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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pia Report, R은 2016년 논문이용 추이로 살펴보는 논문트렌드 분석기사를 (1) 사회과학 (2) 인문학 (3) 자연과학·공학  순서로 3부로 나눠 싣습니다. 2016년 1월 1일부터 12월 7일까지 DBpia에서 이용된 논문 중 상위이용 3만편을 대상으로 분석하며, 논문트렌드  2부 ‘2016 인문학 논문트렌드’ 문화부문을 소개합니다.
 
(1) 2016 사회과학 논문트렌드
     ① 정치
     ② 사회·경제
     ③ 노동 
(2) 2016 인문학 논문트렌드 
     ① 역사·철학
     ② 문화 
(3) 2016 자연과학·공학 논문트렌드 

 

r혼술, 혼밥 등 나홀로족이 점령한 도시는 다양한 빛들로 화려하게 빛나는 걸까 아니면 제각각의 미약한 빛으로 생존의 신호를 보내는 걸까. 이혼과 비혼이 당연한 시대, 심지어 황혼기의 ‘졸혼’까지 만들어내는 ‘혼자’의 욕구는 깊이 들여다봐야 할 우리 시대의 문화임이 분명하다. 1인이나 혼자, 독거 등의 키워드로 대략 150편에 가까운 논문이 찾아졌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혼술, 혼밥 등 나홀로족이 점령한 도시는 다양한 빛들로 화려하게 빛나는 걸까 아니면 제각각의 미약한 빛으로 생존의 신호를 보내는 걸까.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에 전체 가구 중 4.8%에 불과했던 1인 가구가 1990년엔 9.0%, 2000년엔 15.5%, 2010년에는 23.9%로 급증했다. 10년 뒤엔 30%까지를 내다본다고 한다. 또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우 2015년 기준 1인 가구 비중이 27.0%에 이르며, 2인 가구까지 합한 미니 가구의 비중은 51.7%로 과반수를 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1인가구의 증가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까. 주택의 수요, 공간분포, 가구의 소비패턴, 통행패턴, 복지수요 등 많은 부분이 해당한다. 올해 논문 이용 트렌드로 볼 때 1인가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방송관계자들이었다. 3만 편의 논문 중 5위를 차지한 1인 가구와 방송 트렌드 변화(3,436회)가 가장 순위가 높았고, 1인 가구의 증가와 미디어 소비 행태 분석(160위, 844회)이 그 다음이다. 젊은 연예인들이나 셰프테이너들이 나와 펼치는 먹방과 쿡방은 전형적인 1인가구의 취향을 고려한 방송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1인 가구와 방송 트렌드 변화에 따르면 “끼니를 혼자 해먹어야 하는 1인 가구에게는 ‘오늘 뭐 해먹지’와 같은 고민이 큰 문제로 등장했고, 이는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쉽고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레시피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1인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바로 뒤따랐다. 1인가구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고 돈은 어느 정도 버는 사람들이냐는 의문이다. 1인 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과 변화(207위, 767회)에 따르면 단독가구는 여성, 청년층 및 노년층, 저학력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장년층 비중이 증가한다는 특징이 있다. 청년층 단독가구의 경우 고학력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는 결혼관의 변화 등에 따른 만혼화 현상과 학업이나 취업 등을 위해 결혼을 미루는 세태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소득 수준은 낮아 적자가구가 많았고, 2010년 기준 44% 정도가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1인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은 주거형태의 변화를 불러와 이와 관련된 논문도 많았고, 도시정책의 변화, 소형임대정책 공급을 늘리라는 복지 관련 논문, 공동주택인 셰어하우스의 디자인을 논하는 글도 자주 눈에 띠었다. 한편으로 비혼 1인가구의 결혼가치관의 변화를 탐색하는 글들도 많았다. 이들 논문을 보면 비혼 1인가구가 전통 가족관에서의 일탈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왔지만, 선후관계는 분명치 않았다. 즉, 혼자 살다보니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인지, 아니면 결혼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 혼자 사는 것을 선택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인과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1인가구 증가의 중심에는 여성이 있다. 결혼이라는 제도가 여성에 대해 큰 기회비용을 요구하고 결혼에 실패했을 경우 치러야 하는 대가도 남성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비혼 1인가구의 사회적 관계 비혼 여성 1인가구의 사회적 배제에 관한 연구 등과 같이 비혼 여성의 다양한 실태와 심리상태에 대한 접근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 논문에 따르면 여성 1인가구는 사회적으로 배제되는 측면이 많은데, 특히 절친한 친구나 교제를 나누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 사람들과는 자연스럽게 교제를 멀리하게 된다. 관심사나 생활방식이 달라지면서 대화거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거환경에서도 열악한 상태에 놓여 있어 범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불어 빈곤하지 않았던 여성 1인가구는 병에 걸리는 경우 바로 빈곤 계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 간병이 필요할 때 배우자도 자녀도 없는 여성 1인가구는 경제적 빈곤뿐 아니라 유대의 결핍을 경험하게 된다. 이외에도 1인가구의 재무구조, 자살생각 등 1인가구 관련 논문은 그것의 증가에 대한 사회적 대응을 논하는 글이 많았다. 특히 ‘독거’라는 키워드로 검색된 36편의 논문 대다수는 ‘독거노인’에 대한 것이었는데 독거노인의 실태, 지원대책, 우울감, 건강상태 등이 주류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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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주제 논문
순번발행기관명간행물명논문명저자
1한국교육방송공사미디어와 교육1인 가구와 방송 트렌드 변화김형우
2한국정보사회학회정보사회와 미디어1인 가구의 증가와 미디어 소비 행태 분석홍성철
3한국노동연구원노동리뷰1인 가구의 사회·경제적 특성과 변화반정호
4대한지리학회대한지리학회지1인 가구의 인구·경제·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성장패턴과 공간분포이희연, 노승철, 최은영
5한국디지털디자인협의회디지털디자인학연구1인 가구의 소비 패턴을 반영한 외식업 서비스 방향 연구박현우, 나건
6충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사회과학연구1인 가구의 주관적 삶의 만족감에 관한 연구강은택, 강정구, 마강래
7한국FP학회Financial Planning Review청년 1인 가구의 삶에 대한 연구정순희, 임은정
8한국인구학회한국인구학비혼과 1인 가구 시대의 청년층 결혼 가치관 연구호정화
9서울연구원서울도시연구서울시 1인 가구의 밀집지역 분석과 주거환경 평가이창효, 이승일
10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국토계획서울의 1인 가구 특성과 거주 밀집지역 분석을 통한 주택정책 방향 연구이재수, 양재섭

 

 

‘이데올로기’로 분석되지 않는 현실 ‘정동’으로 분석한다

본격적 의미의 학문적 유행이라고 할 만한 것은 바로 ‘정동’(情動, affect)이다. 문학과 문화연구에서 지난 1~2년 사이에 심심찮게 나타난 용어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감정, 정서라는 단어와는 달리, 행동적 측면을 강화한 단어다. 정신분석 용어로서 정동은 의사가 관찰 가능한 환자의 정서다. 행동이나 표정으로 나타나는 정서 말이다. 그런데 요즘 유행하는 정동은 촛불시위의 정동, 어버이연합의 종북 히스테리에 나타난 정동 등 집단행동을 추동하고 그 행동을 유지하게 만드는 ‘구조화된 집단정서’를 의미하는 듯하다. 즉, 감정의 입장에서 포착한 행동이라고도 보인다. ‘이데올로기’로 설명이 되지 않는 작금의 현실을 분석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정동을 다룬 논문은 10여 편이었는데 가장 많이 이용된 논문은 혐오의 시대: 2015년, 혐오는 어떻게 문제적 정동이 되었는가(43위, 1,302회)다. ‘혐오’라는 감정을 단순한 감정으로 대할 게 아니라 예전의 이데올로기 대하듯 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울러 ‘정동’에 비판적 스탠스를 취한 논문들도 제법 살펴졌는데 정동과 이데올로기 정동 이론 비판 등 계급적 모순, 젠더적 모슨 등과 같이 선명한 사회문제를 정동이라는 문제틀이 흐려놓는다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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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은 파국론이다

‘정동’의 옆자리에 ‘헬조선’이 놓인다. 헬조선은 “한 사회가 작동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시스템과 그 시스템을 유지하는 정의와 윤리의 감정이 붕괴되고 있음을 청년 세대의 입을 통해 경고한 사회 체제 위기의 담론이다.”(이동연) “헬조선론은 한국사회의 수많은 ‘미개한’ 군상에 대한 박물지이며, 그 ‘미개한’ 행태에 관한 보고가 모여 거대한 자국혐오 정서로 발전한 담론”(박권일)이다.

헬조선과 유사하거나 인접한 보조 단어들로, ‘N포세대’ ‘노오력’ ‘지옥불반도’ ‘흙수저’ ‘우주의 기운’ 등이 있다. 관련 논문들도 꽤 순위에 들었다. 헬조선에서도 인간다운 삶이 가능할까에서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떼쟁이, 세금도둑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인간적인 삶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고통에 공감할 수 없는 ‘헬조선’의 우리들은 “예측하거나 상상하지 못한 비상식적, 비민주적 일들이 거듭 발생하는 현실을 견뎌내는 것도 이젠 지치고 힘들다”라고 한다. 가장 빛나는 인식은 박권일 씨가 쓴 ‘헬조선’, 체제를 유지하는 파국론에서 얻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기서 헬조선론이 왜 파국일 수밖에 없는지 논하고 있다. 물론 기성세대의 논리는 아니다. 그는 ‘마사 너스바움’의 논의를 빌린다. 너스바움에 따르면 ‘혐오’와 ‘분노’는 서로 다르다. 분노는 부당함에 대한 분개로서 대상에 다가가게 만드는 감정인데 비해, 혐오는 자신이 오염될 것이라는 불안과 그에 대한 거부를 바탕에 깔고 있다. 따라서 대상으로부터 멀어지려는 감정이다. ‘미개한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함축한 이러한 혐오의 감정은 ‘주체와 대상의 분리’에 기반하여 오염을 거부하고, 순수함과 완전함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며 결국은 타인뿐 아니라 자기에 대한 혐오까지 일으킨다. 그런 의미에서 파국론이다. “같이 죽고말자”라는 인식이 팽배한 이 담론지대는 “현실을 비난하면서도 현실을 바꾸려는 집단행동(과 선동)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헬조선’ 주제 논문
순번발행기관명간행물명논문명저자
1새얼문화재단황해문화‘헬조선’, 체제를 유지하는 파국론박권일
2새얼문화재단황해문화헬조선에서도 인간다운 삶이 가능할까하승우
3문화과학사문화과학헬조선의 N포 세대와 노력의 정의론정정훈
4새얼문화재단황해문화굿모닝 헬조선김명인
5참여연대사회복지위원회월간 복지동향헬조선을 이야기하는 것이 위험한가?남기철
6새얼문화재단황해문화[미디어] 헬조선을 심화시키는 언론김서중
7인천문화재단플랫폼고통에 공감할 수 없는 ‘헬조선’의 우리들배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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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민주주의

1인칭 문화, 헬조선 담론이 ‘고립감’ ‘낭떠러지’ 같은 인식의 기반 위에 있다면 그 반대편에는 ‘촛불’이 있었다. 올 11월과 12월 전국 방방곡곡을 가득 메운 촛불은 ‘개인’이 아닌 ‘공동체’, ‘혐오’가 아닌 ‘분노’가 살아 있음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는 고대국가의 국경선을 ‘땅따먹기’ 수준으로 논하고 있었던 데 비해, 생활현장에서 공통의 문제의식으로 각개약진한 촛불은 성숙한 시민사회는 죽지 않았으며, 평소엔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지만 위기가 닥치면 집단지성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논문들에서도 촛불, 집회, 민주주의 관련 탐구가 눈에 띄게 많았다. 한국사회 집회∙시위문화의 변동과 특징 집회∙시위에 대한 경찰대응 기준과 개선방안 등 문화적 변동의 차원에서 짚거나, 이러한 변화에 따라 달라지지 못하는 경찰 대응을 문제삼기도 했다. 촛불이란 단어가 들어간 논문들은 인터넷 항의와 정치참여, 그리고 민주적 함의: 2008년 촛불시위 사례 등에서 보듯 새로운 정치참여 문화의 등장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본 글들이 많았다.

 

강성민 리뷰위원 paperf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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