는 것이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점, 적극적인 조사응답 태도와 지역공동체의식은 분명 상호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점, 학력별 차이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으나 역시 자영업자와 주부의 공동체의식이 높다. 자기 삶의 중심 되는 터전이 마을중심이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는 살벌하다, 라는 인식을 깊이 갖고 있지만 이 지역조사에는 아파트 역시 공동체의식이 전혀 뒤떨어지지 않다는 걸 밝혀냈다. 공동주택이 가지고 있는 특질로 더욱 강화된 공동체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실제로 이 지역 외 여타 지역에서 마을공동체의식이 강하고 공동체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부족사회에 준하는 단단한 결속력을 가진 아파트 단지를 몇 만나봤다.

조사규모가 대전광역시의 지엽적 공간이지만 마을공동체사업에 뜻이 있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권해줄만한 논문이다. 본 논문은 2015년 한국지역사회학회에서 발행한 “지역사회연구”에 발표되었다. 최신의 결과이므로 활동가와 정책가들이 참고할만하다.

 

이하나 리뷰어  hana@allmytow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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